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사'들의 손에 달린 지방선거

등록 2010.05.30 16:42수정 2010.05.3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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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투표일이 며칠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 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면서

막바지 판세에 대한 궁금증은 최고조에 이른다.

덩달아 나름대로의 식견과 경험을 버무려 만든

갖가지 예측과 전망도 쏟아져 나온다.

지역 색이 옅은데다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수도권의 경우 더욱 그렇다.

 

물론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장의 경우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차이는 많아봐야 10여%P 정도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 여론조사라는 것도 워낙 들쭉날쭉해

최근 뭇매를 맞는 등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는지라

예측이나 전망 또한 안갯속이다.

언론을 장식하는 가장 흔한 수사가

고작해야 '시계 제로(0)'라는 게 이런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선거 국면을 둘러싼 상층기류가 어느 한 방향으로 거세게 불 때야

굳이 전망이라는 등 거창한 낱말을 동원할 필요조차 없다.

하지만 이번 선거처럼 북풍과 노풍이 마주 보고 불어

어느 쪽의 우위가 점쳐지지 않는 상황에서의 국면 예측은

대부분 하나마나한 소리이기 십상이다.

그런 때 전망에는 '이러저러한 경우라면' 이라는 군더더기가 붙기 마련이다.

 

나 또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조합해 수도권 판세를 들여다보곤 하는 데

확실히 어떻다고 잘라 말하기 어렵다.

전반적인 상황은 한나라당 후보들이 앞서가는 가운데

야권 후보들이 맹렬한 기세로 추격하는 양상인데,

투표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것을 고려하면

이대로 결정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크다.

다만, 한 가지 희망을 걸어보는 것은

'물 밑 세력'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는 거다.

 

내가 굳이 '물 밑 세력'이라 한 것은

그 실체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세력의 움직임은 마치 '백조'와 같아

수면 위 모습은 무관심한 척 유유자적한데

물 밑의 다리는 영화 '넘버3'의 송강호 말처럼

"졸라 빠르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세력을 특정 하는 낱말 역시 적절한 것을 구하기 어렵다.

나는 그저 '디지털 전사'나 '디지털 의병' 정도로 부르고 싶다.

 

'디지털 전사'들은 이미 지난 2002년 대선 때

한 차례 맹위를 떨친 바 있다.

오늘의 한나라당 수장인 정몽준이 선거 코앞에 배신을 때렸을 때

아연 긴장한 디지털 전사들이 분연히 일어나

쓰러져가는 노무현 일병을 구했다는 것은 정설이다.

밤을 새워가며 문자를 날리고,

휴대전화와 메신저를 통해 투표참여를 독려한 덕에

노무현은 몇 십 만 표 차이로 신승할 수 있었다.

 

이러한 디지털 전사들의 파워는

7년 여 시간이 지난 오늘날 훨씬 더 강해졌다고 본다.

무엇보다 '무기'가 다양해졌다.

당시 주력 무기는 휴대전화와 문자메시지,

온라인 메신저 서비스와 이메일, 카페 정도가 전부였다. 

오늘날은 여기에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의 발달과 함께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 단문 블로그,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카페와 개인 홈피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변화가 더해졌다.

 

다양해진 소프트웨어와 기동력을 보장하는 하드웨어적 진보는 서로 맞물려

그 영향력과 파급효과는 당시 보다 몇 배 더 강해졌다.

그 번지는 속도의 빠르기는 빛의 속도와 맞먹고,

생산자와 수용자가 구분되지 않은 채 뒤얽혀 확산되는 규모는

완장 찬 단세포 동물들이 상상하기 어려울 거라고 믿는다. 

그래도 관제선거 조장하는 선관위는 뭔가 낌새를 챘는지

트위터 등을 규제하겠다고 나섰겠는가.

 

어쨌든 나는 이번 선거의 결정적인 키는

이런 디지털전사들의 활약에 따라 좌우된다고 확신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

그들의 손에 들려있는 첨단 디지털 병기들이

그저 단순한 오락도구나 인간관계를 넓히고 다지는 도구가 아닌,

우리 사회에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는 도구임을

입증해 보일 것이라고 믿고 싶다.

또, 반드시 그렇게 돼야 한다.

7년 전 정몽준의 느닷없는 배신 앞에 무너질 뻔했던

'노무현 일병'을 구한 디지털 전사들의 신화처럼

이번 선거에서 다시 한 번 멋지게 재현할 수 있길 기대한다.

 

2010.05.30 16:42ⓒ 2010 OhmyNews
#지방선거 #디지털전사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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