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명필 4대강 본부장 습지 폐지 논란, 지역신문 '쉬쉬'

[참언론 모니터]지역출신 고위공직자 제식구 감싸기 언제까지 할 것인가

등록 2010.09.07 10:21수정 2010.09.0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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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출신 고위공직자에 대한 지역언론의 '제식구 감싸기'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때 우동기 당시 교육감 후보 및 주호영 특임장관의 선거법 위반 혐의가 축소 보도되거나, 이번 8·8개각 인사 청문회때 지역출신 국무위원 이현동 국세청장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지역언론에는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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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홈페이지 파워검색 조선일보 홈페이지 파워검색 - 심명필 ⓒ 조선일보

▲ 조선일보 홈페이지 파워검색 조선일보 홈페이지 파워검색 - 심명필 ⓒ 조선일보

이번에는 경북 선산 출신 심명필 4대강 본부장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8월 30일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에서 또 물의를 일으켰다. ▲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 ▲ 습지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 등이 논란이 됐고 전국일간지에서는 이를 주요 화두로 다뤘다.

 

심명필 본부장, 여성비하·습지 폐지···지역언론 '쉬쉬'

 

하지만 지역의 <매일신문>과 <영남일보>는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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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8월 31일 A5면 조선일보 8월 31일 A5면 ⓒ 조선일보

▲ 조선일보 8월 31일 A5면 조선일보 8월 31일 A5면 ⓒ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지난 31일 <與, 여성비하 강의 / 심명필 4대강 본부장 특강 "강의할 때 女배우 사진 많이 넣는데…">를 보도했다. 주요내용은 4대강 특강에 나선 심명필 본부장이 "지루하게 생각할까 걱정이다. 원래 대학에서 파워포인트로 강의할 때는 관심을 끌기 위해 아름다운 여배우 사진을 넣는데…"라면서 여성 비하적인 발언을 했다는 것.

 

특히 이날 심 본부장 강의는 '집단 성희롱 예방교육'에 바로 이어 진행된 탓에 예방교육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고 <조선일보>는 지적했다.

 

기사에 따르면 "심 본부장은 '4대강 살리기 현안보고'에 앞서 '대학에서 파워포인트를 할 때 아름다운 여배우 사진을 흥미를 끌기 위해 넣는다. 또 마술도 하나씩 하는데 오늘이 자리에서 배우들과 마술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는데 곤란하다고 하더라, 마술과 여배우 없이 (강연)하는 것을 이해해달라'"는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강연을 듣고 있었던 한 의원은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고 난 뒤 이어진 강연에서 흥미를 끌기위해 '여배우'를 계속 운운해서 황당했다", "강사가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부적절한 강의를 한 것 같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한편, <경향신문>, <프레시안>등을 비롯한 다수 언론에서는 심 본부장이 주장한 "습지는 사라져야 한다", "환경단체는 잘 모르면서 비판한다"는 주장에 대해 '4대강사업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4대강 범대위)'비판을 상세히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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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9월 1일 2면 경향신문 9월 1일 2면 ⓒ 경향신문

▲ 경향신문 9월 1일 2면 경향신문 9월 1일 2면 ⓒ 경향신문

<경향신문>8월 31일 <4대강 본부장 "습지없애야" 발언 논란>과 <프레시안>9월 1일 <심명필 4대강 추진본부장 "습지 없애야"발언 '일파만파'/환경단체 "스스로 무지 드러낸 망언…람사르 협약 위반" >등을 통해 이 문제를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경향신문>8월 31일 <4대강 본부장 "습지없애야" 발언 논란>에 따르면 "심 본부장이 30일 4대강 사업에 대한 현안보고를 하던 중 김광림 의원이 '강 한복판에 모래산 위에 생긴 잡목이 습지란 이름으로 돼 있다. 환경부는 국토부에 가라고 하고, 국토부는 환경부에 가라고 하다'며 사업 추진을 위해 환경부와 논의 할 것을 촉구했다. 심 본부장은 "홍수 측면에서 보면 굉장히 부담이 돼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

