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스키니 룩' 입고자 하는 이유는?

예쁜 남자 되기... 아름다운 남성과 스키니룩

등록 2010.10.29 14:23수정 2010.10.29 14:23
0
원고료로 응원

'혹시 우락부락한 근육을 가지고 계십니까?'

 

이전에는 강한 남성임을 드러내어 여성들에게 각광 받았을 근육이지만, 요즘에는 오히려 홀대 받고 있다. 지금의 대중은 날렵한 몸매를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가장 극명한 예는 역시 패션계의 동향이다. 남성의 패션은 몇 년 사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남성 패션은 더 이상 펑퍼짐하지 않으며, 인체라인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데 인색하지 않다. 요즘엔 한 걸음 더 나아가 섹시함을 강조하기 위해 등장한 스키니 룩이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김재수 띠어리맨 상품기획자는 "지난해 일부 트렌드 상품으로 내놓았던 스키니 팬츠를 올해는 3배 이상 물량을 확대했다"며 "스키니 팬츠는 판매율도 일반 바지보다 평균 10% 정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남성이 이러한 이른바 '스키니 룩'을 입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정희 삼성패션연구소 팀장은 "남성들이 유행에 민감해지고, 자연히 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하체의 선을 드러내는 스키니 룩에 대한 수용도도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른바 남성의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욕망이 이런 현상을 낳았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남자는 왜 아름답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게 된 것일까?

 

이에 대한 물음에 앞서 옷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다. 옷은 본래 체온유지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도구로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경제적 격차와 사회적 지위는  옷을 이룬 소재와 모양을 통하여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인 수준을 보이게 되었다. 현대에는 신분을 기준으로한 차별이 없어졌으며, 따라서 개개인에게 입을 수 없는 소재, 모양의 옷은 없다. 하지만 옷의 소재와 모양 혹은 브랜드를 통해 경제적인 수준을 나타내는 전통은 아직 남아있으며 어떤 면에서는 더욱 강화 되었다. 즉 소비사회 속에 나를 나타내는 수단으로 옷은 존재하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과거와 현재에 나타나는 옷의 특징은 모두 보는 대상이 있음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나를 보는 상대방에게 입은 옷을 통해 신분, 경제적인 수준 외모 등을 과시하고자 하는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보여지는 대상은 누구인가?

 

남성의 옷차림에 있어서 보여 지는 대상은 주요하게 여성을 꼽을 수 있다. 이는 찰스 다윈의 '성선택론'을 통해서 읽을 수 있는데, 수컷이 암컷에게 선택받아 후손을 남기기 위하여 크게 두 가지 일을 통해 암컷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것이 그 골자이다.

 

첫 번째 방법은 암컷이 필요로 하는 자원을 독점하여 그들의 선택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매력적인 겉모습을 통해 암컷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공작새 수컷이 대표적인 예이다. 찰스다윈의 성선택론은 이러한 동물들의 행태를 인간과 연관 지었음은 물론, 같은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하고 있다.

 

인류 남성은 여타 동물들과 같이 재력, 혹은 매력적인 외모로서 이성의 마음을 얻어왔다. 그리고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남성의 재력이 이성의 마음을 얻는 주된 방법이었다.

 

하지만 요 근래 들어 외모를 통한 방법이 부각되고 있다. '스키니 룩' 즉 남성의 외모에 편중된 구애법이 부각되게 된 이유는 뭘까? 이는 여성의 남성에 대한 자립을 통해서 읽을 수 있다. 인류사회는 20세기 말에 이르기까지 남성이 주도권을 가진 사회였으며, 여성은 남성에게 정치, 경제적으로 예속 되어 있었다.

