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본회의 표결, 친이계 내부서도 반발 기류

서명 인원 기대에 못 미쳐... 국회의장 직권상정 여부가 관건

등록 2010.06.25 19:13수정 2010.06.25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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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재석 31명 중 찬성 12인, 반대 18인, 기권 1명으로 부결된 가운데, 찬성입장을 밝힌 여당 간사인 최구식 의원이 동료 의원들에게 이후 처리되는 관련 법안과 관련해 설명을 하고 있다. ⓒ 권우성

22일 오후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재석 31명 중 찬성 12인, 반대 18인, 기권 1명으로 부결된 가운데, 찬성입장을 밝힌 여당 간사인 최구식 의원이 동료 의원들에게 이후 처리되는 관련 법안과 관련해 설명을 하고 있다. ⓒ 권우성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부결된 세종시 수정안 관련 4개 법안이 오는 29일 본회의에 부의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한 한나라당 친이계 내부의 비판도 만만치 않다.

 

지난 22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세종시 수정안 4개 법안이 부결된 뒤 곧바로 이어진 본회의 부의요구서에 서명한 의원들은 25일 오후 3시 현재 62명. 당초 '100명이 넘는 서명을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던 것에 비하면 한풀 꺾인 기세다.

 

정운찬 국무총리와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거듭 세종시 수정안의 본회의 표결 필요성을 언급했고 친이 직계 정두언 의원까지 나서서 독려했음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예상되는 것은, 세종시 수정안의 본회의 부의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세종시 수정안 본회의 부의요구서에 서명한 한나라당 의원 명단 

강명순 강성천 강승규 강용석 권경석 권성동 권택기 김금래 김기현 김동성 김성회 김소남 김정훈 김효재 나성린 박진 박상은 박순자 박영아 박준선 배은희 백성운 손숙미 신상진 신영수 신지호 심재철 안경률 안형환 안효대 원유철 원희목 윤  영 이군현 이두아 이범관 이병석 이사철 이애주 이윤성 이은재 이정선 이춘식 임동규 장광근 장윤석 장제원 정두언 정미경 정병국 정양석 정옥임 정태근 조문환 조진래 조해진 진성호 진수희 차명진 최병국 허천 현경병 (6월 25일 오후 3시 현재)

 

"화합해야한다면서 본회의 투표해서 친이·친박 가르나?"

 

중립성향으로, 6·2 지방선거 패배 뒤 당 내 초선의원 쇄신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김성식 의원은 25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에서 표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정부-여당은 이번에 이렇게 하는 것이 명분을 얻으려다 민심을 또 한 번 잃는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본회의 표결 추진이 친이계 내부의 '줄세우기'가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김 의원은 "의원 30분 이상이 서명을 하면 (본회의에) 부의 될 수 있는데, 이것을 100명 이상까지 채우겠다고 하면 그런 오해도 받을 소지가 있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그동안 세종시 수정안을 찬성했던 친이계 의원들 중에서도 6·2지방선거의 민심을 받아들일 때에는 확실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일 때, 오히려 정부가 또는 한나라당이 다른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 이런 차원에서 매우 우려하고 신중해하는 의원들도 많다"고 당 내 분위기를 전했다. 김 의원은 "지금부터는 정치의 실종을 막아야 한다"며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 가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전한대로, 부의요구서에 서명하지 않은 한나라당 의원들 중에서는 세종시 수정안의 본회의 부의나 이를 위한 서명을 받는 작업을 통해 세를 과시하려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의원들이 있었다.

 

한 친이계 재선 의원은 "본회의에서 투표를 하게 되면 수정안에 찬성표를 던지겠지만, 본회의 부의에 필요한 서명만 받았으면 됐지 세를 과시하려고 할 필요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본회의에서 투표하면 찬성을 할지 기권을 할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밝힌 한 친이계 초선 의원은 "본회의 투표하면 친이·친박 명단이 확실히 생기는 건데, 선거 진 뒤에 친이·친박 화합해야한다면서 굳이 이러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9일 본회의 표결처리 요구할 듯... 공은 박희태 의장에게

 

하지만 세종시 수정안 본회의 표결은 예정대로 추진될 전망이다.  필요한 30명의 서명은 이미 채웠고, 주말 동안 서명을 더 받아 28일 본회의에 부의요구서를 제출, 29일 표결처리를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공은 박희태 신임 국회의장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민주당이 본회의 표결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여야 간 의사일정 협의가 어렵기 때문에 문제는 결국 박 의장이 직권으로 세종시 수정안을 상정하느냐로 귀결된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박 의장을 만나 세종시 수정안을 직권상정해선 안된다고 요청했으며, 이에 대해 박 의장은 여야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박 의장이 취임 이후 줄곧 밝혀온 국회운영 방침은 "법대로 하겠다"는 것. 30인 이상의 부의요구는 법적으로는 별 하자가 없기 때문에 시기야 뒤로 미뤄지더라도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은 높아보인다.

 

그러나 직권상정 이후 몰아닥칠 정국 경색도 걱정해야할 상황이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만약 세종시 수정안을 일방적으로 직권상정 하는 행태를 보인다면 그야말로 국민을 상대로 한 선전포고이며 의회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태도와 다를 바 없다"고 경고했다.

 

자유선진당도 뜻을 같이 하고 있다. 민주당과 선진당은 세종시 수정안이 본회의 안건으로 올라올 경우 회의에 불참, 재적 과반수를 미달시키는 방법으로 표결 시도 자체를 무산시키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하기 위해선 한나라당 친박계 의원들과의 공조가 필수적인데, 친박계 내에서 이런 상황에 대한 통일된 움직임은 없다. 박근혜 전 대표의 측근인 이정현 의원은 "세종시 수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참석해서 기꺼이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2010.06.25 19:13 ⓒ 2010 OhmyNews
#한나라당 #세종시 #표결 #본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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