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대통령실 기록물생산현황
정진임
세 번째, 비전자기록물 생산보고 내용을 보면 대통령실의 경우, 지난해 총무기획관실에서는 문서 93권, 메시지 기획관실은 문서 3권, 민정수석실은 기타종이기록물 1427건을 생산했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기타종이기록물은 종이로 들어온 보고서 종류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 또한 문제가 많다. 만약 이 보고가 사실이라면 이들 외의 모든 부서에서는 전자문서로만 업무처리를 했다는 것인데, 업무의 특성상 대면보고가 불가피한 청와대에서 이러한 통계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더군다나 이미 수차례 언론보도를 통해서도 이명박 대통령은 대면보고를 즐긴다는 사실이 공공연히 알려졌다. 그런데도 종이기록은 몇 개 부서에서만 생산됐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에 대해 전직 대통령실 기록연구사를 지낸 조영삼 교수(한신대 국사학)는 "대통령실의 경우, 대통령 또는 수석에게 불가피하게 대면보고를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함에도 이렇게 종이기록물의 양이 적은 것은 종이기록물로 생산된 중요 기록물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멸실되었거나, 생산현황 통보가 부실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통계수치가 이상한 것은 대통령실뿐이 아니다. 경호처 역시 허점이 보인다. 경호처의 경우에는 종이문서가 158권에 불과하다. 또한 전자기록물 중 개별업무시스템에서 생산된 기록은 단 한 '종'도 없는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개별업무시스템에 단 한종의 기록이 없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청와대출입관리기록은 이에 해당하는 시스템으로 기록을 생산하고 있을 텐데, 이 자료조차 빠져 있는 것이다. 경호처 역시 기록을 누락하거나 멸실하고 있다는 의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외에도 2008년에는 홍보기획관실에서 한 선물관리는 왜 지난해부터는메시지기획관실에서 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청와대의 부실한 기록관리, 책임은 누구에게?우리는 매일매일 기록을 한다. 내가 일부러 기록을 하려 하지 않아도 나의 모든 행위는 기록된다.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내민 신용카드 지출내역도, 친구와 주고받은 핸드폰 문자도, 지금 쓰고 있는 이 글도 모두 기록인 것이다. 이 기록을 통해 나는 나의 행위를 증명하고, 생각을 전달하고, 기억할 수 있다.
청와대는 이번에 지난해 기록을 생산한 내용에 대해 그 정보를 공개하고, 홈페이지에 공표했다. 청와대가 기록을 생산한 내용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든다.
몇 개의 숫자로만 이루어진 보고만으로도 이렇게 허점을 금방 확인할 수 있는데, 이렇게 부실한 기록관리로 국민들과 이후 세대에 어떻게 자신들의 행위를 보여주고, 책임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
청와대가 진정으로 국민과 소통하고, 책임 있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인정받고 싶다면 먼저 그러한 업무의 근간인 기록관리부터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허술하기 짝이 없는 이번 보고 내용 또한 분명하게 해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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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는 대면보고 즐긴다는데 왜 종이문서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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