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 조심하라는 말도 들었다... 긴장 늦추지 않아"

[인터뷰] 전점석 창원YMCA 사무총장... 30년 시민운동 이끌고 퇴임

등록 2011.03.19 15:23수정 2011.03.1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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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 '시민운동'이라는 한우물을 파왔던 전점석(60) 창원기독교청년회(YMCA) 사무총장이 퇴임했다. 사무총장은 정년이 65세까지 할 수 있는데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며 자진해서 실무를 그만두고 회원으로 남아 다른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대구 출신인 그는 1981년부터 YMCA에서 일했다. 부산YMCA 간사로 들어가 1986년 기획실장을 지냈고, 그 뒤 2001년까지 진주 사무총장을 지냈으며, 뒤이어 창원 사무총장을 맡아왔다. 부산 6년, 진주 15년, 창원 9년간 이끈 것이다. 지난 2월 28일 퇴임했다.

 전점석 창원YMCA 사무총장.

전점석 창원YMCA 사무총장. ⓒ 윤성효


그는 권력이 아니라 시민과 가까이 있는 시민운동을 고민하고 있다. 시민 생활에 파고드는 시민운동을 강조한다. 그는 "지역 시민운동은 의제가 아직까지 다양하지도 않고, 전문화되지도 않은 단계"라며 "교통이나 도시건축, 관광개발, 소비자 등으로 여러 의제가 다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따끔한 충고도 했다. 그는 "시민운동은 활동가가 되어야지 직업적으로 되어서는 안 된다. 출퇴근 시간 따져버리면 헌신적인 모습이 없다"면서 "타성에 젖으면 안 된다. 시민운동은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고 들려주었다.

시민운동을 하면서 회유나 협박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진주에 있을 때였는데 '밤길 조심하라'거나 '당신은 아이 안 키우나' 하는 말을 들었고, 경찰서 정보과 형사들이 드나들면서 수시로 겁을 주기도 했다"면서 "그런 것에 대해 더 잘하기 위해 무장했던 것 같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30년 동안 한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데는 가족의 도움이 컸다고 밝혔다. 부인도 시민운동을 하고 있는데, 김해아동청소년가족상담소 김지숙(55) 소장이다. 아들은 방송국 피디로 있고 딸은 청소년복지시설에서 일한다. 그는 "가족들이 크게 신경 쓸 일을 만들지 않아 시민운동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고맙다"고 말했다.

전점석 사무총장은 <민이네>라는 제호로 가족신문을 한동안 냈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27호까지 내고 그만두었는데, 합본호는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그는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는데 신문을 만들면서 많은 대화 나누었다"며 "가족신문 덕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창원 돝섬을 어떻게 가꿀 것인지에 관심을 갖고 이틀 동안 여러 사람과 '남이섬' 답사를 다녀온 그를 17일 저녁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전점석 사무총장과 나는 대화 내용이다.

승용차 '프라이드 베타' 17년 3개월 동안 타


- 한동안 '가족신문'을 만든 것으로 아는데?
"27호까지 낸 뒤 합본호를 내고 그만두었다. 둘째 아이가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냈던 것 같다. 집사람과 아이 둘까지 모두 넷인데, 가족신문 덕을 많이 봤다. 집에도 늦게 들어가면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는데, 신문 만들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것 같다. 가족 공동 작업이었다. 신문에 담을 안건이 많은 게 아니었다. 아이들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면 그대로 실었다. 독후감도 실었고, 아이가 게임장에서 노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담기도 했다. 엄마와 아빠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집에 누가 왔는지도 담았다."

- 가족신문에는 그 해 가족의 '10대 뉴스'도 담았다고 하던데?
"한 해가 지나면 10대 뉴스를 뽑았다. 가족이 모두 의논했는데, 재미있었다. 우선 20가지 정도 뽑아 놓고, 각자 10개씩 고르기로 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생각하는 게 각각 달랐다. 가족 4명이 순위를 정해 놓은 10대 뉴스를 모두 실었는데, 자세히 보니 아이들이 무엇을 제일 좋아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아이가 커서 거창고등학교에 다녔는데, 한두 번 만들다가 계속 이어지지 못했다. 몇 년 전 합본호를 냈는데 인기가 좋았다. 지난 가족 이야기가 생생하게 담겨 있었는데, 아이들도 굉장히 좋아했다. 가족신문 덕을 톡톡히 봤던 것이다."

