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질 받는 제3경인고속도로 '조기 개통'

기존보다 3km 우회·통행료 징수 등 논란... "김문수 도지사 치적 홍보하나"

등록 2010.04.29 14:45수정 2010.04.2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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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경인고속도로 물왕요금소
제3경인고속도로 물왕요금소 성하훈

5월 3일 개통을 앞둔 제3경인고속도로가 조기 개통 논란과 함께 갖가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제3경인고속도로는 경기도가 총사업비 6862억 원(공사 3890억, 보상 2972억)을 들인 민자유치 SOC사업으로 5월 2일 개통식이 예정돼 있으며, 이 자리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직접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개통은 3일 12시부터 이뤄진다.

당초 제3경인고속도로는 8월 1일 개통 예정이었다. 때문에 6월 2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조기 개통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제3경인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기존 월곶IC 폐쇄 및 정왕IC 이전에 따른 불편과 진입로의 교통 정체, 통행료 징수·부실 공사 논란 등이 제기되고 있다.

고속도로 개통에 주민들은 피해 호소

 한가한 월곶포구. 제3고속도로 영향으로 매출이 50% 가까이 줄었다고 상인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한가한 월곶포구. 제3고속도로 영향으로 매출이 50% 가까이 줄었다고 상인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성하훈

 정왕IC 개통이후 폐쇄된 월곶IC 방향으로 가는 차들과 시화공단쪽에서 정왕IC로 진입하려는 차들이 심각한 정체를 빚고 있다
정왕IC 개통이후 폐쇄된 월곶IC 방향으로 가는 차들과 시화공단쪽에서 정왕IC로 진입하려는 차들이 심각한 정체를 빚고 있다 제3경인고속도로
지난 17일 찾은 경기도 시흥시 월곶포구. 이곳에서 만난 주민과 상인들은 제3경인고속도로에 대해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소래포구와 마주해 있는 이 지역은 관광지이로 최근 제3경인고속도로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신병학씨는 "(제3경인고속도로 개통을 앞두고) 지난 3월 18일 월곶IC가 폐쇄되고 정왕IC가 신설된 후 지역 자체가 고속도로들 사이에서 섬 모양으로 고립됐다. 이로 인해 월곶 지역 상권이 타격을 받고 있다. 또 고속도로에서 정왕IC로 진입하는 도로의 폭이 협소해 운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상인들은 "정왕IC가 기존 월곶IC로 나올 때보다 3km정도 우회하게 설계돼 있는 데다 교통 체증으로 월곶을 찾는 사람들이 대폭 감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가 번영회 관계자는 "주변 상점들의 매출이 평균 40% 이상 떨어졌다"며 "경기가 어려워진 것도 있지만 IC가 옮겨지고 나서부터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게 확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오던 손님들이 IC가 옮겨진 이후 접근하기 어려워졌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주민들은 아파트 값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 부동산 중개업체들도 "주민들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라고 거들었다. "전국적인 아파트 시세 하락 영향이 있지만 제3경인고속도로 개통으로 IC가 옮겨지면서 평균보다 가격 하락폭이 크다"는 것.


중개업자들은 "집값에는 교육과 교통이 중요한데, 아파트를 보러 온 사람들이 고속도로 진출입로가 옮겨지면서 교통이 너무 불편하다고 이야기한다"며 "거래가 성사 안 되고 팔려는 아파트만 늘다보니 자연스레 아파트 가격만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주민보다 민자 사업 배려하나

 월곶IC가 폐쇄되고 신설된 제3경인고속도로 정왕IC. 거리는 900m 옮겨졌다고 하지만 도로가 우회하면서 실제 주행거리는 늘어났다.
월곶IC가 폐쇄되고 신설된 제3경인고속도로 정왕IC. 거리는 900m 옮겨졌다고 하지만 도로가 우회하면서 실제 주행거리는 늘어났다. 제3경인고속도로

무료로 이용하던 도로가 유료로 바뀌는 것도 논란이다. 고속도로를 이용해 인천과 부천 등지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제3경인고속도로가 민자 사업으로 건설되면서 통행료를 징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제3경인고속도로는 개통과 동시에 통행료를 징수할 예정이었으나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주민들이 시위를 벌이는 등 강력히 반발하자 군자영업소의 이전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했다. 이 과정에서 월곶IC 폐쇄와 정왕IC 개통이 1주일 정도 늦춰지기도 했다.

