MB의 '4대강'과 오바마의 '의료보험개혁안'

등록 2009.12.26 17:44수정 2009.12.2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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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2009년 크리스마스는 진짜 '메리 크리스마스'다.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정책 추진 1순위였던 의료보험개혁안이 미국 상원에서 통과되었기 때문이다. 아직 상·하원 단일안과 오바마 대통령 마지막 사인이 남았지만 의료보험 개혁안이 미국에서 논의된 지 거의 1세기 만에 이룬 일이기 때문에 그 의미는 깊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과 철학이 비슷하다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번 크리스마스는 기쁜 성탄이 아니다. 4대강 예산안 때문에 국회는 꽉 막혔다. 4대강은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 중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반드시 추진해야 할 1순위 정책이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은 기쁜 크리스마스를 맞고, 이명박 대통령는 그렇지 못했을까? 둘 다 강하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밀어붙이는 방식에서 두 사람은 전혀 달랐다. 오바마 대통려은 의료보험개혁안을 성사시키기 위해 의회에서 2차례 연설을 했고, 상·하의원 60명을 백악관에 초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반대하는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설득했고, 텔레비전에 5차례나 출연하여 의료보험개혁안 정당성을 국민들에 직접 설명하고, 설득했다.

 

그리고는 의료보혐개혁안을 통과하는 목적을 위해 내용을 수정했다. 지지세력으로부터 누더기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통과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는 판단에 따라 수정했다. 그 결과 1세기만에 의료보험개혁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 1순위인 4대강에 대해 밀어붙일 줄만 알지 야당과 대화를 전혀 하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일 낙동강 살리기 기공식 참석에 앞서 열린 경북지역발전위원회 회의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해 "환경을 오염시키기 위해 사업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앞으로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한 마디로 반대 목소리를 귀찮으니 더 이상 듣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또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4대강 예산을 위해 대통령과 여야 3자회당을 제안했지만 예산은 국회가 할 일이지 청와대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고 거부했다. 오히려 정부 수립 이후 한 번도 편성되지 않았던 "준예산 편성"을 언급하고, "공무원 봉급 지급 유보"같은 초법적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법을 무시하고, 야당을 협박하는 듯한 이런 발언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얼머나 독선적이고,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있는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밀어붙일 줄만 알지 야당과 협상하고자 하는 어떤 마음도 없는 것으로 벽창호도 이런 벽창호가 없다. 민주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2009년 마지막에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4대강이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하는 1순위 정책이라면 청와대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 정부 정책이 여야 협상과정에 막혔다면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가 야당을 설득하는 것을 비판할 국민들은 아무도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료보험개혁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양보할 것은 양보하면서 반대하는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이 대운하 될 수 있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 보와 준설에는 한치도 양보가 없다. 자신은 양보하지 않으면서 야당에게 굴복을 강요하고 있다. 민주주의에서 상대당에게 굴복은 있을 수 없는 일인데도 굴욕을 강요하는 것은 이 대통령에게 민주주의라는 개념이 얼마나 빈약한지 알게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보험개혁안'은 두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정책이지만 두 사람은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양보와 함께 대화와 설득을, 이명박 대통령은 양보도 없고, 타협도 없고, 대화도 없도, 설득도 없는 불도저다.

 

이것이 오바마를 생각하면 실망스러운 점이 있지만 아직은 희망을 포기할 수 없고, 이명박 대통령을 생각하면 절망만 보이는 이유이다. 그리고 이는 미국과 대한민국의 정치 수준과 민주주의 수준이다. 이럴 때는 미국이 참 부럽다.

2009.12.26 17:44ⓒ 2009 OhmyNews
#이명박 #오바마 #4대강 #의료보험개혁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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