지난 1월 전 사무총장은 17년3개월간 탔던 승용차 '프라이드 베타'를 폐차했다. 주행거리 39만7897km였다. 가족신문 <민이네> 제17호(1994년 1월 3일)에 보면 1993년 '우리가족 10대 뉴스'에 승용차 구입이 들어 있었다. 1993년 11월 4일 구입했던 것. 그가 진주YMCA 사무총장으로 있을 때였다.

 전점석 창원YMCA 사무총장은 1993년 11월에 구입했던 승용차 '프라이드 베타'를 17년3개월 동안 39만7897km를 탄 뒤 올해 1월 폐차했다.

전점석 창원YMCA 사무총장은 1993년 11월에 구입했던 승용차 '프라이드 베타'를 17년3개월 동안 39만7897km를 탄 뒤 올해 1월 폐차했다. ⓒ 전점석


그는 '프라이드 베타'를 더 타고 싶었지만 2009년부터 고장이 자주 났고, 부품을 교체하기를 여러 번 하다가 결국 폐차한 것이다. 그는 블로그에 "17년간 함께 살아온 소형승용차"라는 제목으로 소개해 놓았다. 그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부품 구하기였다"면서 "안전문제와 관련 없는 부품이라면 중고물품의 사용을 적극 권장해야 하고, 유통구조가 제대로 구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떻든 주행거리 50만km를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차를 구입할 당시에는 승용차 크기와 사회적 지위가 정비례하는 듯한 사회 분위기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다. 단지 소형차라는 이유로 사람을 낮추어보는 듯한 눈길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는지 조금은 걱정스러웠지만 무난하게 편한 마음으로 17년이 지났다. 내 분수에 맞는 것이었다."

"실무자를 그만둔 것이지 지역운동에는 정년이 없다"

- YMCA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부산 있을 때다. 야학을 많이 했다. 장소를 빌려서 5개 지역에서 했다. 1986~1987년 당시 해고 노동자도 있었고, 전교조 전 단계인 '중등교사협의회' 회원들과 함께했다. 야학 출신 학생들이 그 뒤에 지역운동에서 지도력을 발휘하고, 저보다 훨씬 현장에 가깝게 가서 열심히 했던 일이 제일 생각난다."

- 사무총장 퇴임은 어떤 의미인지?
"실무자를 2월 28일 그만둔 것이다. 확대 해석을 안 했으면 좋겠다. YMCA 실무자를 그만두는 것이 지역운동을 그만 두는 것은 아니다. 오해하기도 하는데, 지역운동에 정년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창원에 계속 살 것이다. 돈이 안 되는 일일 것 같고, 더 바빠질 것 같다. 다만 YMCA에 매일 출근하는 실무자를 30년간 했는데, 이제는 회원으로 계속한다는 것이다."

- YMCA 사무총장은 정년이 65세까지 임기 제한이 없어 앞으로 5년간 더 할 수 있지만 그만두었는데?
"그동안 한 눈 안 팔고 어지간히 열심히 해왔다고 자부한다. 한 단체에 매여 있는 것이니까 장점도 있고 한계도 있다. 30년 했으면 실무자로서는 어지간히 했다. 특히 경남지역에는 7개 YMCA가 있는데 후배들도 많다. 제가 진주YMCA 사무총장 할 때 나이가 37살이었다. 지금 지역에는 40살 넘은 후배들도 많다. 60살 넘어서 계속하는 것보다 오히려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회원으로서 역할을 거들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결정하고 보니 잘했다는 생각이다. 한편에서는 섭섭하다. 어려운 결정이었는데 잘한 것 같다."

- 지역 시민운동의 바람직한 방향은?
"지역 시민운동은 의제가 아직까지 다양하지도 않고, 전문화되지도 않은 단계인 것 같다. 최근에는 복지를 다루는 단체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가령 교통이나 도시건축, 소비자 등 여러 의제가 다양해야 한다. 시민 생활에 불편함에 대한 욕구들이 있는데, 시민단체가 다양해지지 않다 보니 기존 단체들이 이것도 저것도 하는 형태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뒤 지방의회에 노동자와 농민 출신이거나 '비한나라당' 선출직들이 진출했다. 그들이 다양한 생활 의제를 깊이 있고 성의 있게 다루어야 한다. 평소 그런 경험이 없다 보니, 본인들이 고생하는 형편이다.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전문 단체가 필요하다."

-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최근 창원지역에는 도시철도 문제가 있는데, 전문성을 갖고 접근하는 단체가 필요하다. 그리고 관광개발 문제를 다루는 단체도 있어야 한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 시절 '남해안종합관광개발계획'이 만들어졌다. 그 계획은 주로 관광개발이다. 그 계획은 지역 7개 시군에 걸쳐 90여 개 사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전문성 갖고 덤비지 않으면 안 된다. 기본 상식으로 접근하면 설득력이 약하다. 창원 마산 합포구 구산면 관광개발계획 등 몇몇 관광개발계획을 보면 케이블카나 리조트가 천편일률적으로 들어 있다. 이런 의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시민단체가 있어야 한다."

