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서울광장 개방 문제를 보자. 27일 김형식 시의원(민주당, 강서구2)이 시정 질문에서 "광장이 개방되면 서울광장에서 집회와 시위가 남발될까 걱정되나"라고 묻자, 오 시장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이에 김 의원은 "만약 서울광장에서 집회와 시위가 많이 열리면 그건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 오세훈 시장의 무능 때문"이라며 "역사상 모든 사회적 혼란의 책임은 지도자의 무능과 부패, 독선과 실정에 있는 것이지 시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 기회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원을 이루는 가장 본질적인 자유"라며 "이러한 자유를 조금도 침해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에 오 시장은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제약하려는 것은 전혀 아니"라며 즉각 반박했다.
서울광장 개방에 대한 오 시장의 생각은 앞서 서울광장 사용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하는 서울광장조례개정안이 통과되었던 지난 13일, 오 시장이 곧바로 '재의요구'를 하겠다고 밝힌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김용석 시의원(민주당, 도봉구4)은 25일 시정 질문을 통해 오 시장의 재의요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 김연선 서울시의원(민주당, 중구)이 27일 오후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한강에 떠 있는 물고기 사체 사진을 보여주며 오세훈 시장의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비판하고 있다. 권우성
▲ 김연선 서울시의원(민주당, 중구)이 27일 오후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한강에 떠 있는 물고기 사체 사진을 보여주며 오세훈 시장의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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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르네상스 사업 역시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의원들 사이의 견해차가 컸다. 시정 질문 둘째 날, "서해뱃길 사업을 왜 하려고 하느냐"는 오승록 시의원(민주당, 노원구3)의 질문에 오 시장은 "초기에는 적자가 예상되지만 적어도 5년, 늦어져도 10년 내에 중국 동부 연안의 신흥부자들을 끌어들이는 돈길조성 사업이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에 서해뱃길 사업의 핵심인 국제크루즈선과 국내크루즈선의 경제성 그리고 수상호텔의 사업타당성 등을 하나하나 지적해 나가던 오 의원은 "허심탄회하게 한 번 이야기를 해보자"며 "결국은 관점의 문제, 가치관의 문제, 사업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겠나"라고 오 시장에게 물었다. 그러자 오 시장은 이와 같이 답했다.
"앞으로 많은 논쟁이 시의회에서 있을 텐데, 이 점 하나만큼은 기본전제가 됐으면 좋겠다. 서울은 아시다시피 산업기능이 없다. 공장도 없다. 산업구조의 87%가 서비스업종이다. 관광수입이 지금 서울의 GRDP(지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가 안 된다. 그런데 우리보다 앞서 있는 도시들은 거의 10%에서 15%를 창출한다. 방금 전에 오 의원이 이게 과연 시급하냐, 이렇게 말했다. 저희는 굉장히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오 시장의 강경한 태도에 오 의원은 "이 사업은 예산이 반영되지 않으면 한 치도 못 나가는 사업"이라며 "서로 마주보며 달려오는 열차처럼 오 시장이 이런 (시의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을 밀어붙이고 결국 의회에서는 반대하고, '나는 이 사업 하고 싶은데 의회에서 반대했다', 이런 장면을 연출하고 싶은 것은 아닌가?"라고 오 시장을 압박했다.
하지만 오 시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다시 한 번, "지금 내륙 연안관광을 굉장히 과소평가하고 계시는데, 국민소득 2만 달러 수준을 넘어서기 시작하면 내륙 연안관광이 굉장히 활성화되는데 앞으로 두고 보십시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오 시장의 '확신'에도 민주당 시의원들은 서해뱃길 사업의 '타당성'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오승록 의원은 30일 기자회견에서 "오 시장이 5년, 10년은 적자가 나도 그 이후에는 흑자가 날 것이라고 했는데 국제크루즈선 민간사업자는 25년 동안 매년 25억씩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했다"고 오 시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어서 그는 "그걸 (국제크루즈선 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서울시에서) 국내선을 허락해줬고 그걸로 안 되니까 수상호텔까지 허락해줬다, 만약 호텔까지 흑자가 안 나면 카지노 허가와 같은 이야기도 나올 것"이라며 "이렇게까지 한강을 개발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성토했다.
[친환경 무상급식] "무상급식, 재정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
친환경 무상급식의 경우 앞의 두 사안과는 달리 오세훈 시장도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26일 김종욱 시의원(민주당, 구로구3)의 시정 질문에 오 시장은 "무상급식 이야기가 나온 다음부터 무상급식이 불필요하다고 이야기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언젠가는 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다만 우리보다도 경제력이 훨씬 더 우월한 나라의 경우에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적은 비율의 무상급식을 한다"며 정책실행의 '우선순위'에 있어서는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 문제는 재정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합의에 의한 선택의 문제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어떤 정책이든 하면 다 좋지만 그것을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할 것인지, 3만 달러에 할 것인지, 4만 달러에 할 것인지는 앞서간 나라들의 사례를 보고 지나침이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무상급식은 필요하지만 범위와 시기를 조율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상급식은 재정의 문제가 아닌 선택의 문제'라는 오 시장의 답변에 대해, 오승록 시의원은 30일 기자회견에서 "오 시장은 친환경 무상급식을 언젠가는 해야 하지만 지금은 안 된다고 했는데, 저는 반대로 서해뱃길 사업을 언젠가는 해야 하지만 지금 할 때는 아니다(라고 본다)"라며 견해차를 드러냈다. 김종욱 시의원 역시 "친환경 무상급식은 철학의 문제이고 예산편성만 잘하면 실무적으로 여지가 있다"며 오 시장의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하지만 오 시장이 전향적 자세를 보일지는 의문이다. 지난 26일, "시민 다수의 결정이 곧 시민의 뜻이고, 시민의 뜻이 시의회의 결정"이라며 "시의회의 결정을 따르라"는 김형식 시의원의 요청에 오 시장은 "합리적으로 해달라"고 되받아쳤다. 김 의원이 거듭 '시민 다수의 결정'을 강조하자 오 시장은 "제가 아마 임명직 시장이라면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저도 선출직 시장이다, 그 점을 유념해 달라"고 응수했다. 자신 또한 시의회와 마찬가지로 '시민 다수의 결정'으로 당선됐다는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다.
시의회도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정 질문 첫째 날, 김용석 시의원은 오 시장에게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앞에서는 가식적으로 소통과 통합, 미래를 얘기하면서 정작 뒤에서는 불통과 오기, 파국을 조장하고 있는 오 시장의 이중적인 행보에 대해서 제8대 서울시의회가 결코 좌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자기 얘기만, 자기가 좋아하는 얘기만 듣는 게 소통이 아니다. 소통은 나와 다른 주장을 가진 사람에게 열린 자세로 대화하고 그래서 내가 입장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향후 여소야대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한 오세훈 시장의 시정 운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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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시의회...오세훈은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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