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의료원 환자식당 해고노동자, 복직 합의

[현장] 215일 노숙투쟁 끝... 이제 일터로 돌아갑니다

등록 2010.12.31 20:25수정 2010.12.3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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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병원 환자식당 해고노동자들이 31일 오전 복직에 합의하고 정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조정훈

동산병원 환자식당 해고노동자들이 31일 오전 복직에 합의하고 정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조정훈

2010년의 마지막 날, 215일 동안이나 복직을 위해 일터에서 거리로 쫒겨나 노숙투쟁을 해 온 동산병원 환자식당 노동자들이 극적으로 복직에 합의하고 다시 일터로 돌아가게 됐다.

 

31일 오전 동산병원 영양실분회 조합원 10명은 동산병원, 환자식당 외주업체인 (주)풀무원ECMD, 인력파견업체 유니토스와 시민단체 대표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복직에 합의하고 기존의 임금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해고노동자들은 1주일 이내에 고용을 희망하는 의사를 회사에 표시하고 회사가 받아들이는 것으로 했으며, 15일 이내에 5명이 먼저 복직하고 나머지 인원은 조속한 시일 내에 결원이 생기는데로 복직하기로 했다. 또 외주업체가 바뀌더라도 고용의 승계 및 임금의 저하는 없도록 합의했다.

 

동산병원의 환자식당 외주화와 풀무원, 유니토스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청업체로의 신분변화, 임금 저하 등으로 맞서다 해고된 이들은 그동안 병원식당 앞에서 농성을 벌이다 쫒겨나기도 했으며, 병원 접근금지 가처분을 당해 계명대 본관으로 옮겨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민주노총 대구본부 및 시민단체 등이 '동산병원 환자식당 식사 질 개선 및 환자식당 외주화 철회, 해고노동자 복직을 위한 대책위'를 구성하고 계명대학교 및 동산병원 관계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원만한 합의를 이루고자 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자 1000인 릴레이 농성, 시민단체 대표자 단식농성 등을 통해 병원 측에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그동안 병원과 해고근로자들은 더이상의 소모적인 대립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해를 넘기지 않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 일정 기간 냉각기를 갖는 등의 노력과 물밑 협상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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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병원 영양실분회 이화자 분회장. ⓒ 조정훈

동산병원 영양실분회 이화자 분회장. ⓒ 조정훈

이날 합의안을 받아들인 이화자 분회장은 관심을 가져준 시민단체와 믿고 따라준 조합원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그동안 투쟁해왔던 시간들에 비하면 합의안이 좀 부족한 느낌도 들지만 일터에 돌아가서 진심이 담기고 정성이 깃들인 환자식을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농성을 마무리하는 집회에서 인권운동연대 함철호 대표는 "우리는 그동안 제도와 관행에 맞서 싸웠지, 인간과 인간이 싸운 게 아니다"며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일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싸운 투쟁은 휴머니즘"이라고 말하고 내년에는 비정규직이 철폐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투쟁하자고 했다.

 

이날 마지막 집회를 마친 환자식당 해고노동자들은 '환자-보호자 여러분께 동산의료원 환자식당 해고자들이 드리는 글'을 통해 "그동안 서명과 응원말씀, 간식까지 챙겨주시며 지지해주신 환자 및 보호자 여러분께 진심을 담아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며 "시간이 길었던 만큼 아픔과 상처도 있었으나 동산병원을 사랑하는 마음, 환자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변함없다"고 말하고 일터에 돌아가 정성어린 환자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그동안 농성을 해왔던 천막을 철거하고 자리를 청소하는 것으로 집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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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병원 환자식당 노동자들이 복직에 합의하자 그동안 농성을 해왔던 천막을 철거하고 있다. ⓒ 조정훈

동산병원 환자식당 노동자들이 복직에 합의하자 그동안 농성을 해왔던 천막을 철거하고 있다. ⓒ 조정훈

2010.12.31 20:25 ⓒ 2010 OhmyNews
#동산병원해고노동자 #복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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