"시민운동은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전점석 창원YMCA 사무총장.

전점석 창원YMCA 사무총장. ⓒ 윤성효

- 시민운동 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시민운동은 활동가가 되어야지 직업적으로 되어서는 안 된다. 출퇴근 시간 따져버리면 헌신적인 모습이 없다. 현안에 접근하는 자세가 직업적이면 감동이 없다. 우선 한 단체를 오래 하다 보면 타성이 생긴다. 적절한 시점에 갱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른 말로 하면 자기성찰이다. 현안에 바쁘다 보면 그런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현안에 쫓겨서 전문성이 떨어지고 운동은 타성에 젖고 만다. 어떤 때는 시민들로부터 너무 앞서 나가 있기도 한다. 자기성찰 하는 시간을 가지면 앞선 자기 모습을 발견하고 속도 조절도 할 수 있다. 특히 시민운동은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

- 시민운동가한테 헌신만 강요하는 게 아닌지?
"시민단체에서 부정선거 감시운동 할 때가 있었다. 부정선거를 하는 사람은 밤낮없이 하는데, 감시하는 사람은 늦게 일어나고, 시간 맞춰 퇴근하고 술도 한잔하면서 했다. 그러다 보니 감시를 제대로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감시운동 하는 사람은 부정선거 하는 사람보다 더 열심히 헌신적으로 해야 한다. 시민운동은 항상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

- 시민운동을 하다 보면 회유나 협박도 받을 것 같은데?
"과거에는 회유나 협박이 있었다. 진주에 있을 때였는데 '밤길 조심하라'거나 '당신은 아이 안 키우나' 하는 말을 들었다. 경찰서 정보과 형사들이 드나들면서 수시로 겁을 주기도 했다. 그런 것에 대한 공격 자세가 생기고, 더 잘하기 위해 무장했던 것 같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정도 하다 보면 스스로 느슨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무사하면 안일해지는 것이다. 안일해지는가를 보고 추스르고 하는 게 필요하다."

- 시민운동은 영향력이 있어야 한다는데?
"시민운동을 하다 보면 권력이 된다. 큰 유혹이다. 어느 순간부터 영향력이 생긴다. 영향력이 있다는 것은 사람들이 인정하게 된다. 인정하지 않으면 섭섭하다. 내 생각과 다르면 무조건 틀렸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 이게 사람을 아주 망치게 한다. 시민단체는 시민과 가까이 있을 때 가치가 있다.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과 만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안 된다. 자기 활동에 안주해버리면 생명이 짧다. 효용가치가 없다. 영향력이 있으려면 현장과 가까이 있어야 하고, 시민과 호흡해야 한다. 더 부지런해야 한다.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과 만나는 것 보다, 현장을 더 중심에 둬야 한다."

- 시민운동 하다 정치로 진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해야 된다 안 해야 된다 이야기 할 수 없다. 개인의 장단점이나 성향, 철학 등을 놓고 그 사람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한다. 제 생각에는 경남지역의 경우, 지난해 6월 지방선거를 지나면서 시민운동 '아젠다'가 많이 약화되었다고 본다. 6월 2일 지방선거 뒤 6개월 동안 시민단체가 챙긴 현안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활동 반경이 축소된 것이다. 왜 그런다. 경남도정협의회가 만들어졌는데, 그런 제도적 창구에서 적절한 역할을 하는 기회가 생기니까 그렇게 된 측면도 있다. 시민단체가 자연스럽게 가두에서나 기자회견을 하는 게 점차 줄어들게 되었다. 또 그동안 시민단체가 했던 '아젠다'를 지방의회에서 자발적으로 다루기도 한 측면이 있다. 지방의원들이 현안을 다루기 위해 시민단체 사람을 불러 듣기도 하고 자료를 달라고 하는 방식은 늘어났다. 그래서 다시 시민운동을 추슬러야 된다는 말을 한다. 계속 시민운동의 반경을 넓히고 의제를 다양화, 전문화 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연대의 틀도 느슨해진 것 같다."

