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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이민자에서 쇼트트랙 스타 된 18살 소년

미국 쇼트트랙 대표 조성문, 밴쿠버동계올림픽 도전

10.01.14 16:00최종업데이트10.01.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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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문의 성공 스토리를 소개하는 <워싱턴포스트> ⓒ Washington Post


14년 전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밀입국한 한국 소년이 쇼트트랙 스타가 되어 올림픽에 도전한다. 바로 미국 쇼트트랙 대표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사이먼 조(한국이름 조성문)의 이야기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시각으로 14일 조성문의 어려웠던 어린시절과 쇼트트랙 선수로 성공하기까지의 성장 과정을 소개했다.

조성문의 아버지는 지난 1993년 취업이민으로 미국에 갔다. 하지만 영주권(그린카드)을 따내려면 7년이나 더 기다려야 했다. 결국 가족들을 캐나다 밴쿠버로 불러 모았고 다 함께 미국으로 밀입국했다.

미국에 도착한 뒤 그의 아버지는 메릴랜드 인근에서 조그마한 초밥 식당을 차렸고 그토록 원하던 시민권도 획득했다. 비록 넉넉한 가정환경은 아니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스케이팅에 재능이 있었던 조성문은 부모의 헌신적인 지원을 받으며 훈련했고 2007년에는 마침내 15살의 나이로 미국 쇼트트랙 최연소 대표 선수가 됐다.

조성문의 아버지는 "아들이 스케이트 타는 것을 스스로 좋아했는지는 잘 몰랐지만 대회에 나갈 때마다 줄곧 1등을 했었다"고 회상했다.

고등학교까지 중퇴하고 쇼트트랙에 매진한 조성문

그러나 이듬해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면서 매년마다 올림픽위원회(USOC)로부터 받던 4만 달러의 지원금도 끊겼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가 운영하던 초밥 식당까지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가족들은 훈련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초밥 식당을 팔았고 조성문 역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쇼트트랙에만 힘을 쏟았다. 이때 도움을 준 이들이 아폴로 안톤 오노를 비롯한 동료 선수들이었다. 

2002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김동성과 판정시비 끝에 금메달을 따내며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던 오노는 조성문의 숙식을 도와주며 함께 훈련했다.

다시 힘을 얻은 조성문은 지난해 대표 선발전에서 500m 결승 1위를 차지했고 오는 2월 개막할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대표팀에서 조성문은 개인 500m와 5000m 계주에 나설 계획이다.

조성문은 밴쿠버동계올림픽 출전이 확정되자 "그 누구도 내가 대표 선수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나 역시 그랬다(not even me)"며 소감을 밝혔다.

4살 때 아버지의 손을 잡고 몰래 국경을 넘은 뒤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어느덧 18살의 촉망받는 쇼트트랙 선수가 된 조성문의 드라마 같은 도전이 과연 올림픽 메달로 이어질 수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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