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2신 : 31일 저녁 8시 40분] a ▲ 2009년 마지막 예배가 열린 용산 '남일당 길거리 예배당'. 한 시민이 희생자들의 영정 앞에 촛불을 켜고 있다. ⓒ 허진무 ▲ 2009년 마지막 예배가 열린 용산 '남일당 길거리 예배당'. 한 시민이 희생자들의 영정 앞에 촛불을 켜고 있다. ⓒ 허진무 2009년이 저무는 12월 31일 저녁, 용산 참사 현장은 한해를 떠나보내는 촛불과 등불이 켜졌다. 이윤엽씨 등 설치미술가들은 이날 현장에 600개의 등과 갖가지 조명으로 남일당과 레아호프에 불을 밝혔다. 600개의 등불은 참사의 희생자였던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다. 고인 한 명에 100개의 등불을 바친 것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저녁 7시 30분 송구영신 촛불예배와 9시 문화제가 이어진다. 문화제의 이름은 '용산! 2009년 12월 32일'. 협상이 타결되고 2009년도 끝나지만, 용산참사 해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다. 현재 날씨는 영하 10℃. 남일당은 4차선 한강로에 위치하고 있어서 바람이 더 세다. 남일당 골목 여기저기 온풍기가 설치됐고, 한켠에서는 '용산참사 군고구마'가 노릇노릇 익고 있다. 이 군고구마는 3개 2000원인데, 전액 용산참사 유가족들을 위한 성금으로 들어간다. 강추위에도 용산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예배에 참석한 100여 명의 시민들은 추워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참여 이유는 다양하다. "해가 바뀌기 전에 와봐야 할 것 같아서", "용산이 늘 맘에 걸렸는데 그 빚을 갚으려고", "합의됐다고 해서 현장이 사라지기 전에 한 번 더 오고 싶어서." a ▲ 31일 오후 6시 용산 남일당 현장에서 '용산참사의 진정한 해결을 촉구하는 1인시위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 손일수 ▲ 31일 오후 6시 용산 남일당 현장에서 '용산참사의 진정한 해결을 촉구하는 1인시위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 손일수 이날 예배에 앞서 오후 6시 남일당 앞에서는 '1인시위 음악회'가 벌어졌다. 범대위 활동가들은 캐럴과 가요를 개사한 노래를 부르면서, 시민들에게 "오늘은 보신각으로 가지 말고 용산으로 오세요"라고 참여를 호소했다. 오후 7시 30분 '남일당 길거리 예배당'에서는 2009년 마지막 예배가 열렸다. 노래 '바위처럼'으로 시작한 이날 예배의 제목은 '우리의 싸움'이다. 이날 예배인도자인 김경호 들꽃향린교회 목사는 '고백의 기도'를 통해 "오늘도 이렇게 기도드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철거에 대한 소식 때문"이라며 "추운 거리로 내몰리는 철거민들의 호소가 우리의 신앙을 일깨우고 있다"고 호소했다. 방인성 함께여는교회 목사는 "2009년을 이틀 남기고 반쪽짜리 해결을 맞이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정직하게 사과할 수 있도록 그의 마음을 움직여 달라"고 기도했다. 유족 대표로 기도에 나선 고 이상림씨 부인 전재숙씨는 "고대하고 고대하던 장례식을 치를 수 있게 됐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무겁고, 힘들고, 착잡한지 모르겠다"며 "저희들이 갈 길은 앞으로도 멀고 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일당 길거리 예배당 기도의 제목은 늘 변함없이 3천 쪽의 수사기록 공개"라며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여러분이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a ▲ 2009년 마지막날 용산 참사 현장인 남일당 주변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600개의 등에 불이 밝혀졌다. ⓒ 권지은 ▲ 2009년 마지막날 용산 참사 현장인 남일당 주변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600개의 등에 불이 밝혀졌다. ⓒ 권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