 

또한 심 본부장은 "환경단체는 잘 모르면서 '50년 된 멋있는 습지를 왜 없애느냐'고 공격학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심 본부장의 주장에 대한 날선 비판은 <프레시안>기사에 잘 드러나 있다. 4대강 범대위는 "스스로 무지를 자랑한 것과 다름없는 망언"이라며 "심 본부장의 발언은 습지의 정의 및 기능도 모르면서 없애자고 하는 무식한 발언이며, 이렇듯 자연 생태계에 대해 무지한 인사가 4대강 사업을 총괄하는 본부장이라는 점 역시 개탄스럽다"는 주장을 전했다.

 

또한 <프레시안>은 "심 본부장의 발언은 한국이 국제 습지 보호 협약인 람사르 협약의 101번째 가입국이자 2008년 당사국 총회를 개최했던 사실과 정면으로 배치돼,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고 제시했다.

 

<매일>"강의 홍수조절기능 성공적", <영남>'4대강 사업, 짧은 기간내 완공'

 

지역출신 고위공직자의 낯 뜨거운 행위가 연일 언론의 지탄을 받고 있음에도 <매일신문>은 8월 31일 심 본부장과 기자간담회 내용을, <영남일보>는 30일 연찬회 때 강연내용을 요약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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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9월 1일 25면 매일신문 9월 1일 25면 ⓒ 매일신문

▲ 매일신문 9월 1일 25면 매일신문 9월 1일 25면 ⓒ 매일신문

<매일신문>은 9월 1일 <"강의 홍수조절기능 성공적"/심명필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을 통해 "31일 대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4대강 사업 기능 중 홍수조절 기능은 이미 성공적'이라며 '홍수비해가 잦은 4대강 지류보다 본유를 우선으로 사업을 벌이는 데는 본류는 범람 횟수는 적지만 사고(피해)가 나면 겉잡을 수 없이 크기 때문에 본류부터 사업을 벌이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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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8월 31일 5면 영남일보 8월 31일 5면 ⓒ 영남일보

▲ 영남일보 8월 31일 5면 영남일보 8월 31일 5면 ⓒ 영남일보

<영남일보>는 8월 31일 <"4대강 살리기 사업 짧은 기간 내 완공" 추진 본부장 현안보고>를 통해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심본부장의 강연내용을 짤막하게 인용했다. "짧은 기간에 충분히 할 수 있다. 장차 물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되길 원한다. 민주당 등 야권에서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보'와 '준설'공사 중지에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내용 등을 전했다.

 

두 신문에는 심 본부장의 '여성 비하 발언', '습지를 없애야 한다'에 대한 논란은 아예 다루지 않았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주장한 '공정한 사회론' 찬반양론이 팽팽하고, 그 사회를 이루기 위한 전제 조건들도 다각도로 제시되고 있다. 그들의 주장에 하나만 덧붙이고 싶다. 공정한 사회의 주요 축 중에 하나는 공정한 언론일 것인데,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되어야 할 것 같다.

 

즉 지역언론인에게 자칫 '지역이기주의'로 오인받고 있는 지역언론의 지역성'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고, 전문가와 시민들이 함께 하는 '지역언론의 지역성 보도 충실도'를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이라도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있어야만, '지역출신 고위 공직자 감싸기'로 일관하고 있는 <매일신문>과 <영남일보>가 공정보도로 거듭날 기틀이라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오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참언론대구시민연대(www.chammal.org) 언론모니터팀에서 2010년 9월 6일 발표한 보고서입니다. 

2010.09.07 10:21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미디어오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참언론대구시민연대(www.chammal.org) 언론모니터팀에서 2010년 9월 6일 발표한 보고서입니다. 
#4대강 #심명필 #여성비하 #지역이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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