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주갯벌에는 각종 이름모를 생명체들이 자신만의 독특한 흔적을 남기며, 왕성한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충남시사 이정구
삽교호와 아산호를 경계로 자연스럽게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던 인주 앞바다는 손꼽히는 황금어장의 하나였다. 이후 물막이 공사와 함께 급격한 환경변화가 일어나자 다양한 생명체가 살아가던 해양습지 생태계가 큰 혼란에 빠졌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갯벌은 그 기능을 상실한 채 사망선고를 받았다.
다시 30여 년이 흘렀다. 아산시가 갯벌을 매립해 산업단지를 조성하면 해양항구도시로 거듭나 고용창출, 세수확대 등 엄청난 지역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며 갯벌매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주 앞바다와 걸매리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인주 앞바다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어민들은 먼저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갯벌매립을 반대하며, 겨우 숨쉬기 시작한 갯벌을 두 번 죽일 수 없다고 막아섰다.
지난 1년 어촌계 어민들과 함께 한 생태탐사를 통해 인주면 걸매리 갯벌에는 칠게, 농게, 청게, 참게, 꽃게 등 게 종류부터 숭어, 망둥어, 우럭, 붕장어, 볼락, 실뱀장어 등 생선과 삐쭉이, 소라, 피조개, 가리맛 등이 해를 거듭할수록 개체 수를 늘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더욱이 올해는 백합까지 나타나며, 황금어장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걸매리 갯벌에서 중대백로, 쇠백로, 왜가리, 괭이갈매기, 재갈매기, 알락꼬리마도요 등과 도요새 무리 수천 마리가 어울려 먹이 다툼을 하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 특히 국제자연보존연맹(IUCN)과 국제조류보호회의(ICBP)가 멸종위기 종으로 분류한 노랑부리백로와 알락꼬리마도요도 수백 마리의 발견은 큰 수확이었다.
게다가 갯벌생태의 완성단계인 칠면초 군락까지 광범위하게 펼쳐져 인주면 걸매리 갯벌이 더 이상 죽음의 펄이 아닌, 생명의 펄임을 증명하는 자연현상이 곳곳에서 관찰되고 있다.
앞으로 어떠한 생명체가 또 다시 나타나 놀라움을 줄지도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충남시사신문>과 <교차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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