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
권우성
이번 지방선거는 '여당 대세론'을 예측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엔 큰 낭패를 준 반면, "낮은 투표율" 때문에 빈축을 사던 20~30대에 대한 평가를 반전시켰다.
이상규 위원장은 "지금의 여론조사는 기술적으로 핸드폰이나 '070 전화'(인터넷전화)를 쓰는 젊은층을 표본으로 할 수 없단 문제점과 이명박 정권의 일관된 탄압 속에서 반MB 성향의 여론이 실제로 드러내지 않는단 사회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 대변인 역시 "자신이 불이익을 받을까봐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동의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전직 총리도 수사 받는 현실에서 야당 당원들도 여론조사 전화가 오면 그냥 끊어버린다"며 "응답률도 낮아지고 표본 자체가 친여 성향이 높을 수밖에 없어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기식 위원장은 "김제동, 정연주, 미네르바 등 유명인사의 사례만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직접적으로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는 현실을 실감하고 있다"며 "재작년 촛불집회로 인해 민·형사상 송사에 걸린 이름 없는 시민의 수가 지금 1천 명가량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과거에 비해 20~30대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높은 투표율을 보인 이유도 이런 현실 속에서 찾았다. 1987년 6월 항쟁을 경험한 386세대와 또 다른 민주적 가치를 지향하는 새로운 세대층이 형성되고 있단 분석이었다.
그는 "민주주의를 직접 경험한 20~30대는 '시민적 권리', '개인의 자유'를 침해당하는 현실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지난 2007년 대선 이후 나왔던 '한국사회의 보수화'라는 평가에 대해서도 재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또 "촛불세대의 등장은 이번 선거에서 안희정·이광재·김두관 등 새로운 차세대 리더들이 당선된 형상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유권자와 정치권에서 모두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고 있고 이게 앞으로 한국 정치의 미래를 추동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권연대]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 아니야"이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요소로 '야권 연대'를 꼽았다.
민주당 한명숙 후보와 단일화한 이후 유세현장 선두에 서 있었던 이상규 위원장은 "이명박 정권의 독주에 대한 야권·시민사회의 결집이란 점에서 한국 정치사의 한 획을 그은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완주에 대해선 "그 외로운 결정에 대해선 존중해야 하지만 큰 흐름에서 보면 분열주의, 고립주의의 소지가 있었다"며 "국민들에겐 자신들의 생존을 중심에 놓고 한 선택이 당리당략으로 보일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인천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2~3% 내에서 당락이 결정됐다"며 "야권연대가 되지 않았다면 국민들이 심판의 의지를 갖고 있더라도 기권하거나 소극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등 서로 양보할 수 있는 것이 많은 지방선거와 달리 총선에선 지방선거에서와 같은 연합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야권연대의 성과를 너무 폄하해서도, 과장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도 "야권연대가 승리의 '필요조건'이란 점은 명확히 확인됐지만 '충분조건'은 아니었다"며 "비슷한 조건임에도 서울·경기에선 패했고 인천·강원·충남·경남에선 승리한 까닭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승리지역의 당선자들은 다 젊은 후보로 꾸준히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고 일을 하려고 했던 이들이란 점이 주목된다"며 "유권자들이 연대와 함께 혁신의 요구를 하고 있고, 후보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요구하고 있단 점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정국 전망] "MB 국정 운영 기조 바뀌지 않을 것"

▲ 김기식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권우성
토론자들은 이번 지방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번 촛불 정국 때처럼 한 발 물러서는 척하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김기식 정책위원장은 "김영삼 정부 때부터 권력 감시운동을 하면서 지인들과 농담반 진담반으로 '나이든 권력자가 변하는 것은 꿈'이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는 것에 대해서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대변인도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적 반대에 부딪혔을 때는 화해 제스처를 취하다가 정부에 유리한 국면이 되면 다른 카드로 반격하는 정치 스타일"이라며 "이 정도로 심판을 받았으면 달라져야 하는데 그러지 않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반대 여론이 높은 4대강 사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기식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이 자신의 최대 치적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빠져 있다"며 "이번에 당선된 광역단체장들이 합법적인 권한을 동원해 실력행사를 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런 격렬한 싸움이 벌어질수록 4대강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이는 이 대통령의 레임덕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하반기 정국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우 대변인은 여당 내부의 치열한 권력 다툼을 예상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 패배로 한나라당 친이계와 친박계 중 전당대회에서 패하는 진영은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사이에 정치 생명을 건 대결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됐다"며 "레임덕을 차단하기 위해 검찰 등 권력기관을 동원해서 야당뿐 아니라 한나라당 내부의 동요하는 세력까지 겨냥한 사정 국면이 국정 하반기에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 야권도 쇄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기식 위원장은 "2012년 대선은 여당의 유력후보로 이명박 대통령의 대척점에 서 있는 박근혜 전 대표가 거론되고 있어 심판론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혁신을 통해서 미래의 비전을 새롭게 보여주고 교육과 복지 등 사회경제적 개혁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우상호 대변인도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주당에 대한 따가운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여서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하는 야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나갈 것"이라며 "송영길, 이광재, 안희정 등 386 단체장 단선을 계기로 30대, 40대 젊은 정치인들이 내실있게 공부하고 미래의 비전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규 위원장은 "민주노동당은 지방공동정부 운영에 참여하면서 비정규직, 철거민 등 사회적 약자의 문제에 앞장서겠다"며 "향후 총선을 대비해 새로운 인물군을 발굴하고 민주진영 전체 승리를 위해서 더 적극적이고 유연한 자세로 담당할 몫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6.2지방선거 이후 정국 어디로 가나'(오마이TV 생방송) 토론이 4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 이상규 민노당 서울시당위원장, 김기식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사회자 겸)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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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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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레임덕 시작됐다 4대강 사업 강행하면 가속화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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