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완주 지사 임기 내 수사 가능할까?

山色古今同

'人心朝夕變山色古今同(인심조석변 산색고금동)'이라는 옛말이 있다. 사람의 마음은 아침저녁으로 변하지만 산색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한결같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현재 전북의 현안을 볼 때 산색은 무엇이며 인심은 또 누구일까? 예나 지금이나 언론과 검찰의 역할은 늘 한결같다. 먼저 언론은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서 사회현상을 찾아 진실만을 보도하고 이로써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며 기록으로 남기는 데까지 그 정성을 다한다.

검찰은 범죄를 수사하고 공소를 제기하는 곳으로 법질서를 세우고 사회의 안녕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국가작용으로서의 기관이다.

대한민국의 검찰은 아래로는 필부(匹夫)로부터 위로는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죄가 있는 곳에 반드시 존재한다는 신조로 일해 온 듯하다. 실제로 노무현 대한민국 16대 대통령도 재임시절 포괄적 뇌물 수수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고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었다.

언론도 이와 같은 일이 있을 때마다 어김없이 법보다 더 날카롭게 이들을 꾸짖고 질타했으며 최선의 양심자인 듯 뽐냈다. 이처럼 언론이나 검찰은 변함없이 그야말로 산색이 고금동하다.

人心朝夕變

그러나 옛말처럼 인심이 문제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는 김완주 전북도지사의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에 대해 몇 가지 의혹을 제기했었다.

전공노에 따르면 김완주 지사는 재직 시 지급대상자가 아닌 실·국장 및 실·과장들에게 도정업무 추진 격려금 명목으로 100여 건에 1억여 원을 지급했다. 또 국회의원, 도의원 등 정치인에게 격려금을 9건에 2200여 만원을 지급했고, 역시 지급대상이 아닌 일반인과 경찰공무원등에 15건에 1800여 만원을 지급한 것은 공직선거법위반과 뇌물 공여로 보았다.

또한 전체 업무추진비 6억 7천여 만원 가운데 2억 3천 여 만원을 현금으로 사용하고, 증빙서류를 확인할 수 없는 68건 6900여 만원 역시 공직선거법위반의혹, 횡령의혹, 뇌물공여의혹 등이 매우 커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

이에 따라 전공노는 김 지사를 '공직선거법위반 및 업무상배임'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고(2010.3.30) 다시 전주지방검찰청에 이관돼 이제 80여일이 지났다. 그런데 검찰의 반응이 의외다. 최근 검찰에 따르면 단체장의 업무추진비의 내역까지 수사하는 것은 행정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판례가 있다. 충북 음성군수, 전남지사, 광광역시장 등이 잘못 집행한 업무추진비와 관련해 90~1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죄가 있다고 판단되면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사람이 다르다. 역시 인심이 문제인가 보다.

언론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업무추진비 부당사용에 대한 의혹이 일자 재빨리 보도했으나 지금은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새만금만 얘기하거나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면서 살 것인가에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왜 그럴까? 필자가 보기엔 최근에 큰 전환점이 있었다. 바로 김 지사가 이번 6·2지방선거에서 다시 도지사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때문에 입을 다물고 있나보다. 또 다른 하나는 김 지사가 수 년전에 A모 검사장에게도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바 있어 주저하는 것은 아닌지. 조석변하는 사람이 문제임에 틀림없다.

전북도민들의 바람은 무엇이고 진정으로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또 무엇일까? 언론과 검찰에 기대하는 것은 있을까? 혹시 아는가, 사람이 바뀌든지 아니면 임기가 끝나면 노무현 대통령처럼 수사에 임할지.

산색에 머무는 인심은 조석변 했어도 예나 지금이나 산색은 고금동 했으니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다같이 검찰이 언제나 수사에 착수할지, 언론은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진실을 파헤쳐 보도할지, 궁금해 하면서 모든 도민들은 큰 관심을 갖고 지켜 볼 일이다.

덧붙이는 글 | 전북연합신문 6월 24일자 게재

덧붙이는 글 전북연합신문 6월 24일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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