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기상학자인 에드워드 로렌츠는 미국에서 기상관측을 하다가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과학이론을 만들어 냈다. 이론은 우리에게 '나비효과'로 알려져 있다. 나비효과란 어떤 일이 시작될 때 아주 작은 원인의 양의 차이가 결과적으로 매우 큰 차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이 효과는 우리에게 더욱 더 설득력을 얻는다. 최근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되면서 우리 역시 정치권에서 시작된 갈등이 국민들 간 전 방위적인 사회적 갈등과 불신으로 확산되고 있다.
11일,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했다. 수정안의 골자는 정부와 여당의 의지대로 세종시를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비즈니스벨트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 정책으로 인해 정치권은 물론이고 사회, 경제적인 모든 영역에서 갈등이 높아져 가고만 있다. 前 정권이 수립한 정책을 정치권이 수정한 결과 국민은 국가를, 그리고 또 다른 국민을 불신하기에 이르면서 국토불균형 발전이라는 우리나라의 뇌관을 자극하는 셈이다.
이 같은 수정안은, 먼저 국민이 국가 정책을 신뢰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국민은 고유한 주권을 양도하면서 사회 구성원이 원하는 사회를 이루도록 합의했다. 루소의 이 사회 계약설은 국민이 주권 양도를 합의한 것과 국가는 국민의 계약을 통해서만 그 정당성을 획득한다는 데에 그 핵심이 있다. 즉 최근 정치권에서 입에 오르내리는 '신뢰'가 정치인과 국민 사이의 열쇳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국민과 국가 혹은 정치인 간의 신뢰를 저해하는 원인이 정책에 대한 정치인들의 통일성의 부재에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러한 통일성의 부재로 최근 발표된 수정안에 대해서도 신뢰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정치 행위자들의 정책에 대한 잦은 번복은 국민들 불신을 가중할 뿐이다.
더군다나 정부 수정안은, 정책의 통일성 부재와 더불어, 국토불균형 발전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수정안의 발단은 세종시가 행정복합도시로서 자족기능이 부족하다는 데서 시작된다. 자족기능을 키우기 위한 방안이 결국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세종시의 성격을 송두리째 바꾸었다. 여기에는 국토 균형 발전에 대한 정부의 자기모순이 숨겨져 있다. 만일 애당초 세종시가 아니라 다른 도시였고 기본적으로 경제적인 기능과 인프라를 갖추고 정책이 수립됐더라면 오늘의 범국민적 갈등은 없었을 것이다. 이는 국토의 불균형 발전을 이미 방증하는 것이며, 누워서 침을 뱉는 격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문제는 세종시 수정안이 국민들 간 불신을 확산시킨다는 점이다.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해 토지제공, 조세감면과 일종의 특혜를 혁신도시에도 적용할 것을 발표했다. 이는 그동안 세종시 건설로 인해 불거졌던 역차별을 막기 위한 방안이다. 실제로 동아일보가 코리아리서치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의 결과를 보면 세종시 건설이 다른 지역 발전에 대해 역차별을 초래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정치 행위자들의 정책의 혼란이 시민사회의 분열을 낳은 셈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것은 필요하다. 서로 다른 의견에 대한 논의가 증대될수록 시민들의 민주적 소양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의 세종시 논란은 지역이기주의와 관련된 이해관계에 한해 해당 지역 주민들 간의 불신과 갈등을 키울 뿐이다.
이렇듯 정치 행위자들의 정책에 대한 혼선이 시민사회의 지역주의 갈등을 부추긴다. 세종시와 관련된 논란은 결국 지역주의에 뿌리를 둔 우리나라의 비정상 정당정치에 기인한다. 주지하듯 충청남도에 행정도시를 이전하는 것은 故 노무현 대통령 공약에서 비롯됐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에서 호남과 영남을 제외한 충청도민의 민심을 얻기 위해 이와 같은 행정도시 이전을 공약으로 제시한 것이 사실이다. 다시 말해 오늘의 세종시 논란은 결국 정당 정치 부재에 대한 결과인 셈이다. 정치인들이 지역주의에 바탕을 둔 정책을 통해 일정 정도 민심을 사 정치적 결정을 한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는 세종시 논란을 타산지석 삼아 정상적인 정당정치를 자리매김해야 한다. 투표를 통한 시민 참정권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기본 태도이다. 사실 정당정치의 부재는 시민들의 투표 행위에서 비롯한다. 6월 지방 선거가 5개월도 남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도 이제 막 임기 절반을 넘겼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분열은 다양한 합리적 판단에 따른 바람직한 논의의 결과이다. 하지만 또 다른 정치적 판단을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 범국민적인 갈등을 양산하고 있는 세종시 수정안이 결국 시민의 투표 행위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2010.01.14 13:56 | ⓒ 2010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