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후플러스>(목요일. 오후 11시 5분)가 걸어온 4년 3개월간의 대장정이 끝을 맺었다. 야구 준플레이오프 중계에 밀려 전 주(9월 30일) 결방을 했던 <후플러스>가, 7일 방송을 끝으로 조용히 방송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후플러스>의 갑작스런 종영은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전해줬다. 상당수의 시청자들은가을 개편 전인 11월 1일까지는 방송이 계속되는 줄로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진행한 임영서 기자의 "이 프로그램은 문을 닫지만 뉴스에서, 또 다른 시사프로그램에서 건강한 사회에 대한 우리들의 열정은 계속될 것임을 약속한다"고 마무리 했다.
대한민국의 대표 시사프로그램 <후플러스>가 이처럼 갑작스레 폐지된 이유는 적자를 이유로 든 MBC 경영진의 결정 때문이었다. 매년 10억의 프로그램 적자가 난다는 이유 등을 들어 MBC 김재철 사장과 경영진은 <후플러스>를 폐지하고 대신 <여배우의 집사>를 편성시켰다.
시사프로그램을 폐지하고 그 빈자리에 <1박2일> 동안 남자 연예인이 여자 배우 시중을 드는 오락 프로그램을 배치한 것이다.

▲ <후플러스> 기획의도. MBC
▲ <후플러스> 기획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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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사장 눈에 <후플러스>는 미운오리 새끼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필자의 눈에 <후플러스>는 <PD수첩>, <W>와 함께 공영방송 MBC의 존재를 가장 잘 드러내던 백조였다.
정말 그런 표현이 무색하지 않았다. <후플러스>는 2006년 6월 29일, <뉴스 후>라는 이름으로 시청자들에게 첫 선을 보인 후, 뉴스에서 다하지 못한 뒷이야기를 전해줬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은 정권과 거대기업, 종교를 가리지 않고 항상 진실을 추구했다. 2009년 11월 26일 <후플러스>로 이름을 바꿔서도 그 정신은 계속 이어졌다. 그렇기에 <후플러스>가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소금 같던 시사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그 대표 시사프로그램이 경제논리를 이유로 초라하게 끝을 맺었다. 또 다른 시사 프로그램 <W>와 함께 말이다. 그 끝이 아쉬운 이유는 '진실'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의 질을 보지 않은 채, 적자냐 흑자냐는 경제논리의 잣대만을 들이밀었다는 것 때문이다. MBC 경영진은 시사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것으로 적자를 줄이겠지만, 과연 그로인해 잃는 것이 무엇일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마지막까지 큰 울림 전해준 <후플러스>, 감사합니다
종영 날 방송된 <후플러스>의 내용은 더욱 뜨거운 울림을 전해줬다. 개인 정보 유출의 심각성을 심층 취재한 '다보고 다듣고 있다'와 노숙자 월드컵의 생생한 현장을 담은 '우리는 대한민국 노숙인 대표'는 <후플러스>의 마지막 포효다웠다. 시사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를 제대로 각인시키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다보고 다듣고 있다'는 현 공권력의 무분별한 정보수집과 이로인해 개인정보가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충격적인 실태를 다뤘다. 생소한 개념의 '인터넷 패킷 감청'의 피해사례를 자세히 알려준 <후플러스>는, 모르면 피해를 당할 뻔한 국민들에게 공권력 정보수집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마지막까지 시사프로그램의 의의인 '비판의식'을 놓치 않은 것이다.
'우리는 대한민국 노숙인 대표'는 또다른 의미에서 감동을 줬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은 우리사회 밑바닥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보듬었기 때문이다. 다른 언론들 시선에는 한낱 가쉽거리에 불과했던 노숙자 월드컵, 하지만 <후플러스> 덕분에 한편의 감동적인 드라마로 거듭났다.
취재진이 '2010 세계 노숙자 월드컵(Homeless Worldcup)'이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비치까지 동행하며 프로그램을 만든 덕분이었다. 1승 10패의 저조한 성적에도 최선을 다했기에 행복해하던 <후플러스> 속, 대한민국 노숙인 대표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감동을 전해주었다.

▲ 시사프로그램 본연의 임무를 다한 <후플러스> MBC
▲ 시사프로그램 본연의 임무를 다한 <후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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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플러스>가 마지막에 보여준 두 가지 주제는 시사프로그램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묵묵히 보여주고 있었다. 비록 경제 논리에 의해, 그 <후플러스>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그 정신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제작진은 말한다.
"이 프로그램은 문 닫지만 뉴스에서, 또 다른 시사프로그램에서 건강한 사회에 대한 우리들의 열정은 계속될 것임을 약속한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더 치열하게 뛰고 정확하게 읽어내며 용기 있게 전달해야 한다. 시청자가 준 소중한 교훈과 우리들의 책무를 잊지 않겠다"
<후플러스> 홈페이지에 시청자들이 담긴 '2년 반 후에 다시 만나자', '선이 악을 이긴다'는 응원의 글들을 보면 가슴이 뭉클하다. 그들에게 <후플러스>는 끝이 아니다. 언젠가 다시 돌아와 또다시 거대정권, 거대기업, 거대종교의 건실한 비판자가 될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경제논리 보다 방송의 의무를 중요시하는 경영진들이 MBC에 자리잡아 어떤 형태로든 <후플러스>는 되살아나길 바란다.
사회에 뜨거운 울림을 전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후플러스>와 작별하며 시청자의 한명으로서 이 말을 전하고 싶다. "마지막까지 큰 울림 전해줘서, 시사 프로그램으로의 의무를 다해줘서 고맙다. <후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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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큰 울림 전해준 <후플러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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