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파견"... 현대차비정규직, 대법 파기환송 승소

시민사회단체 "즉각 정규직화 하라" vs. 사측 "즉각 재상고할 것"

등록 2011.02.10 16:22수정 2011.02.10 21:44
0
원고료로 응원

[기사 수정 : 10일 오후 9시 45분]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이대경)는 지난 7월 22일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현대차 비정규직 부당해고 등에 대해 현대차가 하청노동자를 불법파견했음을 인정하고, 이에 따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인정하는 원고 승소 판결을 10일 내렸다.

 

이날 서울고법은 판결문에서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대부분 조립업무와 자동차 생산공정에서 일해왔고,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작업하고 작업 방법 등을 원청이 지시했다"며 "이로 볼 때 현대차는 원고를 파견으로 공급받은 것이 상당하므로 불법파견이 맞고 그에 따라 고용의제가 적용되는 것이 맞다"고 판결했다.

 

파기환송심에서도 법원이 현대차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인정하자 노조는 물론 지역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등이 일제히 이를 환영하고 현대차 사측이 즉각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동상이몽" 2010년 말 법원 판결에 따른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25일간 공장점거 농성을 벌인 후 특별교섭을 전제로 농성을 해제한 후 노(오른쪽)와 사(왼쪽)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6차례 협상에서도 전혀 진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2월 9일 사측의 최종 교섭안이 진정성이 없다며 교섭 결렬을 선언하는 동시에 2차 파업투쟁을 결의했다
▲"동상이몽" 2010년 말 법원 판결에 따른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25일간 공장점거 농성을 벌인 후 특별교섭을 전제로 농성을 해제한 후 노(오른쪽)와 사(왼쪽)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6차례 협상에서도 전혀 진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2월 9일 사측의 최종 교섭안이 진정성이 없다며 교섭 결렬을 선언하는 동시에 2차 파업투쟁을 결의했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
▲ "동상이몽" 2010년 말 법원 판결에 따른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25일간 공장점거 농성을 벌인 후 특별교섭을 전제로 농성을 해제한 후 노(오른쪽)와 사(왼쪽)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6차례 협상에서도 전혀 진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2월 9일 사측의 최종 교섭안이 진정성이 없다며 교섭 결렬을 선언하는 동시에 2차 파업투쟁을 결의했다 ⓒ 현대차비정규직노조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10일 오후 2시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 판결에 따라 즉각 정규직화 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서울고법 결심판결에서 다시한번 우리의 요구가 맞았음을 확인했다"며 "사측은 더 이상 소송 중이라는 이유와 재상고와 헌법재판소에 대한 위헌판결을 빌미로 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불법파견에 대한 책임 회피와 정규직화 이행 책임 외면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원 판결 이행을 촉구한다"며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에 대한 사측의 구체적인 안이 제출되지 않는다면 12일 전 조합원 상경 투쟁을 시작으로 2차 투쟁을 준비,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투쟁에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 "시간끌면 시민사회 저항"

 

노동계 및 시민사회단체, 야당 등으로 구성된 '불법파견 정규직화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울산지역대책위(대책위)'도 10일 오후 2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 사측은 즉각 사내하청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킬 것"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지난해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점거농성을 풀고 사측과 교섭해 왔지만 사측의 불성실한 태도로 교섭이 단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며 "이제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난만큼 즉각 정규직화 대책을 내놓고 비정규직노조와 성실히 교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만일 현대차 사측이 법원의 판결마저 무시한 채 노조탄압과 시간끌기로 일관한다면 노동자를 비롯한 울산시민사회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는 것은 물론 세계일류기업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김주철 본부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다수 시민들은 농성해제 후 현대차 비정규직사태가 일단락된 것으로 잘못알고 있어 안타깝다"며 "현대차 사측이 재상고와 시간끌기를 할 것이 예상되므로 언론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비정규직의 투쟁은 내부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지난해와 같은 공장점거 파업은 힘들지 않겠느냐"며 "이상수 지회장이 조계사에서 단식농성중인데 잘 지켜봐달라"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도 논평을 내고 "이번 판결은 애초 대법원 판결의 취지대로 불법파견임을 확인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당연한 선고로 환영한다"며 "이미 법적으로 명백해진 문제를 재상고하는 등의 시간끌기를 하면서 절박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를 외면하는 것은 세계 초 일류기업을 지향하는 대기업인 현대자동차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몽구 회장이 결단하고 현대차는 곧바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비정규직 노조와 실질적 협상을 전개하고 지난해 투쟁의 과정에서 회사가 제기한 손배 가압류를 해제하고 징계의사를 철회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보신당 울산시당도 논평을 내고 "현대차 사측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파업을 일관되게 무시하고, 농성 해제 후 교섭에서도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던 것만으로도 비난 받기에 충분하다"며 "그런데도 이번 판결이 조합원 개인의 문제일 뿐이라며 대법원에 상고하고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하는데, 아직까지도 하늘을 가려보겠다는 손바닥이 남아 있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현대차 사측은 이제 더 이상 고집 피우지 말고 이번 판결 취지대로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한 구체적 대책을 세워라"라며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생생히 증언하고, 법원에서도 인정한 불법파견 문제를 계속 외면한다면 현대차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거대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회사측 "즉각 재상고 할 것"

 

한편, 10일 오후 2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책위 기자회견에는 현대차 비정규직노조의 조합원이 나와 그동안의 교섭 과정을 설명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이진환 2공장 대표는 "12월 9일 농성해제 후 현대차노사, 비정규직노조, 하청업체, 금속노조 등 5주체가 교섭을 벌여왔지만 지지부진했다"며 "회사측이 최종 들고온 협상안은 손배소와 징계를 철회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며 "비정규직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고 9일 저녁 2차 파업을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서울고법의 원고 승소 판결에 대해 즉각 상고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재판부가 울산공장에 대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면 충분히 다른 결론에 이를 수 있었을 것"이라며 "대법원에 즉각 상고하고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1.02.10 16:22ⓒ 2011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비정규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저서로 <울산광역시 승격 백서> <한국수소연감> 등이 있음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두 달 연습했는데 10초 방송, 그걸 보고 찾아오는 손님들 두 달 연습했는데 10초 방송, 그걸 보고 찾아오는 손님들
  2. 2 아들 다 크면 떠나야 하는 엄마, '이상한 나라' 한국이 미뤄온 숙제 아들 다 크면 떠나야 하는 엄마, '이상한 나라' 한국이 미뤄온 숙제
  3. 3 SK하이닉스가 일본에 공장 지으면... 생각만 해도 아찔 SK하이닉스가 일본에 공장 지으면... 생각만 해도 아찔
  4. 4 [단독] 비번 숨겨도 아이폰 포렌식 가능 "한동훈 폰도 시간 있었다면..." [단독] 비번 숨겨도 아이폰 포렌식 가능 "한동훈 폰도 시간 있었다면..."
  5. 5 어르신들 몰리는 고군산섬잇길, 이걸 모르고 가면 낭패 어르신들 몰리는 고군산섬잇길, 이걸 모르고 가면 낭패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