주민들은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진출입로 변경'이 이뤄졌다"며, "개통을 앞두고 그 사실이 알려져 허겁지겁 반대 시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또 "경기도가 주민들보다는 민자 사업자를 더 배려하는 것 같다"며 "문제가 많은데도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 김문수 도지사 치적 홍보만을 위해 개통만 빨리 하려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새로운 진출입로가 개통했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은 계속되고 있다. 3차로였던 월곶IC 대신 개통한 진입로가 1차로여서 정체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월곶IC는 이전에도 시화공단 방향으로 진입하는 차량 때문에 상습적인 정체를 보였는데 새로운 진입로는 1차로에 불과하다. 이같은 상황은 시화공단에서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쪽도 마찬가지다. 차량이 길게 정체되어 있어 신호가 3~4번 바뀌어야 간신히 고속도로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경기도와 제3경인고속도로 측은 급히 1차로를 확장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기본 교통량 조사를 제대로 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정식 개통될 경우 교통 정체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3경인고속도로 측은 "이 같은 상황을 알고 있고 추이를 보고 있는 중"이라며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앞둔 개통으로 보겠다면 그렇게 보일수도"

 정왕IC진입을 위해 길게 늘어서 있는 차들.
정왕IC진입을 위해 길게 늘어서 있는 차들. 성하훈

경기도의 도로계획과 관계자는 "도로 개통이 완료됐을 때 남동공단이나 인천 송도 및 인천공항으로 가는 차들이 분산돼 많은 편리함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화공단 쪽으로 나가는 진입로가 협소한 부분은 개통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것으로 2차로 확장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정왕IC 진입 차량이 정체를 빚고 있는 부분은 직진 신호를 통해 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빗물에 토사가 흘러내리고 있는 일부 구간의 부실공사 의혹에 대해서는 "지반 안정화가 되려면 몇 년이 걸리기에 어느 공사건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잔디를 심고 씨를 뿌려서 안정화 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거를 의식한 조기 개통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시각을 그렇게 한다면 그쪽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교통 편의를 위해 조기 개통하는 것"이라면서 "인천공항 쪽으로 가는 차들이 많은 혜택을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3경인고속도로의 관계자도 "영동고속도로 본선 상의 정체가 없어지는 등 고속도로 개통의 효과가 크고 조기 개통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요구도 있다"면서 "80%가 이득을 보고 20% 정도만 불편을 겪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도 문제 지적

하지만 지역시민단체 및 진보정당들은 '경기도가 지방선거를 의식해 교통체계도 제대로 정비하지도 않은 채 무리하게 개통을 앞당겨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민자 유치 SOC사업이 민간사업자의 이익은 이중적으로 보장하면서 시민들에게는 비용부담을 전가시키고 있다"며 "경기도가 직접 주관하고 있는 민자 도로 사업에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미금 민주노동당 예비후보(시흥시의회 다선거구)는 "제3경인고속도로로 인한 교통정체와 주민의 비용부담 증가의 문제는 이미 예견됐던 문제로 이미 많은 시민이 대책마련을 요구하였던 사항"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리 예견된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 책임은 민간자본의 이익을 우선시하여 사업을 무리하게 강행한 경기도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 예비후보는 "8월 개통이던 계획이 앞당겨진 것도 결국 김문수 지사의 치적 홍보를 위한 것 아니겠냐"며 "치적으로만 내세우려 하지 말고 그에 앞서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시켜 주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소속 시흥시의 한 의원도 지난 20일 의회 질의를 통해 "편입부지에 대한 보상도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경기도가 개통을 앞당기는 이유가 뭐냐"며 "선거를 앞둔 전시성 행정을 위해 준공 날짜를 앞당기는 것 아니냐"고 조기 개통에 의문을 나타냈다.
#제3경인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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