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 채 짓고 길을 걸으며 살고 싶다

[포토에세이] 심심한 섬 가파도의 가을

등록 2010.09.30 16:16수정 2010.09.30 16:16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가파도 가파도 들녘
▲가파도 가파도 들녘 김강임

가파도 돌담 가파도 돌담
▲가파도 돌담 가파도 돌담 김강임

'낮은 섬' 가파도(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리)의 가을은 돌담 위에 피어 있는 몇 포기 강아지풀이 전부다. 울긋불긋 물들이는 설악산 가을에 비하면 아주 심심하지만, 돌무더기에 뿌리 내린 강아지풀은 부드럽다.

가파도 들녘 가파도 고구마밭
▲가파도 들녘 가파도 고구마밭 김강임

가파도 들녘 가파도 들녘
▲가파도 들녘 가파도 들녘 김강임

가파도 들녘 수평선 가파도 들녘 수평선
▲가파도 들녘 수평선 가파도 들녘 수평선 김강임

안식의 섬 가파도는 초록 물감을 엎질러 놓은 콩밭과 고구마밭이 전부다. 오르막길도 없고 내리막길도 없는 척박한 땅에 알곡이 익어가는 가녀린 넝쿨. 대도시의 네온사인보다 더 밝은 초록 들녘은 가파도만의 가을이다.


묘지 가파도 묘지
▲묘지 가파도 묘지 김강임

휴식의 섬 가파도는 산담도 없는 작은 묘지 위에 핀 보라색 야생화가 전부다. 빨간 장미보다, 하얀 백합보다 더 향기있는 야생화는 묘지 주인의 머리에 왕관을 씌워 주었기 때문이다.

가파도 콩 가파도 콩
▲가파도 콩 가파도 콩 김강임

산책의 섬 가파도는 엉키고 성키며 피어나는 작두콩 꽃이 전부다. 돌담을 기어올라 하늘을 치솟는 가파도의 작두콩 꽃은 나그네의 마음을 몽땅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가파도 소라 소라껍질
▲가파도 소라 소라껍질 김강임

심심한 섬 가파도는 길거리에 버려는 소라껍질이 전부다. 그 소라껍질이 바다의 비밀을 알고 있으니까 말이다. 심심한 길거리를 장식한 소라껍질이야말로 명동거리에 걸려 있는 진주 목걸이보다, 노란 황금목걸이보다도 더 아름답기 때문이다.

폐가 가파도폐가
▲폐가 가파도폐가 김강임

가파도 길 가파도 길
▲가파도 길 가파도 길 김강임

가파도에 가면 상동 마을에 쓰러져 가는 폐가에 집을 지었으면 좋겠다. 그 폐가에서 마라도를 벗 삼아 한라산을 바라보며 심심한 길을 걸으며 살았으면 좋겠다.
#가파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생애 마지막인 줄도 모르고 시어머니가 보따리 가득 챙겨 온 것 생애 마지막인 줄도 모르고 시어머니가 보따리 가득 챙겨 온 것
  2. 2 일본에서 자란 아들의 입대... 부대에서 걸려온 뜻밖의 전화 일본에서 자란 아들의 입대... 부대에서 걸려온 뜻밖의 전화
  3. 3 [경기도지사 후보 지지도] 추미애 27.0% - 김동연 21.2% - 한준호 17.2%... 오차범위 내 각축 [경기도지사 후보 지지도] 추미애 27.0% - 김동연 21.2% - 한준호 17.2%... 오차범위 내 각축
  4. 4 전 재산 투자한 주식 연일 상승세... 그럼에도 3개월 만에 접은 이유 전 재산 투자한 주식 연일 상승세... 그럼에도 3개월 만에 접은 이유
  5. 5 기가 막힌 설날 현수막, 국민의힘은 왜 이 모양일까 기가 막힌 설날 현수막, 국민의힘은 왜 이 모양일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