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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가디언, 올빼미들을 구원할 수 있을까

[리뷰] 그래픽노블 1인자 잭 스나이더의 영화 <가디언의 전설>

10.10.27 14:52최종업데이트10.10.2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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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디언의 전설 스틸컷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가디언의 전설>은 <300>의 그래픽노블(Graphic Noble) 영화하면 떠오르는 감독 잭 스나이더의 작품. <300>이 엄청난 성공을 거둔 후 <왓치맨>을 선보였지만 이전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흥행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300>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지만 두 작품 연속 북미 흥행에 실패한 잭 스나이더가 2012년 개봉예정인 <수퍼맨 - 맨 오브 스틸>의 감독으로 낙점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그가 연출한 <왓치맨>과 <가디언의 전설>이 영화 완성도면에서 합격점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흥행 유무에 상관없이 작품만 놓고 봤을 때 감독의 연출력은 충분히 인정받았단 의미. 물론 흥행까지 따라주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왓치맨>과 <가디언의 전설>은 흥행여부만으로 작품을 판단하기에 너무나 아쉬운 부분이 존재하고 있다.

<가디언의 전설>은 3D 애니메이션으로서 상당히 탁월하다. 북미에서 흥행에 실패한 것이 안타까울 정도.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준 디테일함은 그래픽노블 영화의 1인자란 소리를 듣는 잭 스나이터의 손길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줄기가 되는 것은 바로 사악한 순수혈통 올빼미들로부터 다른 올빼미들을 보호하는 가디언에 대한 이야기다. 올빼미 모험가 소렌은 가디언에 대한 존재를 믿지만 형 클러드는 가디언에 대한 전설을 믿지 않는다. 이렇게 서로 가디언에 대한 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던 형제가 순수혈통 올빼미들에게 납치된다.

문제는 소렌은 납치 후 탈출을 감행하지만 형 클러드는 사악한 순수혈통 올빼미 편에서 싸우는 전사가 되면서 발생한다. 이제 자신과 다른 올빼미를 보호하기 위해 소렌은 친구들과 함께 순수혈통 올빼미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줄 전설의 가디언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과연 가디언은 실제 존재하면 사악한 순수혈통 올빼미로부터 다른 올빼미들을 구원해줄 수 있을까?

기술적으로 너무 뛰어나다 그런데...

▲ 가디언의 전설 스틸컷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가디언의 전설>의 3D입체 기술은 너무 뛰어나다. <아바타>, <드래곤 길들이기>와 비교해도 될 정도다. 특히 올빼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기에 이 동물에 대한 모델 렌더링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이 부분에는 100점 만점을 주어도 될 정도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탄생한 올빼미가 실제 올빼미의 모습과 습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엄청난 디테일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잭 스나이더 감독이 왜 그래픽노블의 1인자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캐릭터에 대한 디테일뿐만 아니라, <아바타>나 <드래곤 길들이기>에서 느꼈던 3D입체영화의 속도감도 잘 살아 있다. 올빼미가 숲을 날아다니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엄청난 쾌감을 선사해준다. 특히 캐릭터가 너무나 자연스럽기 때문에 올빼미가 날아다니는 장면들과 행동들은 사실성까지도 함께 살아 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탄생한 캐릭터가 아니라 실제 올빼미들의 행동과 모습을 다큐멘터리로 찍어서 다시 작업한 듯한 느낌을 준다.

최소한 3D입체기술에 대해서는 이 작품에서 다른 허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다. 근데 왜 북미에서 흥행실패를 했을까? 이런 궁금증이 생긴다. <가디언의 전설>은 기술완성도와 달리 아쉬운 부분이 존재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분명 위에서 언급한 <아바타>나 <드래곤 길들이기>와 맞먹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두 작품과 너무나 판이하게 다르다.

이 작품은 우선 이야기 자체가 너무 직선적이고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권선징악 스토리가 그렇듯이 다른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지 않는다. 이렇듯 스토리의 약점이 있는데다가 <가디언의 전설>에서 보여준 분위기 역시 <왓치맨>을 떠올리게 한다. <왓치맨>은 전형적인 안티히어로 영화였다. 안티히어로 영화는 기존 할리우드에서 나온 슈퍼히어로 영화들과 달리 주인공의 밝은 면보다 어두운 면이 더 크게 부각되는 작품이다.

이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작품 자체가 묵직한 분위기를 풍길 수밖에 없다. <다크나이트> 성공 이후 하나의 장르가 된 안티히어로 영화들은 결국 어둡고 무거운 캐릭터로 인해 작품 내용이 전체적으로 무거워져서 관객들이 쉽게 이야기에 적응할 수 없단 단점이 생겼다.

<가디언의 전설>은 분명 권선징악 스토리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가족 애니메이션임을 감안한다면 이런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가족 관객들이 함께 즐기기 힘들다. 가족 애니메이션이 확실한 즐거움과 낭만을 허락하지 않고 시종일관 무거운 이야기와 진지한 진행을 보인다면 관객들 스스로 지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가디언의 전설>은 잭 스나이더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 애니메이션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 관객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되겠지만, 가볍게 가족과 함께 즐길 애니메이션을 찾는 관객들에게는 너무 어려운 작품이 될 것 같다.

덧붙이는 글 국내개봉 2010년 10월 28일. 이 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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