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형 어린이집'으로 공인된 서울 중랑구 면목2동 '나래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숫자 놀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편적 복지국가는 대부분 아동수당이 있다. 그것도 의무교육 연한까지 지급하므로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아동수당을 지급받는다. 우리나라는 중학교까지가 의무교육 기간이므로 만15세까지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만15세 이하 모든 아동에게 월10만 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할 경우, 2009년 기준으로 연간 약10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시민경제사회연구소 용역보고서 인용).
초등학교~대학교까지 무상교육에는 얼마나 돈이 들까? 2009년을 기준으로, 공교육에 들어간 전체 예산은 약73조 원이 된다. 이 중, 학부모가 부담한 금액은 23조7000억 원이 된다. 학부모가 부담한 금액은 단순히 수업료나 등록금뿐 아니라, 급식비, 재료비, 현장교육비 등 수익자부담분 비용 모두를 합친 금액이다. 나머지 49조3000억 원은 국고부담분, 지자체부담분, 학교법인부담분, 기업등 민간부담분 등으로 나누어진다.
원래 의미대로 무상교육을 하려면, 학부모 부담분 공교육비를 모두 국가나 지자체가 나누어서 부담해야 하므로 23조7000억 원의 추가예산이 소요되는 셈이다.
무상의료에 드는 예산은 여러 가지 의견이 나뉘므로 일단 민주당의 추정한 8.1조 원을 그대로 인정하도록 하자.
노후에 최저생계를 보장하려면, 65세 이상 노인에게 최저생계비 수준의 기초연금을 주어야 한다. 2010년 현금급여 기준 최저생계비는 1인가구가 42만 원이고 2인가구가 72만 원이다. 2004년도 기준 노인 가구형태별 구성비를 보면, 독거노인은 20.6%, 부부노인은 34.4%, 자녀와 동거노인은 38.5%, 기타 6.4%이다(출처 : 통계청). 이 구성비에 따라 최저생계비 수준을 계산하면 평균 약36만 원이 되므로, 530만 명의 노인에게 36만 원을 지급할 경우 19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2010년 기초노령연금 예산이 3.7조(국비 2.7조, 지방비 1조)원이니, 이를 제외하면 약15조 원의 추가예산이 필요하다.
연간 63조 추가예산 필요... 민주당 어쩔 텐가이상을 종합하면, 보편적 복지국가의 최소기준 3가지를 충족시키려면, 연간 약63조 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나,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 민주당이 발표한 3+1 무상복지 시리즈는 보편적 복지국가 건설의 첫출발이라고 이해하도록 하자. 그리고, 첫출발인 약16조 원의 추가예산은 감세철회, 비과세감면제도 축소 등 조세제도의 개혁과 예산조정으로 가능하다고 인정하자. 그런데, 그 다음 단계는 어찌할텐가?
민주당이 '증세 없는 무상복지'를 못박을 경우, 결론은 두 가지 중 하나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보편적 복지국가의 최소기준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63조 원도 증세 없이 조달할 수 있다거나, 3+1 무상복지 프로그램이 보편적 복지의 처음이자 끝이라는 것이다. 첫 번째 결론에 도달하게 되면, 거짓말쟁이 또는 정신이상자로 몰릴 것이고, 두 번째 결론에 도달하게 되면 '가짜 보편적 복지'가 된다.
한편, 민주당이 당연한 듯 여기는 불합리한 비과세감면제도 축소 역시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2006년 저출산문제가 전면에 대두되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만들어지고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이 된 적이 있었다. 당시 필자는 비과세감면제도 축소로 4년간 22조 원의 저출산특별회계를 조성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때, 필자에게 돌아온 반응은 '누굴 죽이려고 작정했습니까?'였다. 각종 비과세감면을 규정한 조세특례제한법 각 조항 하나 하나마다 많은 이익단체가 목을 매달고 있기 때문에 이를 동시다발로 정리할 경우 수많은 이익단체의 조세저항을 상대해야 하므로 국정이 마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지난 15년간 필자가 '불합리한 비과세감면제도를 정리하여 세원을 넓혀야 한다'는 당연한 말을 수없이 들었으면서도 비과세감면이 축소되기는커녕 계속 확대된 이유다. 민주당이 여당시절에도 못한 일을 야당이 된 처지에 과감하게 제기하니 신뢰성에 의문이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보편적 복지에 증세는 어쩔 수 없이 따라오게 되는 벽이다. 피할 수 있다고 피해지는 것이 아니다. 피할 수 없다면, 당당하게 맞서야지 이리저리 피해 보았자, 점점 더 궁지에 몰릴 뿐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부정적 이미지는 '삽질정부' '부자감세정부'이다. 부정의 부정은 긍정인 법. 부정적 이미지인 부자감세의 부정인 부자증세는 국민들에게 긍정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며칠 전 한겨레신문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증명해준다(부유세 찬성율 80%초과).
한나라당의 '세금폭탄' 공세에 몇 년 전 악몽을 떠올리며 숨을 것이 아니라, '부자증세'로 당당히 맞서는 용기가 필요할 때이다. '부자감세와 삽질' 정부에 지친 국민들에게 야권이 한목소리로 '부자증세와 복지'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정권교체의 희망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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