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이 자원봉사자에게 '씨X'이라니...

순천시의원, 자원봉사자에게 쌍욕 물의

등록 2010.12.31 20:22수정 2010.12.3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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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공항 침묵시위 순천시 자원봉사자들이 해외연수를 다녀온 순천시의원들에게 김해공항 청사 내에서 침묵시위 중인 모습 ⓒ 순천시자원봉사단체

▲ 김해공항 침묵시위 순천시 자원봉사자들이 해외연수를 다녀온 순천시의원들에게 김해공항 청사 내에서 침묵시위 중인 모습 ⓒ 순천시자원봉사단체

전남 순천시 자원봉사단체들이 12월 31일 오후 순천시의회의 자원봉사단체 예산삭감에 항의하기 위해 시의원들의 해외 연수 입국에 맞춰 김해공항까지 찾아가 마중투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입국장을 나오던 순천시의원들 중 A의원이 마스크를 쓰고 침묵시위를 벌이던 순천자원봉사자자들에게 "이런 씨X 뭐야 느그들, 마스크 벗어, 다!"라는 호통과 함께 막말을 퍼부어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순천자원봉사단체 회원 80여 명은 오전 10시 30분에 시청 앞에서 집회를 가진 후 곧장 김해공항으로 향했다. 김해공항에 도착한 자원봉사자들은 입국장 앞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예산삭감에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에 들어갔다.

 

자원봉사단체는 '자원봉사 예산 삭감하고 해외 연수 잘 다녀오셨습니까' '박람회 예산 깎고 본인들은 박람회 해외 연수' 등 항의성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김해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오는 의원들에게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침묵시위를 했다.

 

사건의 발단은 오후 2시 20분경 '정원박람회 벤치마킹 목적'으로 중국 등 해외 연수를 다녀온 순천시의회 의장단 6명이 도착하면서 벌어졌다. 입국장을 나오던 의원들은 피켓 침묵시위를 벌이던 순천시 자원봉사자 일행을 보자 일부는 황급히 공항 내 화장실로 피했다.

 

하지만 미처 피하지 못한 의원들은 그대로 공항을 빠져나오려다 항의를 위해 김해까지 찾아온 자원봉사자들을 제치고 VIP들이 사용하는 입구로 방향을 바꿨으며, 이 과정에서 A의원이 자원봉사자들에게 막말을 한 것이다.

 

항공기 내에서 술까지 마신 듯

 

또한 일부 시의원들에게서는 술냄새가 풍겨 "공항에 도착한 일부 의원들에게 술 냄새가 진동을 해 같이 탑승한 승객들도 인상을 찌푸려"다고 시위에 참석했던 자원봉사자들로부터 "시의원의 품위가 아니었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이에 대해 시위에 참석했던 B자원봉사자(여, 50세)는 "자신들은 자원봉사단체 지원예산과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예산은 삭감하고 정원박람회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며 분개했다.

 

또 "시의회가 일방적으로 자원봉사 지원금도 삭감해 매년 12월 5일에 열리는 세계 자원봉사의 날도 취소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을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한 것이 무슨 죄이기에 시의원에게 쌍욕을 들어야 하느냐"고 비판과 함께 분을 삭이지 못해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다른 C자원봉사자(여, 53세)는 이번 사건은 "자원봉사 관련 예산삭감도 문제지만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자원봉사자의 자존심이 무시되는 기분이어서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원봉사단체 관계자는 "우리들은 순수하게 어려운 이웃을 찾아다니며 봉사 활동을 했는데 격려는 못할망정 입에 담지 못할 욕까지 하며 이럴 수 있느냐"며 "공개사과와 함께 대책 마련이 없으면 회원들과 논의해 투쟁 강도를 높일 예정이다"고 하여 새해 시작과 함께 자원봉자사들의 집단 항의시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순천시의회는 지난 12월 21일 열린 제115회 순천시의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자원봉사관련예산 3천887만 원과 정원박람회 조직위설립 출연 예산 5천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후 12월 26일 의장단 의원 6명은 5박 6일 일정으로 중국과 대만 등의 정원박람회 시설을 둘러보기 위해 해외 연수를 떠나 논란을 빚었다.

2010.12.31 20:22 ⓒ 2010 OhmyNews
#순천시의회 #지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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