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수사 시작, 김완주 지사는?

조병현의 패러독스 이야기

등록 2010.07.07 13:58수정 2010.07.0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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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완주 전북도지사와는 무슨 공통점이 있을까? 하나는 지방자치단체의 수장이요, 다른 하나는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는 것이요, 또 다른 하나는 6억 7천 여 만원이나 되는 돈을 업무추진비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 많은 돈은 두 단체장이 지난 2006년 7월 1일부터 2008년 6월 30일까지 2년 동안 각각 집행한 업무추진비다. 인구 1천만의 수도 서울시장과 인구 180만의 전북도지사의 업무추진비의 규모가 비슷하다는데 일단 놀랍다.

 

김완주 지사는 그 많은 돈을 어디에 썼나?

 

그러면 김 지사는 이 많은 돈을 어디에 사용했을까? 먼저 소외계층을 위해 썼다. 전북에는 당시(2008년 11월 기준) 양로원, 보육시설, 장애인 등 생활시설에서 24시간 상주하는 소외계층만 살펴도 258개소에 1만 1천 여 명에 이르렀다.

 

전공노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위 기간 동안 무려(?) 40만원(업무추진비 사용 대비 0.06%)을 사용했다. 같은 기간에 서울 시장은 2700만원(4%)을 지출했다.

 

전북도지사가 이와 같은 소외계층에 사용한 업무추진비를 단순하게 계산해 보면 2년 동안 소외계층 1인당 35원 남짓으로 1년에 18원에도 못 미친다는 셈이다. 여기에 24시간 상주하는 곳이 아닌 이용시설로 분류된 7772개소의 소외계층까지 합한다면 계산이 불가능하다.

 

둘째, 먹고 마시는데 썼다. 전공노에 따르면 김 지사는 간담회 등을 통해서 식대로 1억 8천 여 만원을 사용했다. 업무추진비 6억 7천 여 만원 중 26.8%에 이른다. 소외계층에 지출한 것과는 무척 비교되는 금액이다.

 

셋째, 불법적으로 사용했다. △국회의원, 도의원 등 정치인에게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제공(9건 2천290만원). 경찰공무원 등에게 금원을 제공(8건 770만원), 격려금 지급대상 자격이 없는 민간인들 및 민간단체들에게 금원을 제공(7건 1천50만원), △현장근무자가 아닌 국장, 과장 등 고위공무원 등에게 격려 명목으로 현금을 지급(103건 1억10만원)했다.

 

처벌 규정과 검찰의 수사 의지

 

이렇게 지출된 업무추진비는 수억 원을 웃돈다. 전공노는 16개 시도 및 광역 단체장에 대한 탈법 의혹이 있는 점에 관하여 공직선거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완주 전북도지사도 포함됐다.

 

 이와 같은 일은 어느 정도의 처벌을 받게 될까? 정치자금법 제31조(기부의 제한) 제1항은 "외국인, 국내·외의 법인 또는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 동조 제2항은 "누구든지 국내·외의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45조 제2항은 제31조를 위반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근 서울중앙지검은 전공노가 오 시장을 고발한 것과 관련해 고소인과 서울시청 비서실 관계자를 소환해 업무추진비와 관련된 정확한 사용처 등을 집중 조사했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시에서 제출한 모든 자료와 참고인, 고발인 등의 진술내용을 검토하고 나면 오세훈 시장까지도 직접 불러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완주 전북도지사도 오 시장과 함께 고발됐고 현재 3개월 여가 지났다. 서울중앙지검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전북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안 보인다.

 

검찰은 하루 속히 김 지사의 고발건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해야 하고, 했다면 조속한 결말을 내야 한다. 죄가 있으면 엄격하고 공정하게 반드시 책임을 묻고, 없다면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만일 검찰이 여론을 주시하면서 수사여부를 모색하고 있다면 큰 착각이다. 이미 저질러진 일이 여론에 따라 좌우될 수도 없거니와 진실은 결국에 힘차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부패한 것은 감추면 감출수록 속에서 더욱 부패의 정도가 심해지고 더 고약한 악취를 풍기게 되는 법이다.

 

180만 전북도민들은 악취가 나지 않는 청정한 곳에서 살고 싶어 하지 않겠는가?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북연합신문 7월 8일자 게재 예정

2010.07.07 13:58ⓒ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전북연합신문 7월 8일자 게재 예정
#사회 #업무추진비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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