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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카드' 가져온 마라도나에게 졌다"

[신문선의 거침없는 하이킥] 한국-아르헨티나전을 평가하다

10.06.18 12:02최종업데이트10.06.1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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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에게 졌다. 한국팀은 고기가 없는 곳에 그물을 친 것이다."

 

축구해설가 신문선(명지대 기록정보과학 전문대학원 교수)이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신문선의 거침없는 하이킥, 아르헨티나전을 평가한다' 오마이TV 생방송에 출연해 지난 17일 2010 남아공 월드컵 B조 예선 2차전 한국과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 대해 정윤수 문화평론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축구해설가 신문선 교수(명지대 기록정보과학 전문대학원· 전 SBS 해설위원)는 지난 17일 한국이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예선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 대 4'로 패한 원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신문선 교수는 18일 오전 <오마이TV>를 통해 생중계된 <신문선의 거침없는 하이킥, 아르헨티나전을 평가한다>에 출연, "첫째 패인은 전략적 실패였다"며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 감독이 '의외의 카드'를 들고 나왔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르헨티나의 베테랑 미드필더인) 후안 베론이 (부상으로) 결장한 것이 오히려 한국팀에 부담이 됐다"며 "마라도나 감독이 베론이 빠진 자리에 리오넬 메시를 투입하는 바람에, 메시는 (한국팀의 쳐놓은) 수비 그물망을 피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팀은 메시가 측면 쪽에서 한국 수비를 허물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판단, 수비 간격을 좁혀 삼각형 형태로 메시를 차단하겠다는 전술이었다. 그런데 베론이 빠지다보니까, 메시가 측면보다는 중앙에서 플레이를 했고, 한국 수비수가 쳐 놓은 그물을 벗어났다. 고기가 없는 곳에 그물을 친 것이다."

 

"심적 부담 털고 왜 맘껏 못했는지... 그게 아쉽다"

 

축구해설가 신문선(명지대 기록정보과학 전문대학원 교수). ⓒ 유성호

신문선 교수는 또 다른 패인으로 한국 선수들의 심적 부담을 지적했다. 그는 "아르헨티나는 패스를 무려 558개를 한 반면, 한국은 359개를 했다. 약 199개의 패스 차이가 났다"며 "패스 성공률도 낮았고, 그래서 한국은 전체적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패스 숫자나 성공률이 낮았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선수들의 심적 부담이 컸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그는 "가뜩이나 긴장하고 심리적으로 얼어붙었는데, 첫 골을 자책골로 먹으면서 더 얼어붙었다"며 "전반전 경기 종료 직전 (한국이) 한골을 넣으면서 후반전 초반에는 (아르헨티나와) 거의 대등한 흐름으로 갔던 것도 심리적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신문선 교수도 박주영의 자책골이나 후반전 초반 2대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염기훈이 득점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그는 "(전반전 종료 직전) 아르헨티나가 한 골을 먹었을 때 마라도나 감독의 표정은 완전히 얼었다"며 "후반전에서 양 팀의 패스 숫자 차이가 줄었다. 후반 12분 염기훈이 이청용의 패스를 받아서 골을 넣었다면 경기는 예측하지 못할 상황으로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허정무 감독도 경기가 끝난 뒤, 염기훈의 득점 실패에 대한 아쉬움을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신 교수는 일부 팬들이 경기 결과를 놓고 선수 개개인을 비판하는 흐름에 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이번에 한국 축구 문화의 단면을 보는 것 같다"며 "왜 (차두리를 빼고) 오범석이를 투입했냐, 왜 박주영이는 자책골을 넣었느냐 등의 얘기는 조심해야 한다"며 "축구 선진국에서는 그렇게 하지도 않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또 "이번 예선전은 세 경기이고, 우리의 목표는 '원정 16강 진입'"이라며 "아르헨티나 경기는 전쟁으로 치자면 조그만 국지전인데 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는 만큼 길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우리나라 축구 문화는 결과에 목을 맨다"며 "어제 경기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자책골이나 업사이드 논란이 아니라, 전적에서 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털고, 한국 축구가 갖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즐겼으면 했는데, 왜 맘껏 하지 못했는지, 그것이 가장 아쉬웠다"고 강조했다.

 

(* 상세한 기사 이어집니다)

2010.06.18 12:02 ⓒ 2010 OhmyNews
남아공월드컵 아르헨티나전 신문선 신문선 해설위원 박주영 자책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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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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