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은 국토에 대한 테러

대덕보 건설에 대한 단상

검토 완료

정현태(jhthan)등록 2010.03.01 15:06

우리가 흔히 쓰는 테러라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많을까?

뜬금없는 질문이긴 하다. 누군가 테러는 '근대에 대한 중세의 저항'이라고 했다. 잘 표현한 말이다.

 

이스라엘, 가자지구, 인도, 파키스탄, 레바논, 이란, 이라크, 미국, 아프가니스탄...

세계의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테러와 보복공격은 일상화 된지 오래다.

테러는 하는 사람은 왜 자기가 테러를 벌이는지 확신을 갖고 벌이지만 당하는 사람은 왜 자기가 당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아니 알 수 없다. 그래서 테러는 참 나쁜 범죄다.

 

내가 왜 죽어야 하는지 알지 못한 채 죽어야 한다는 게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반이성적이며 우스운 얘기란 말인가. 또 이러한 범죄에 맞서 그에 대응 또는 보복하는 전쟁이나 공격도 테러처럼 비추어진다. 당하는 사람역시 죄 없는 민중들이기 때문이다. 악순환처럼 반복되는 테러와 이에 대한 보복은 진행형이고 가슴 아픈 인류의 자화상이다.

 

동시대를 함께 살지만 중세에 머물러있는 사람이나 집단이 있고, 근대적 가치와 근대적 삶을 영위하는 나라와 사람들이 있다. 문제는 중세에 머물러 있는 사람과 집단에 대한 이해와 포용의 부재 그리고 서로 배타하는 오래된 갈등이 중세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분노를 만들어 내고 그것은 현대에 사는 우리에게 테러라는 공포는 무자비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테러라는 것에서 자유로울까?

아주 오래전 현대자동차에서 이른바 '식칼테러'가 벌어진 적이 있다. 아마 내 기억으로 내가 대학 3학년시절인 89년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권용묵 당시 노조위원장에 대한 '제임스 리(?)'인가 하는 사람 등이 노조를 탄압하려고 저지른 만행이다. 그 뒤로 우리나라에서 테러행각이 벌어진 경우는 잘 들어보질 못했다. 아마 80년대 까지는 우리사회도 중세와 근대가 함께 공존했던듯하다. 

4대강 포크레인 4대강에서 포크레인이 공사하는 장면 ⓒ 대전충남녹색운동연합

그런데 나는 최근 이명박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4대강사업에서 테러를 목격한다.

국토의 젖줄 4대강에 운하를 하겠다고 하다가 반대에 부딪히니 슬쩍 '4대강 정비사업'이라면서 밀어 부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IT강국이고 세계는 지식경제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이것이 현대다. 허나 정권은 근대의 기술과 마인드로 현대에 저항한다. 대표적인 사업이 토건 사업 4대강 사업이다.

 

멀쩡한 강에 포크레인과 삽을 동원해 국토에 대한 테러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사람에 대한 테러가 뜸하니까 정권이 나서서 국토에 대해 테러를 한다. 참 끔찍한 생태계 파괴 행위다. MB는 국민의 70%이상이 반대하는 사업을 정말이지 과단성 있게 추진한다. 독선도 이런 독선이 없다. 청계천과 4대강은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 콘크리트 몇 십 톤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시민단체의 대덕보 백지화 기자회견 시민단체가 대덕보 백지화를 위해 기자회견 도중 구호를 외치는 모습 ⓒ 대전충남 녹색운동연합

 

내가 살고 있는 대덕구는 대청호와 금강이 있다. 우리 동네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금강에 '대덕보'를 세운단다.

대덕보 설치의 목적은 보트와 수상스키를 타기 위해 수심 2.5m의 보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레저를 위해 생태계를 파괴시킨다는 발상의 '듣보잡사업'은 또 누가 낸 아이디어인지... 참 딱하고 답답하다.

 

국민과 함께 국토의 테러를 막는 방법가운데 가장 유력한 방법은 선거에서 심판하는 것이다. 민의를 보여주고 민심의 뜨거운 맛을 느끼게 해야 한다. 그래야 이 정권이 근대에서 중세로 뒷걸음 질 치는 것을 막아낼 수 있고, 현대로 정신 차리고 넘어오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나만의 순진한 바람은 아닐까. 

2010.03.01 15:04 ⓒ 2010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