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정 : 1일 오전 10시 40분]
북한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가시화된 김정은(1982년생 추정)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얼굴과 모습이 <조선중앙TV>와 당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했다.
<조선중앙TV>는 30일 오후 당대표자회 진행상황을 녹화중계하면서 인민복차림으로 맨 앞줄에 앉아 연단을 바라보는 김정은 부위원장을 전했다. 그는 다소 살이 찐 얼굴로, 고 김일성 주석과 닮아 보인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이 입장할 때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기립해서 박수를 치면서 함성을 질렀다. 팔을 의자 팔걸이에 걸쳐놓는 등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그간 1990년대 말 스위스에서 공부하던 어린 시절 김정은 부위원장의 사진이 공개된 적이 있으나, 성인 사진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날자 <노동신문> 1면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맨 앞줄 가운데 김 위원장이 앉아 있고, 사진 왼쪽으로 한 사람 건너 김정은 부위원장이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전날인 29일 김정일 위원장이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당 중앙기관 성원 및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 참가자와 기념촬영을 했으며 김정은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도 참여했다고 전한 바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촬영에 참가한 당 간부들을 소개하면서 김정은 부위원장을 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리영호 군 총참모장에 이어 네 번째로 호명했는데, 공개된 사진도 그 순서대로 돼 있다. 김 위원장 오른쪽으로 김영남 위원장과 최영림 총리가, 왼쪽으로 리영호 총참모장과 김정은 부위원장이 앉아 있다.
김정일 뒤에는 장성택, 김정은 뒤에는 최룡해 서 있어
27일 인민군 대장에서 차수로 승진한 데 이어 28일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정치국 위원이라는 요직을 차지해 군부의 새로운 실세로 급부상한 리영호 총참모장은 이 사진에서도 김정일 위원장과 김정은 부위원장 사이에 앉아 높아진 위상을 보여줬다.
의자에 앉아 있는 인물은 총 19명이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 17명 중 와병상태인 조명록 국방위 제1위원장을 뺀 16명과 김정은 부위원장, 그리고 항일 빨치산 활동을 했던 리을설, 김철만이다.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오른쪽 위에 서 있고, 대장 칭호를 받은 데 이어 정치국 후보위원, 당 중앙군사위원이 되면서 김정은 후계체제 과정에서 중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최룡해는 공교롭게도 김정은 부위원장 바로 뒤에 자리를 잡았다.
이 사진에 김 위원장의 네 번째 부인 또는 비서로 알려진 김옥과 김 부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이 등장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밑에서 둘째 줄 왼편에 함께 서 있는 두 여성으로, 왼쪽이 김여정, 오른쪽이 김옥이라는 것이다. 김옥은 현재 북한의 퍼스트레이디라는 말도 있지만, 실제는 국방위 과장 직함으로 김 위원장의 비서역할을 하고 있다는 반론도 있다. 김여정은 김정은 부위원장과 함께 김정일 위원장과 셋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
김정은 관련 내용 적극 공개... 후계체제 기정사실화 의도
북한은 이번 사진을 비롯해 김정은 부위원장 관련 사항을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27일 대장 칭호 부여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선임도 바로 다음날 새벽에 보도했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는 북한의 이같은 모습을 "후계체제를 조기에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처음에는 대외적인 부담을 고려해 김정은 관련 내용 공개를 늦추려 했으나, 김 위원장의 8월 중국 방문 이후 후계체제를 앞당기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에 신속히 공개한 것도 이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이 후계자로서 공개활동을 본격화할 것임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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