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 청사포 아름다운 전설이 깃는 망부송 ⓒ 송유미
▲ 청사포 아름다운 전설이 깃는 망부송
| ⓒ 송유미 |
|
부산 해운대구 중2동에 존재하는 청사포는 동네 이름이 참 이쁘다. 이 지명의 유래는 푸른 뱀이 나왔다는 전설로 인하여 청사포라고 처음에 쓰였으나, 뱀 '사(蛇)'자가 좋지 않다 하여, 맑을 '청(淸)' 자와 모래 '사(沙)'를 따서 청사포로 바꾸고, 그후 청사서당의 학도들이 청사포(靑沙浦)라고 고침으로 현재에 이른다.
청사포 마을이 최근 관계청의 '행복한 도시 어촌 청사포 만들기'사업 계획으로 조만간 각종 건축디자인을 도입한 산뜻한 시설로 거듭난다는 소식이다. 청사포 마을은 옛날부터 내려오는 아름다운 전설이 있다. 아주 먼 옛날 정씨 부부가 살았는데, 바다에 나간 남편이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았고 한다.
남편 정씨를 기다리다 끝내 저 세상으로 간 지어미의 넋을 불쌍하게 여겨 용왕이 그녀의 남편을 뱀으로 환생시켜 두 사람 다 하늘로 승천케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어부의 아내가 남편을 기다리기 위해 소나무 등걸에 기대어 기다렸다는, 망부송이 포구 가까이 있고, 이 마을 사람들은 정씨 부인을 위해 사당을 마련하여 해마다 풍년을 기원하는 제를 지내고 있다.
a
▲ 아름다운 청사포 마을 ⓒ 송유미
▲ 아름다운 청사포 마을
| ⓒ 송유미 |
|
청사포는 해운대 달맞이 언덕의 해월정을 지나서 왼쪽에 청사포 가는 안내 표지가 나온다. 그러나 자칫 지나치면 달맞이 고갯길로 가버릴 수가 있다. 청사포는 달맞이길이 위치한 와우산 자락에 있어 자가용을 이용할 때 항상 이정표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 멀지 않는 옛날에는 청사포는 '새터 마을'이라고도 불리웠다고 전한다. 그림 엽서 같이 아름다운 청사포구. 이 포구의 진경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새벽 시각이 제격이다. 동해안에서 청사포 일출만큼 아름다운 곳도 드물다 하겠다.
청사포를 아름다운 풍경으로 만드는 힘은 무엇일까. 아마도 동해남부선이 지나는 '바다 철도'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런데 이 아름다운 철길이 머지 않아 사라질 거라 한다. 바다를 품고 달리는 기찻길이 있어, 너무나 서정적인 어촌 풍경을 만들어 주던, 낭만과 꿈이 흐르는 '바다 철도'가 사라진다니 관광객의 한 사람으로 참 아쉽다….
a
▲ 기찻길 옆 청사포 ⓒ 송유미
▲ 기찻길 옆 청사포
| ⓒ 송유미 |
|
청사포 마을의 특산품은 미역이다. 이른 봄철부터 커다란 널판지나 담 벽에 걸어 말리는 풍경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청사포. 예로부터 유명한 '다릿돌'이 바다 속에 징검다리처럼 암초가 형성되어 있어 미역이 많이 생산된다고 한다. '기장 미역'이 좋다고 하지만 청사포 미역도 이에 못지 않지 않다. 청사포 어민들은 매년 풍어를 기원하는 당산제와 4년마다 별신굿을 지내고 있다.
날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는 청사포는, 최근 횟집과 조개구이 집이 늘어나고 있고, 이 음식점 중에는 언론 매체를 타고 상당히 유명한 음식점도 많다. 점점 현대화 되어가면서 우리의 전통적인 어촌 문화가 사라지고 있는 청사포. 그러나 숱한 세월에도 변함없이 관광객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일출이 여느 포구보다 유난히 아름다운 포구.
이 마을에는 구석기 시대의 유적으로 확인되는 <망치돌> <받침돌> <다면석기> 등이 많이 채집되기도 했다. 이러한 유적들은 한일문화교류와 문화전파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다릿돌'을 노래하는 민요 및 <비야 비야 오지 마라> <담바구타령> 등 많은 민요와 민담이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다.
야간에는 청사포 방파제에 즐비한 포장마차촌이 형성된다. 청사포는 일출도 아름답지만 월출도 아름다운 곳이다. 특히 새벽 일출이 아름다워 사진작가에게 인기가 많다.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지점이라 낚시꾼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a
▲ 청사포 마을 ⓒ 송유미
▲ 청사포 마을
| ⓒ 송유미 |
|
뱃길도 발길도 묶인지 사흘이다.
하루에도 서너번씩
작부처럼 제 몸을 내 주는 외항에서
총총히 발 묶인 그리움을
연필로 눌러쓰면,
빈 배처럼 멀미이는 사랑…
육자배기 가락처럼
흐느끼듯 신음하는 파도,
속절 없어라, 기약 없어라
뱃고동 울리며 꿈길인듯 따라오는
새벽달 하나,
<외항>중-송유미
a
▲ 청사포 일출 ⓒ 송유미
▲ 청사포 일출
| ⓒ 송유미 |
|
청사포 근처에는 성철 스님이 한때 머무르면서 휴식을 취했다는 '해월정사'라는 아담한 절집이 있다. 동해와 남해의 분기점이라 월출의 장관에서 월몰의 경이로움까지 느낄 수 있기에, 대종사 성철 스님은 절집 이름을 해와 달을 품고 있다는 뜻에서 '해월정사'라고 지었다고 전한다.
a
▲ 해월정사 ⓒ 송유미
▲ 해월정사
| ⓒ 송유미 |
|
청사포 마을은 그동안 해운대 신시가지와 가까운 거리지만 개발에 밀려 낙후되었으나, 이제 어민들의 삶의 터전으로 활용할 '청사포 마켓'이 들어설 계획. 마을의 해녀들과 어민들이 바다에서 잡아온 해산물과 미역 등 각종 수산물을 상품화시켜 주민 소득증대에 기여할 현대식 시장도 들어 설 계획이다.
기존의 방파제는 업그레이드 해 소리와 빛으로 청사포의 정겨움을 나누도록 하는 '랜드마크 방파제'로 탈바꿈하고, 바다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쌈지공원이 조성되어, 기존 등대와 등대 사이 100m 구간 바다 위를 가로질러 등대경관 브릿지가 조성되고, 공영주차장과 화장실 같은 편의시설도 보강될 예정이다.
인적이 드물어 평화롭고 한가로워 너무나 한국적인 어촌 분위기를 가지고 있던 청사포. 바다 철도가 사라진다면 어떤 모습의 포구가 될까. 그러나 미리 애써 상상할 필요는 없을 듯도 하다. 저 하늘만한 바다 풍경에 솟구치는 일출만으로도 충분히 청사포는 아름다울 테니까….
a
▲ 수평선에 빨래를 널다 ? ⓒ 송유미
▲ 수평선에 빨래를 널다 ?
| ⓒ 송유미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