- 지난해 지방선거 야권연대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야권 후보단일화는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진행과정도 결과도 그랬다. 예상했던 것보다 이상으로 결과가 나왔다. 이제 지난 지방선거의 결과가 가져온 여러 가지 변화의 기회를 잘하도록 해야 한다. 시민들로부터 6월 선거의 변화가 지역 발전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내년 총선으로 계속 연장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권력 나눠 먹기를 해서는 안 되고, 자기들끼리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 일반시민들이 이놈이나 저놈이나 같다고 느끼도록 해서는 안 된다. 이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

창원-마산YMCA 통합 문제를 어떻게 보나?

- 지난해 7월 옛 마산․창원․진해시가 창원시로 통합된 뒤, 마산YMCA와 창원YMCA를 하나로 합쳐야 하는 거 아니냐 하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시민운동은 힘을 모을 필요도 있지만, 주민생활과 더 밀착될 필요도 있다. 두 가지 모두 중요한 지향점으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 힘을 모은다는 것은, 지금은 조직과 사업이 완전 별개인데 적절한 형태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주민생활 밀착은 마산과 창원뿐만 아니라 진해까지 각 구청별로 별도 조직을 두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말이다. 현재 진해는 YMCA가 없다. 두 가지를 다 잘했으면 좋겠다고 본다."

- 창원․마산YMCA를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를 하고 있는지?
"임원끼리 논의하다가 지난주 이사와 직원들이 모두 참석해 토론회를 열었다. 저는 내부에서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거나 신중론이 나오면 소수라도 그 의견을 존중해 주는 게 좋다고 본다. 통합은 만장일치로 해야 화합할 수 있다. 축제 분위기로 가야 한다.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거나 소극적이면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본다. 그날 토론 때 통합하자 하지 말자는 의견보다는 신중론이 많았다. 다수 의견은 협의 기구 형식으로 가자는 안이었다. 기존 건물이나 사업 조직은 그대로 두고, 정기적으로 임원진이 모여서 공동 현안을 논의하고 공동사업을 개발하는 형태로 하자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

 전점석 창원YMCA 사무총장이 사무실에서 실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점석 창원YMCA 사무총장이 사무실에서 실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윤성효


- 30년간 시민운동 하는 동안 가족들의 도움이 컸을 것 같은데?
"사실 시민운동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 덕이 컸다. 되돌아보니 그런 생각이 더 든다. 우리 가족은 심하게 아파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가족이 심하게 아프면 돈도 들어가고 신경도 쓰인다. 수술하거나 입원 한 경우가 거의 없었다. 아이들도 물론이다. 이슈가 생기면 파고 들어가야 하고, 정보도 모으고 분석해야 하는데, 가족이 아프다면 집중하지 못한다. 아이들도 과외를 시킨 적이 없다. 자기들이 학원에 가겠다고 하면 보내는 정도였다. 두 아이 모두 국립대학을 다녔는데, 사립대학에 비해 등록금이 적었다. 만약에 사립대학에 다녔더라면 우리 집 형편에서는 충당하지 못했을 것이다. 30년 동안 한 눈 팔지 않고 했던 것은 가족의 힘이 컸다."

- 앞으로 계획은?
"오는 6월 출판을 목표로 <창원에서 지역운동하기>라는 책을 낼 계획이다. 그동안 사무총장으로 있으면서 참여했던 다른 단체의 역할을 하나씩 벗어야 할 것 같다. 숨 고르기를 하고 지역 선후배들과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고민할 것이다. 제가 갖고 있는 장단점이 있으니까 지역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논의할 것이다. 지역은 정책개발 기능이 취약한데 그런 부분에서 역할을 하는 것도 생각 중이고, NGO 지원센터도 생각하고 있다. NGO가 시 단위에는 있지만 아직 군 단위에는 많이 없다. NGO가 이슈 파이팅을 하고 나면 단체 조직력이 더 강화되는 경우도 있지만 힘이 많이 소진돼 버리기도 한다. 지원센터가 있으면 실무역량 강화나 학습도 하고 의제개발 기회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일종의 NGO 인큐베이터 내지 코디네이터의 역할이 필요한 것 같다."

- 더 하고 싶은 말은?
"30년간 큰 실수 없이 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큰 빚이다. 빚을 갚는 것은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을 하는 것이라 본다. 지역운동의 여러 동료들이 고맙다. 때로는 싸우는 상대였다가 나중에 다른 일로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모두에게 고맙다. 올해가 결혼 30년이다. 후배들이 항공권 두 장을 주었는데, 오는 5월 집사람과 외국 여행을 다녀올 예정이다. 고맙다."

창원YMCA는 오는 22일 오후 5시 창원시 도계동 소재 경상남도노인회관에서 전점석 사무총장 퇴임식을 가진다.
#창원YMCA #전점석 사무총장 #시민운동 #프라이드 베타 #진주YM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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