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의 '유산(有産)'

마이클 잭슨, 그의 죽음을 회상하며...

등록 2009.12.31 09:44수정 2009.12.3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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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6월 25일, 잭슨은 로스앤젤레스의 자택에서 심장마비의 중세를 보였고 병원에서 숨졌다. 이 비보(悲報)는 그의 런던공연을 이주 남짓 남겨놓은 않은 상태여서 팬들로부터 더 큰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어떻게 보면, 모차르트, 쇼팽 같은 거장들이 위대한 곡을 우리에게 남기고 일찍 생(生)을 마감한, 그들의 인생을 떠올려 본다면, 이른 바, '팝의 황제'의 죽음은 그리 놀랄 만한 일도 아니다. 그럼, 위의 거장들과 같이 마이클 잭슨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

 

잭슨은 13세의 어린 나이에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대중 앞에 등장했다. 그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최연소의 나이로 두 번이나 오르며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등장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영화 같은 인생은 '스타 시스템'으로 설명할 수 있다. 스타시스템이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대중매체가 특정한 '스타'를 통해서 쉽게 정보를 생산하고 전달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재생산하는 것을 넘어서 대중매체가 특정한 '아이돌', 즉 우상을 이용해서 언론 산업 전반에 걸쳐 수용자의 소비를 유도하는 데에 목적이 있는 셈이다.

 

한편, 이러한 스타시스템에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특정인에 대한 사생활 침해가 그것이다. 국내외 대다수의 방송가에 '리얼리티쇼'가 대세인 만큼 이러한 스타시스템의 역기능을 확대되고 있기만 하다. 대중은 리얼리티쇼에서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가 사용하는 소품을 자신의 일상 영역에서 동일하게 소비함으로써 '나르시시즘'을 느끼기 때문이다. 실제로 '브리튼즈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에서 영국의 평범한 여성 수잔 보일이 탈락한 후, 방송에서의 지나친 스트레스로 인해 병원에 입원한 것을 통해 볼 수 있는 것처럼, 리얼리티쇼 연기자의 인권문제, 대중매체에서의 스타시스템의 문제는 또다시 대두되고 있는 사실이다.

 

물론 대중매체에 있어서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대중에게 알려주는 것은 매체의 특성상 대표적인 덕목 중에 하나이기도 하나, 언론이 지나치게 선정적인 방식으로 정보를 생산하는 것은 지양해야만 한다. 이탈리아의 학자 움베르토 에코는 정보생산의 행태와 관련해 라디오나 TV와 같은 매체간의 정보의 '유통'과 한 TV내에서의 '반복', 즉 한 매체 내 동일한 정보의 흐름은 포스트 모던, 후기산업사회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이라고 말한 적 있다.

 

이런 점에서 20세기의 대표적인 팝스타, 마이클 잭슨의 탄생과 죽음이야말로 스타 시스템의 피해를 본 가장 대표적인 스타가 아닐 수 없다. 죽기 전 잭슨의 건강문제는 물론, 죽은 뒤의 자녀 양육권 문제라든가, 유산에 대한 분쟁에 대한 보도가 다양한 매체에서 재생산되면서 그의 사생활을 지나치리만큼 민감하게 다뤄졌다.

 

대중매체는 스스로와 대중을 위해서라도 개인 신상의 의혹에 대해 지나친 보도는 삼가야 할 일이다. 왜냐면 이는 결국 공공에게 매체에 대한 공신력을 잃게 할 뿐만 아니라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대중매체산업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잭슨은 대중음악계에서 우리에게 주옥과 같은 음악을 남겨주고 갔다. 그러나 잭슨의 유산(有産)은 그의 수많은 유작만큼이나 대중매체의 선정성과 지나친 스타시스템에 대한 경각심이 아닌가 싶다.

2009.12.31 09:44 ⓒ 2009 OhmyNews
#마이클 잭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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