 

따라서 여성은 남성에게 있어 성적대상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그 반대는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근대 이후 여성은 정치적 자립을 이뤘으며, 여성의 경제자립도 역시 꾸준히 증가하여 근래에 제한적이나마 자립을 이루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198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45%를 넘어섰고 이후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여 2004년도에는 50%에 이르렀다. 이는 남성의 성적대상화에 기여하였으며, '아름다운 남성'이 여성을 주체로 한 욕망의 대상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는 <나는 미소년이 좋다>의 작가 남승희의 말 "여성이 독립적이 될 때 미소년 애호가 생겨난다"에서 확인이 가능하며, 이러한 모습은 현재의 소비사회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남성의 스키니 룩은 요 몇 년 사이 날씬하면서도 탄탄한 몸을 가진 아이돌 연예인을 중심으로 하여 매체에 노출되고 있다. 대부분의 아이돌이 주요한 패션 컨셉트(Concept)로써 스키니 룩을 입기 때문에, TV 프로그램과 각종 광고를 막론하고 아이돌이 주체가 된 프로에서는 여지없이 스키니 룩을 접할 수 있다. 더욱이 젊은 아이돌들이 모델로서 등장하는 의류 광고 및 화보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이 더욱 심하다. 이른바 '대세'인 것이다.

 

이러한 남성 스키니 룩의 미디어 노출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스키니 룩에 대한 인식을 확대·재생산하게 된다. 설사 기존에 스키니 룩에 대하여 크게 호감을 가지고 있지 않던 사람이었을지라도 미디어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따르는 스키니 룩을 주요한 패션 트렌드로서 인식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남성은 멋진 연예인을 보며 자신도 이성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매력적인 남성이 되길 욕망하게 되고, 여성은 자신의 욕망을 투영하는 대상으로서 '아름다운 남성'을 바라보게 된다.

 

위의 과정을 통해 대세가 된 스키니 룩은 대중의 소비활동에 영향을 미쳐 매출을 늘리고, 이는 다시 의류업계가 스키니 룩 모델로서 연예인을 기용하게 되어 끊이지 않고 재생산되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패션에 관한 다른 의견에 대해서 마치 '침묵의 나선'(엘리자베스-노엘레-노이만의 매스미디어 이론, 각 개인들은 새로운 생각에 당면했을 때 각자 재빠른 판단을 하게 된다. 이때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유사통계적 감각기관을 통해 자신이 판단한 생각이 그 의견을 지지하는 것이면 더욱 자신있게 말하게 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각 개인들은 침묵하여 결국 양방의 결속이 침묵의 나선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과도 같이 대중이 배타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사실 스키니 룩의 수명이 이렇게 길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스키니 룩의 종말을 예상해왔다. 하지만 스키니 룩은 반대의견을 묵살하고, 여태껏 주요한 패션 트렌드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남성의 스키니 룩이 언제쯤 생명을 다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설사 획기적인 패션 트렌드가 등장하여, 스키니 룩이 옷장 뒤편으로 사라진다고 해도, 또 다른 트렌드가 지금의 스키니 룩처럼 대중의 욕망과 미디어를 등에 업고 대중의 욕망을 자극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딴지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10.29 14:23ⓒ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딴지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스키니룩 #성선택론 #여성권리신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나가, 짐 싸" 박명수가 호통친 가수 때문에 소속사를 차렸다 "나가, 짐 싸" 박명수가 호통친 가수 때문에 소속사를 차렸다
  2. 2 땅 파고 나온 늑대에 시민들이 남긴 말...분명 달라지고 있다 땅 파고 나온 늑대에 시민들이 남긴 말...분명 달라지고 있다
  3. 3 오봉옥 금양 소액주주대표 "80만가족 상폐열차에 올라 벼랑 향해" 오봉옥 금양 소액주주대표 "80만가족 상폐열차에 올라 벼랑 향해"
  4. 4 [단독] 김성태 '수발' 박상웅, 연어 술파티 그날...소주 반입 정황 출입기록 확인 [단독] 김성태 '수발' 박상웅, 연어 술파티 그날...소주 반입 정황 출입기록 확인
  5. 5 처참한 통계... 어느 지자체에서 태어났는지가 아이 삶 바꿨다 처참한 통계... 어느 지자체에서 태어났는지가 아이 삶 바꿨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