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겉그림 〈인재시교〉
팝콘북스
▲ 책겉그림 〈인재시교〉
| ⓒ 팝콘북스 |
|
2. 인젠리의 <인재시교>
요즘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때문에 학부모들과 선생님들이 난리다. 그런 증세를 보이는 아이들은 주위가 산만하고, 아이들이 공부하는 것을 방해하고, 심할 경우 폭력적인 행동을 자주 나타낸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 일로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지도할 수 없다고 부모님에게 호소하고, 부모님은 그 아리를 병원에 데려가 증세를 검진한 뒤 약물로 처방한다. 그렇게 되면 선생님은 으레 그 아이를 왕따 시켜 놓을 수 있어서 좋고, 부모님도 약물을 투여하면 모든 게 치료될 거라 희망을 품는다.
인젠리가 쓴 <인재시교>는 애초부터 그런 병은 존재한 게 아님을 밝힌다. 그 증세를 진단할 수 있는 미국의 코넬 아이 행위 진단표나 미국 정신병학회가 만든 진단기준표들에는 신중치 않는 난감한 사실들이 숨어 있음을 밝혀낸다.
이른바 경미한 뇌 조직의 손상이 제왕절개 시술 시에 발행한 것으로 추측한다는데 증명할 수 있는 게 못 되고,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은 그 증세를 앓지만 산골 아이들은 그런 증세가 없는 게 의아하고, 비타민 결핍이나 식물첨가제가 그 원인이라면 일상생활의 모든 문제가 원인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더욱이 그건 약물로 치료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녀는 그런 진단표가 엉터리로 된 논리 관계라고 꼬집는다. 오히려 아이의 부모와 교사가 조금만 관심과 이해심을 갖고 아이의 '행동 언어'를 주의 깊게 들으면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밝힌다. 왜냐하면 선생님의 수업방식이 마음에 안 들거나 재미가 없으면 아이들은 집중을 안 할 수가 있는 것이고, 자신을 보호하거나 재미를 느끼기 위해 친구들과 싸울 수도 있는 것이고,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애정결핍을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호소하기 위해 엉뚱한 행동 언어를 표출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 책이 호소력을 주는 이유는 그녀의 딸 위엔위엔을 키운 16년간의 교육일지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딸아이가 처음 주사 맞는 그 때부터 16살에에 중국 최고의 명문인 칭화대에 합격시킨 모든 과정 과정들을 교육적인 차원에서 써 내려갔다. 물론 애초부터 자녀교육을 염두에 두고 쓴 건 아니다. 그저 공부도 잘 하고 성품도 좋은 그녀의 딸을 보고 많은 학부모들이 상담해 오자, 그때마다 좋은 효과를 본 부모들이 글로 정리해 줄 것을 요청했고, 그것을 써 놓은 걸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일례로 아이들이 돌부리나 책걸상에 걸려 넘어졌을 때 부모들은 그걸 두고 아이를 탓하는 걸 보여준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이 보복행위로서 나쁜 모습이요, 오히려 모든 무생물들까지도 자신과 똑같은 생물체로 대하도록 해야 한다고 일러준다. 그것이 사소한 습관을 가장 좋은 습관으로 만드는 지름길 중의 하나라고 한다. 아울러 산타클로스의 신비한 존재를 늙도록까지 간직하도록 만들어주는 비결도 아이들로 하여금 위대한 상상력을 불어 넣는 일이라고 가르쳐 준다.
또한 아이들에게 책을 읽도록 할 때에는 소리내서 읽기보다 그냥 눈으로 읽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한다. 소리 내서 읽으면 더디게 되고, 그 음소리에 마음까지 빼앗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울러 어렸을 때에는 정독보다 줄거리만 이해할 정도의 다독이 절실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고학년에 올라갈수록 책 읽는 시간은 줄어들기 때문이요, 그 때문에 책은 어렸을 때에 많이 읽어두는 게 좋다는 것이다. 더욱이 책을 많이 읽으면 작문과 문법 실력도 훨씬 뛰어나고, 세상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초중학생 특히 초등학생의 비판의식을 키우려면 아이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기보다 먼저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과감하게 말하게 해야 한다. 요컨대 선생님의 말과 행동에 의심이 들거나 모르는 점이 있으면 질문하게 해야 한다."(171쪽)
이 얼마나 멋진 모습인가? 그런데 현실은 그렇게 하기가 너무 힘들 것이다. 그토록 지엄한 선생님의 권위에 대부분의 초중학생들이 맹목적으로 숭배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생님에게도 실수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어느 누가 용기를 내서 말할 수 있겠는가. 요즘의 가정과 학교교육은 오로지 '말 잘 듣는 아이'와 '튀지 않는 행동을 하는 아이'로 키우고 교육시키는 게 최선이라 생각지 않을까?
과연 어떤 학교가 행복한 학교일까? 어떤 학부모가 자녀를 행복하게 하는 학부모일까? 어떤 선생님이 학생들을 행복하게 하는 선생님일까? 아이들을 앵무새나 꼭두각시로 만들기 보다는 각자 각자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불어넣는 부모와 선생님과 학교가 그럴 것이다. 때로는 아이들이 선생님의 실수를 지적해도 받아줄 줄 알고, 교육당국의 잘못된 정책에 피켓을 들어도 관대할 줄 아는 선생님과 교육당국이 있다면, 그곳은 진정 행복한 나라다.
왜 학교는 불행한가 - 전 거창고 교장 전성은, 대한민국 교육을 말하다
전성은 지음,
메디치미디어, 2011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