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언론, 제발 입 좀 열라

조병현의 패러독스 이야기

등록 2010.06.29 13:33수정 2010.06.2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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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에 人之生也直 罔之生也 幸而免(인지생야직 망지생야 행이면)이라는 말이 있다. 인생이란 곧아야(정직) 하는데 곧지 않게 사는 것은 요행으로 (벌을)모면해 간다는 것. 즉, 정직하지 않으면서도 살아 있다는 것은 요행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정직하게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좁은 의미로 해석한다면 거짓이 없이 산다는 말일 게다. 하지만 의미를 좀 더 확대해 보면 본디 주어진 일을 마치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도 곧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세상 속에서 사람에게 주어진 일은 무엇일까? 너무나 많은 일들이 사람에게 주어졌지만 현대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언론일 게다.

 

언론은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서 사회현상을 찾아 진실만을 보도하고 이로써 올바른 여론을 형성함으로써 사회구성원들이 정직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기능과 함께 기록으로 남기는 데까지 그 정성을 다한다. 따라서 언론도 공자의 지적과 같이 정직해야 함은 두말 할 나위 없다.

 

전북에선 최근 무슨 일이 있었나

 

김완주 후보가 6·2지방선거에서 다시 전북도지사로 당선됐다. 그는 누구인가? 지난 2006년 7월1일부터 2008년 6월 30일까지 2년 동안 집행한 '시도지사 기관운영 업무추진비'사용내역 중 위법, 탈법의 의혹이 있는 점에 관하여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으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으로 지난 3월 30일 검찰에 고발됐다.

 

고발장에 따르면 국회의원, 도의원 등 정치인에게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제공한 사례(9건 2천290만원), △경찰공무원 등에게 금원을 제공한 사례(8건 770만원), △격려금 지급대상 자격이 없는 민간인들 및 민간단체들에게 금원을 제공한 사례(7건 1천50만원), △현장근무자가 아닌 국장, 과장 등 고위공무원 등에게 격려 명목으로 현금을 지급한 사례(103건 1억10만원), △업무관련 격려금 중 최종수요자의 영수증, 전달자의 집행내역서 및 구체적인 지급 내역조차 기재되지 않은 사례(68건 합계 6천890만원), △물품구입 후 물품관리대장도 작성하지 않고 수령자의 날인이나 영수증을 누락한 사례(합계 1억원 이상) 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같은 일은 어느 정도의 처벌을 받게 될까? 정치자금법 제31조(기부의 제한) 제1항은 "외국인, 국내·외의 법인 또는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 동조 제2항은 "누구든지 국내·외의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45조 제2항은 제31조를 위반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지사는 이 상태에서 선거를 치렀다. 검찰은 수사를 강행하지 않았고 현재도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

 

전북언론은 적극적으로 보도해야 한다

 

그렇다면 전북도민은 이와 같은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만약에 아는 이가 많지 않다면 그것은 또 왜일까? 필자는 언론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전북도의 수장이 재임기간 동안에 벌인 일을 도민이 모르고 있다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특히 허물에 관한 것이라면 더욱 그러해야 할 것이다.

 

재임 동안에 칭찬받을 일이 있으면 당연히 칭찬하고, 책임을 묻거나 지은 죄가 있으면 이 또한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어물쩍하게 넘길 일은 아니다.

 

이 부분에서 언론의 역할과 책임이 크다. 재임 동안에 행한 허물이 당선으로 무마되거나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는 본인을 포함해 언론과 검찰 및 모든 도민에 이르기까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오직 정직하고 올바른 것은 드러나야 하고 이를 실현하는데 모두가 힘을 다해야 한다. 破邪顯正(파사현정)이라는 말이 있다. 사악한 것을 깨뜨려서 올바른 것을 나타나게 한다는 뜻이다. 언론은 적극적으로 보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 이 순간 전북에 어떤 '邪'가 있어서 '正'을 나타나게 하는데 방해가 되는지 돌아보고, 그 속에 혹시라도 언론이 있다면 스스로 삼가고 도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일부 언론들이 앞으로 4년 동안 김 지사와 밀월을 꿈꾸거나 장학생을 기대하고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닐 것이라고 필자를 포함해 도민은 굳게 믿는다.

덧붙이는 글 | 전북연합신문 7월1일자 게재 예정

2010.06.29 13:33ⓒ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전북연합신문 7월1일자 게재 예정
#사회 #업무추진비 #언론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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