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의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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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태(jhthan)등록 2010.01.28 17:03

안희정의 변명

 

정현태의 시사터치 2010/01/28 11:16

 

민주주의는 영어의 데모크라시(democracy)로 그리스어의 데모크라티아(democratia)에서 나왔다. 이 말의 뜻은 아티카(아테네가 세워진 지역이름)의 데모스(demos)에 의한 지배를 의미한다. 원래 데모스는 도시의 거주민인 아고로스에 대응하는 집단으로 도시 변두리의 거주민이었다. 그러나 점차 'demos'는 도시 주민까지도 포함해 지칭하는 개념이 되었다.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논하려는 사람은 그리스로 돌아간다. 아테네라는 폴리스를 순례하는 것이다. 민주정이 처음으로 시작됐다는 아테네. 이곳에서 우리가 잘 아는 소크라테스라는 철학자가 독배를 마셨다. 2천500년 전의 일이다. 

 

아테네라는 게으르고 덩치 큰 황소의 어리석음을 깨우치고자 기꺼이 등에(쇠파리)가 되고자 했던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시민들에게 껄끄러운 존재였다. 매일같이 젊은이들을 가르치고 비판적으로 사람들을 깨우쳤다. 시민들은 귀찮아졌고 그를 고발한다. 배심원 500중에 평결은 280명이 유죄를 220명이 무죄를 내렸다. 30표의 부족으로, 그러나 아주 민주적인 방식과 결정으로 소크라테스는 유죄를 받고 죽음을 받아들였다. 악법도 법이라면서...

 

소크라테스 ⓒ 정현태

 

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은 자신의 스승에게 독배를 마시게 한 민주정에 실망했다. 민주정을 어리석은 집단의 정치인 '중우(衆愚)정'이라고 하고 철인정치를 주장했으며, 민주정보다 는 일인독재나 참주정이 보다 나은 제도라 이야기했다. 플라톤은 스승 소크라테스의 법정변론이라는 사실에 예술을 가미시켜 스승의 위대한 영혼을 부각시켰다. 그 유명한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이렇게 탄생했고, 민주주의 위기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 고민케 하는 역작으로 남아있다. 

 

안희정 최고위원 ⓒ 정현태

 

어제(27일) 의리의 정치인 안희정, 그가 불운했던 과거를 털고 충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노무현·김대중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이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출마한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대표적 친노 인사이자 왼팔 오른팔 소릴 들어가며 노무현의 분신으로 살아왔던 안희정! 그의 히스토리를 보면 10대 후반부터 혁명을 꿈꾸어왔던 청년이었고, 제도정치권에 들어와선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냈다. 노무현 대통령의 동업자요 동지였던 그는 불행하게도 이후 있었던 두 번의 총선에서 벽보조차 부치지 못했다.

 

이제 그가 '세종시원안' 대 '수정안'이라는 '이명박·한나라' 대 '노무현·민주당'의 한판 승부의 최선봉에서 싸움을 펼치게 된 것이다. 어느덧 40중반이 되어버린 안희정의 도전은 안희정 개인의 도전이 아니다. 이번 싸움은 단순한 싸움이 아니다. 민주개혁진보가 희망을 열아갈 수 있는가 아니면 수구보수반동에게 속절없이 패배하는가 하는 중차대한 싸움이다.

 

원안사수 결의 등반 대회(계룡산) ⓒ 정현태

그가 함께 스크럼 짜고 바리게이트를 넘고자했던 동지들을 모아 과거로 과거로만 내달리고 있는 이정권의 반민주에 맞서는 민주주의 투쟁이고, 근대와 현대와의 투쟁이다. 다시 민주주의를 이야기해야만 하는 이 시대에 대중들은 아테네의 시민처럼 똑같은 방법 즉 투표와 다수결이라는 방식으로 안희정에게 평결을 하리라.

 

 

나는 안희정의 도전을 보면서 플라톤이 실망하고 좌절했던 민주정이 이천오백년이 지난 오늘에는 그래도 가치 있는 제도로 부활하고 착근하길 바래본다. '안희정의 변명'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하기위해서는 '깨어있는 시민'의 '행동하는 양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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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8 17:03 ⓒ 2010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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