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22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보수단체들이 '반헌법 반국가 법관퇴출, 사법부 개혁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손일수
보수단체들의 이런 모습에 서초역 3번 출구에서 대법원 반대방향으로 향하던 시민들도 눈살을 찌푸렸다. 태극기 손피켓을 들고 군복을 '훈장'으로 여기는 보수단체 회원들 사이로 겨우 지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위 현장을 지나쳐 온 김인하(20)씨는 "이제껏 살아오며 이렇게 많은 군인들은 처음 봤다"며 "보수단체들은 법질서를 강조하는데 차도를 막고, 인도를 막는 게 그들이 말하는 법질서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날 시위에는 애국단체총협의회 소속의 30여 보수단체가 '총출동'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무죄 판결 이후 진행된 '좌익판사 척결' 집회 중 가장 큰 규모다. 전국에서 모인 보수단체 회원들은 "사법부 개혁"과 "이용훈 대법원장 사퇴"를 구호로 외쳤다.
봉태홍 대표는 '좌익판사 척결' 시위를 '사법테러'라고 정의한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사법테러는 좌익판사들이 저지르고 있다, 그들은 사법테러가 아닌 사법반란"이라며 지난 21일 이용훈 대법원장의 차에 계란을 투척한 행위도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서 개회사를 한 이상훈 애국단체총협의회 상임의장은 노태우 정권에서 국방장관을 역임 후 2000년대 초반 재향군인회 회장을 지냈다. 그는 "이용훈 대법원장은 우리법연구회 해체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며 이명박 대통령과 국회에게도 "좌파척결에 앞장서고 판사 임용제도 및 사법부를 개혁하라"고 요구했다.
보수단체 떠난 집회 자리엔 쓰레기와 담배꽁초만

▲보수단체 22일 보수단체들이 '반헌법 반국가 법관퇴출, 사법부 개혁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손일수
지난해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를 강제 철거해 지탄을 받았던 서정갑씨는 "이번 판결은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라며 "엉터리 판사들이 사법부 망신시킨다, 이용훈 대법원장과 엉터리 좌경판사는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보수 웹진 올인원코리아 조영환 대표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이후 판사들이 반역하는 나라가 되어버렸다"면서 "좌익 알박이 판사 솎아내어 대한민국 역사를 이루어가자"고 말했다.
이상진 서울특별시 교육위원은 "전교조 밑에서 교육받은 좌익 판사들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 전교조를 막는 방법은 이적 단체로 만드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며 "시국선언 혐의가 없다고 해서 밤새도록 잠을 못 잤다"고 말했다. 이 교육위원은 학교운영위원회 간선인 교육위원선거에서 보수 학부모단체 학사모와 결탁을 했었다는 의혹을 받은 적이 있다.
판사 출신이자 한미우호증진협의회 한국지부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석구 변호사는 "국회폭력으로 대한민국을 국제적으로 망신시킨 강기갑과 허위과장으로 서울 도심을 무법천지로 만든 <PD수첩> 무죄가 말이 되느냐?"며 "대한민국과 국민을 상대로 선전포고한 좌파판사들과 대법원장은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시간이 지난 뒤에야 '점령해제'된 서초역 3번 출구에는 담배꽁초와 작은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떨어져 있었다. 체감온도 영하 16도의 날씨 속에서도 '좌익판사 척결'을 외치는 '우국충정'은 씩씩한 걸음과 함께 사라졌다.
덧붙이는 글 | 손일수 기자는 오마이뉴스 11기 인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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