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대표 사퇴... '소나기 피하기'?

"선거 결과 겸허히 수용", 한나라당 내주초 비대위 체제 전환

등록 2010.06.03 10:14수정 2010.06.0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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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6.2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6.2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 유성호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6.2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 유성호

 

6·2 지방선거에 참패한 한나라당에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한나라당은 선거 직전까지 여론조사에 근거해 수도권과 중부, 강원, 영남권까지 압승할 것으로 자신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수도권 2곳에서 광역단체장을 얻기는 했지만, 기초자치단체장과 광역-기초의회에서 대패하면서 사실상 '영남당'으로 쪼그라들었다. 더불어 텃밭 경남까지 무소속 후보에게 내주면서 영남당 체면도 여지없이 구겼다.  

 

당 지도부는 '패닉'에 빠진 모습이다. 급기야 정몽준 대표는 6·2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정 대표는 3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동 한나라당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국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선거 책임을 맡았던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사퇴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국민들이 우리 여야 정치인들이 서로 협력해서 국정 현안을 풀어나가라는 준엄한 당부"라며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서로 화합하고 단합해서 국민들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시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한 정병국 사무총장도 함께 물러나기로 했다. 정 사무총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은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정치 안정,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상생 정치, 영남과 호남에선 지역주의 타파, 충남에서는 국가정책의 합리화 추진을 정치권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이 투표로 말씀하고자 했던 내용을 가슴 깊이 새겨 국민의 뜻을 받들어나가겠다"며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갈등을 치유하고 사회 통합을 이뤄내도록 하는 여당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거듭 낮은 자세를 보였다.

 

이날 최고위에서는 또 나머지 최고위원들도 인책을 겸해 모두 사표를 받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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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한나라당 참패 책임지고 사퇴" ⓒ 황혜정

▲ 정몽준 "한나라당 참패 책임지고 사퇴" ⓒ 황혜정

 

당 대표 등 최고위원회 사퇴, '소나기 피하기'?

 

정 대표 등 당 수뇌부의 퇴진으로 구심점을 잃은 한나라당은 당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비대위 구성에 관한 권한은 김무성 원내대표와 고흥길 정책위원장, 정병국 사무총장에게 맡겼다.

 

당 최고위는 김 원내대표 등이 이번 주말 마련한 비대위 구성안 의결을 마지막으로 처리한 뒤 비대위에 권한을 넘겨주게 된다. 

 

한나라당이 정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원 전원 사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소나기 피하기'라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한나라당은 오는 7월 1일 전당대회를 열어 새지도부를 뽑기로 이미 예정돼 있다. 따라서 정 대표의 사퇴도 기껏해야 한 달 정도 먼저 당권을 놓는 것일 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민심을 겸허히 수용한다"는 정 대표의 말이 공허하게 들리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2010.06.03 10:14ⓒ 2010 OhmyNews
#정몽준 사퇴 #6.2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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