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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명승부, 리버풀의 정신력만 빛났다!

무너지지 않는 힘을 가진 리버풀의 정신력이 빛난 경기

11.04.18 09:48최종업데이트11.04.1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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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명승부였다. 17일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 리버풀의 2010~201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이 났다. 후반 18분 제이미 캐러거(리버풀)가 동료 수비수와 충돌하면서 중상을 입은 관계로 8분의 인저리타임이 주어졌고, 후반 인저리타임에 아스널의 로빈 판 페르시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켰으나 1분 뒤 리버풀의 디르크 카윗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이날 경기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1989년 4월15일 리버풀과 노팅엄 포레스트의 FA컵 4강 당시 96명의 팬이 사망한 '힐스버러 참사' 가 일어난 지 22주년이 되는 시기에 열린 경기이기 때문이다. 비록 아스널의 홈구장인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였지만 힐스버러 참사에 대해 함께 애도를 표하며 경기가 시작되었다. 캐러거가 중상을 당하며 응급조치 후 후송되었을 때에도 양팀 팬들은 캐러거의 쾌유를 빌며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양팀 모두에게 중요했다. 아스널은 1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따라잡아 우승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리버풀은 5위 토트넘 홋스퍼(이하 토트넘)를 따라잡으며 유로파리그 진출 티켓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두 팀 모두에게 승점 3점이 필요했다. 양 팀 모두 투지를 불살랐지만 결국 결과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결과는 1-1 무승부였지만 이날 경기에서 가장 빛난 것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리버풀 클럽의 정신인 'Never say die Liverpool'을 실현해낸 모습이었다. 후반 인저리타임이 끝날 무렵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실점했지만, 곧바로 반격을 하며 똑같이 페널티킥을 얻어내 패배의 위기에서 벗어난 리버풀의 힘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무승부를 만들어낸 리버풀의 힘이 빛났던 경기였다.

 

더불어 케니 달글리쉬 감독의 모험적인 선수 기용 또한 빛을 발했다. 부상 선수가 적지 않은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미드필더인 존조 셸비, 제이 스피어링을 비롯해 좌우 풀백에 잭 로빈슨과 존 플래너건을 투입하며 경기를 치렀다. 특히 로빈슨과 플래너건은 리저브 팀에서 활약하며 프리미어리그에 갓 데뷔한 10대 중반의 신예 선수들이었다. 아스널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하는 중요한 경기에 투입한 달글리쉬 감독의 뱃심이 빛난 경기였다.

 

이날 경기는 무승부라는 아쉬운 결과가 나왔지만 리버풀의 입장에서는 강한 정신력으로 원정 경기에서 패배하지 않는 힘을 보여줬다. 클럽의 주장인 스티븐 제라드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었고, 캐러거마저 경기 도중 중상을 당해 경기에 뛸 수 없는 상황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힘으로 만들어낸 결과였기 때문이다. 클럽의 상징인 제라드와 캐러거는 없었지만, 달글리시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경기에 참여한 18명의 선수와 많은 원정 서포터즈가 함께 만들어낸 의미있는 결과였다.

 

리버풀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팀 정신으로 많은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0-3으로 뒤지다 3-3 동점을 만든 후 승부차기로 우승을 차지했던 2004~200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포함해 챔피언스리그의 많은 명승부들, 그리고 2005~2006시즌 FA컵 결승전 등 리버풀은 많은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클럽의 레전드인 달글리시 감독이 부임해 팀 정신을 일깨우고 팀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면서 어린 선수들을 발굴하고 있기에 미래도 밝다.

 

제라드는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리버풀과 함께해 행복하다"라는 말을 남겼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고, 최다 우승 기록이 맨유에 의해 경신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좋은 팀을 만들며 더욱 단단해진 팀 정신으로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리버풀의 힘은 여전히 살아 있다. 아스널전 무승부라는 결과를 만들어낸 리버풀의 정신력, 무너지지 않는 힘이 아스널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발현되는 의미있는 경기였다.

덧붙이는 글 | 한편, 이날 경기에서 후반 18분 동료 수비수인 존 플래너건과 충돌을 하며 목 부위에 중상을 당한 제이미 캐러거는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의식을 회복한 이후 X-ray 촬영을 통한 정밀 검사를 앞두고 있다. 

2011.04.18 09:48 ⓒ 2011 OhmyNews
덧붙이는 글 한편, 이날 경기에서 후반 18분 동료 수비수인 존 플래너건과 충돌을 하며 목 부위에 중상을 당한 제이미 캐러거는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의식을 회복한 이후 X-ray 촬영을 통한 정밀 검사를 앞두고 있다. 
리버풀 FC 케니 달글리쉬 제이미 캐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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