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죽은 지 4년 만에 유골 안고 가지만, 고맙습니다"

[보도 그후] 팜티옌씨 사연 보도 뒤, 유골 송환 문제 해결 ... 성금 기탁 줄이어

등록 2010.04.29 20:36수정 2010.04.3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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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베트남 출신 팜티옌씨는 2004년에 국제결혼한 뒤 2006년에 사망한 딸의 유골을 가지러 가기 위해 최근 한국에 들어 왔다. 그녀는 베트남에서 땅을 팔아 비용을 마련해 한국으로 왔다.

베트남 출신 팜티옌씨는 2004년에 국제결혼한 뒤 2006년에 사망한 딸의 유골을 가지러 가기 위해 최근 한국에 들어 왔다. 그녀는 베트남에서 땅을 팔아 비용을 마련해 한국으로 왔다. ⓒ 윤성효


국제결혼했다가 4년 전 죽은 딸의 유골을 가지러 왔던 베트남 어머니가 한국사회의 도움으로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팜티옌(56)씨는 오는 5월 1일 오전 김해공항을 통해 가슴에 딸의 유골을 품고 비행기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팜티옌씨 사연은 지난 25일 <오마이뉴스>(베트남 땅까지 팔아 4년 전 죽은 딸, 유골 가지러 왔어요)에 처음 보도되면서 알려졌고, 지난 28일 <경남도민일보>와 창원 KBS가 보도했다.

팜티옌씨 딸(응오 투이 꾸엔, 당시 27살)은 2004년 순천에 살던 지체장애 남성과 국제결혼했다. 딸은 선청성 질환인 '승모판협착증·폐렴'을 앓고 있었고, 2006년 1월 20일 '우심기능부전·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어머니는 여러 사정으로 딸의 유골을 가지러 오지 못했다. 베트남 땅을 팔아 1000여만 원을 마련해 지난 16일 입국한 것이다. 딸이 국제결혼하기 전 한국어를 같이 배웠던 양티김간(26)씨가 창원에 살면서 창원여성의전화(대표 승해경)와 관계를 맺고 있었다.

양티김간씨의 소개로 창원여성의전화 관계자가 지난 19일 팜티옌씨와 함께 순천에 가서 유골함을 받았다. 유골함은 창원의 어느 사찰에 임시 보관해 놓았다.

유골을 비행기로 옮기려면 사망·화장증명서가 있어야 하는데, 어머니 팜티옌씨는 서류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창원여성의전화 등의 도움을 받아 서류를 확보했으며, 급기야 29일 주한배트남대사관으로부터 사망증명서를 발급받았다.

베트남 어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성금이 모아졌다. 창원여성의전화는 현재까지 1500여만 원이 모였다고 밝혔다. 창원여성의전화는 "KBS '사랑의리퀘스트'에서 기금을 받기로 했으며, 이름을 밝히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성금을 보내주었다"고 밝혔다.


창원여성의전화는 팜티옌씨한테 1000만 원 가량을 환전해서 전달하고, 나머지는 송금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창원여성의전화는 "어머니는 '고맙다'고 했다"면서 "사실 처음에 지역 몇몇 언론에 이야기를 했는데 지역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기사로 쓰기가 곤란하다고 했는데, 오마이뉴스에 보도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밝혔다.


승해경 대표는 "팜티옌씨 딸의 사연은 국제결혼의 그늘이다. 이주여성들은 자기 나라에서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하다 보니 건강 상태를 알 수 없다. 따지고 보면 한국 남성도 피해자다"면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법이나 제도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방안이 없는데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승 대표는 "언론에 보도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주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고 성금을 보내주신 분들이 많다. 성금이 아니더라도 전화를 걸어 정신적으로 도움을 주라고도 했다"면서 "어머니가 유골을 안고 돌아가지만 대한민국의 따뜻함을 갖고 갈 수 있어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국제결혼 #이주여성 #베트남 #창원여성의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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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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