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목 분위기 안나, 대통령 시장 간다고 오른 물가 잡히나요"

[재래시장 현장] 설날 앞 창원 상남시장 ... "작는 설과 추석보다 더 못하네요"

등록 2011.01.30 15:24수정 2011.01.3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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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목이 어디 있능교. 옛날이 대목이었죠. 우째 그런지 작년 설과 추석 때보다 더 못하네요."

 

29일 오후 창원 상남시장. 제수용품을 잔뜩 깔아 놓고 "이거 얼마냐"고 간혹 묻는 사람들에게 "그래도 쌉니다. 하나 사이소"라고 외치던 한 상인이 한 말이다. 상남시장은 닷새마다 열리는 재래시장인데, 창원시내 한 복판에 있어 시장이 열릴 때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설 앞이라 그래도 대목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시장은 사람들로 붐볐다. 설 대목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좁은 통로 탓인지 사람들이 몸을 부대끼며 지나가야 할 정도였다. 평소 농수산물과 생필품을 주로 팔지만 설 앞이라 그런지 제수용품들이 많이 보였다.

 

 설날 대목장이 열린 29일 오후 창원 상남시장.
설날 대목장이 열린 29일 오후 창원 상남시장. 윤성효
설날 대목장이 열린 29일 오후 창원 상남시장. ⓒ 윤성효

 

5일장을 다니며 생선을 팔고 있다고 한 김우철(49)씨는 "그래도 여기는 도심 복판에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좀 있네요. 요즘 시골 5일장은 설렁하대요. 그런데 여기도 사람들이 물건을 안 사네요. 비싸니까 그런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한파로 농작물분만 아니라 수산물까지 영향을 입고 있다. 한파로 비닐하우스 채소 농사의 작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비닐하우스 안 농작물이 얼어 죽는 사태가 벌어졌다. 바다도 마찬가지다. 고기잡이가 이전만 하지 못하다는 것.

 

이날 상남시장에서는 정구지 1묶음에 3000~4500원, 고구마 3개 3000원 등에 거래되고 있었다. 쪽파며 고추, 배추, 무, 고사리 등 모든 채소값이 올랐다. 북한에서 온 고사리를 '북조선 고사리'라고 써 놓고 채소를 파는 중년남성은 "물가가 많이 올랐죠. 대목이라고 사람들이 시장에 나오기는 하지만 비싸다고 다들 안 사네요"라고 말했다.

 

수산물값도 많이 올랐는데, 고등어는 2배 정도 올랐다는 것. 어른 손바닥 길이보다 조금 큰 고등어 4마리를 3000원에 팔고 있었다. 가게 주인은 "한 달 정도 전만해도 고등어 4마리면 1500~2000원 정도 했다"면서 "바다에서 고기가 올라오지 않으니까 비싸다"고 말했다.

 

시금치 두 단이 담긴 시장 바구니를 든 50대 아주머니는 "자고 나면 물가가 오르네요"라며 "시장통을 두 바퀴 도는데 물건에 손이 안가네요"라고 말했다.

 

상남시장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는 대형매장 3개가 들어서 있다. 롯데백화점, 이마트에다 최근 문을 연 롯데마트까지. 요즘 날씨가 춥다보니 따뜻한 매장을 찾게 되는 것이다.

 

50대 아주머니는 "그래도 대목 시장은 이런 재래시장이 분위기가 살기에 나와 봤는데, 너무 춥다"며 "춥다보니 물건을 사서 들고 다니기가 걱정이다. 그래서 다들 백화점으로 가는 모양이다"고 말했다.

 

시장 한 귀퉁이에서 부침개를 놓고 막걸리를 들이키던 60대 어르신은 정부와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그는 "대통령이고 한나라당이고 뭐하는지 몰라. 물가는 오르는데 안 잡고 말이야"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사람이 말을 받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남대문시장에 간 모양이더라구. 그런데 간다고 물가 잡을 수 있는 게 아니지. 정부가 세금 깎아 주었는데, 있는 사람들은 깎아주나 안 깎아주나 사는 건 마찬가지지. 없는 사람들은 더 못 살게 되고 말이다. 요즘 우리 같은 사람들은 살기가 더 어려워진 거지."

 

조금 전 만든 '강정'을 한 봉지 사든 50대 주부는 "그래도 설에 먹는 과자는 이게 최고인데, 안 살수도 없어서 샀다"면서 "아이고. 작년 추석보다 어째 부피가 더 줄어든 거 같다"고 말했다.

 

채소를 팔던 한 아주머니는 주부들을 손짓하면서 말했다.

 

"이거 좀 사이소. 그래도 푸른 채소로 나물 묻혀서 맛나게 드시고요. 그러면 복 받을 겁니다. 우짭니까. 다들 힘든데, 설날 잘 보내야 한 해 내내 행복할 거 아닝교. 그래도 설이니 좋잖아요."

2011.01.30 15:24ⓒ 2011 OhmyNews
#설날 #재래시장 #창원 상남시장 #물가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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