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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떠나는 '300승 투수' 랜디 존슨

랜디 존슨, 22년간의 선수 생활 끝내고 은퇴 발표

10.01.06 16:47최종업데이트10.01.0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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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디 존슨의 은퇴를 발표하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홈페이지 ⓒ Sanfransisco Giants


'빅 유닛' 랜디 존슨(47)이 떠난다.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한국시간으로 6일 존슨의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지난 22년간 불꽃같은 강속구로 타자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존슨이 300승이라는 대기록을 남기고 떠난 것이다.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몬트리올 엑스포스(지금의 워싱턴 내셔널스)에 입단하며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존슨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데뷔 첫해 3승을 거뒀고 이듬해에는 7승을 거뒀지만 13패나 당했다.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으로 바꿔 입은 존슨은 3년차가 되던 1990년부터 14승을 거두며 꽃을 피우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1996년 5승에 그치며 잠시 주춤했지만 곧바로 이듬해 다시 19승을 거두며 위력을 과시했다.

농구선수로나 어울릴 법한 207cm의 큰 키와 친근하지 않은(?) 외모의 존슨은 시속 150km를 훌쩍 넘는 강속구를 '내리 꽂으며' 수많은 탈삼진을 잡아냈다.

2001년에는 19승을 거둔 존슨은 당시 커트 실링과 함께 메이저리그 최고의 '원-투 펀치'를 이뤘고 김병현도 마무리 투수로 큰 활약을 펼치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까지 이끌었다.

존슨은 상복도 많았다.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을 다섯 번 차지했고 올스타 유니폼도 열 번이나 입었다. 존슨보다 더 많이 사이영상을 차지한 투수는 먼저 은퇴한 로저 클레멘스(7회) 밖에 없다.

이렇듯 존슨이 지나치게 키가 큰 투수는 불리하다는 편견을 깨뜨리자 200cm가 훌쩍 넘는 투수들이 새롭게 등장했지만 모두 존슨만큼 해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존슨 역시 흐르는 세월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어느덧 불혹을 훨씬 넘어 쉰을 바라보게 된 존슨의 체력은 점점 떨어졌고 거듭되는 무릎과 허리 수술은 선수 생활을 위협했다.

2007년 4승에 그쳤고 2008년에도 11승 10패로 '그저 그런' 활약을 펼친 존슨은 힘을 잃었지만 지난해 샌프란시스코로 옮겨가며 은퇴를 미뤘다. 단 5승만을 남겨둔 300승을 꼭 이뤄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시즌에도 8승 6패에 그쳤지만 존슨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25번째로 300승을 거둔 투수가 되며 홀가분하게 은퇴를 결정했다.

통산 303승 166패, 평균자책점(ERA) 3.29와 무려 4,875개의 탈삼진을 남기고 떠난 존슨은 "지난 3~4년간 실력이 줄어드는 것을 느꼈고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이렇게 오래도록 선수 생활을 하게 될 줄은 몰랐고 나는 축복받은 사람인 것 같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랜디 존슨 메이저리그 사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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