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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기아(KIA)는 뒷마무리 수습이 시급하다!

한화와의 2연전을 보며

11.07.03 10:15최종업데이트11.07.0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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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일, 기아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3연전 중 2연전이 펼쳐졌다. 전날 선발 윤석민의 호투와 막강한 타격으로 대승리를 거둔 뒤였다. 이날은 기아의 으뜸가는 좌안투수 양현종이 선발로 나섰다.

 

작년 기아 마운드가 붕괴될 때 유일하게 기아를 든든히 지켜내며 최다승까지 내다봤던 양현종이건만 올해는 아직 작년만 같지는 않다. 여전히 강속구로 타자들을 잘 요리해 내고 있지만 초반에 점수를 많이 내주며 오랫동안 마운드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날도 5회까지 3실점하며 3대2로 뒤진 상황에서 손영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선발투수가 6회 이상 던져주지 못한 것이 일단 문제의 시작이었다. 아직까지 든든한 불펜역할을 수행해내는 투수가 없는 기아에서는 불안한 출발이 시작되는 것이었다.

 

불안은 현실로 즉각 둔갑했다. 손영민은 이내 4실점하며 마운드를 다음 투수에게 넘겨야 했다. 그런데 6회에 마운드에 올라온 투수는 '돌아온 풍운아' 김진우였다. 이날은 돌아온 그의 5번째 등판이었다. 그가 등판한 것은 1점을 추가한 7대7 동점상황. 잘 지켜내면 첫 승리도 따낼 수 있는 상황으로 김진우에게는 절체절명의 아주 귀중한 기회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김진우의 마운드 운영은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였다.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물론 이번 시즌에서 올라온 다섯 차례 등판에 의한 평가다. 7회에 김진우는 여전한 명품커브로 세 타자를 땅볼 처리하며 깨끗한 마운드 운영을 보여 주었다.

 

다만 불안한 것은 포수석을 벗어나는 폭투였다. 과거에도 김진우는 위험한 상황에서 제구가 흔들리며 종종 직구에서 폭투를 범하며 실점하곤 했다. 물론 신인시절이라 마운드 운영능력이 미숙했을 수도 있으나 그동안의 공백시기에 이를 얼마나 보완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믿을 수 있는 것은 이제 20대 후반에 결혼도 해 심리적으로 많이 편안해지고 성숙해졌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을 것이지만 결국 8회에 만루를 내 주고 2실점하며 마운드를 내려오고 말았다. 그의 주 무기인 커브를 노린 이효상의 타구가 2루타를 날린 것이다.

 

이전까지 네 번 등판했을 때까지 어느 정도 안정적인 무대를 보여 주었고 이번 등판에서도 처음으로 2이닝 가까이를 던지며 마운드 1이닝을 깔끔하게 막은 상황이라 앞서 말한 것처럼 반은 성공이요, 반은 실패라 평가하고 싶다. 그러기에 앞으로도 김진우는 자주 중간계투로 중용해 시험무대를 더 많이 가짐으로써 점점 더 컨디션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만일 그것이 성공적이라면 시즌 막판으로 가면서 든든한 마무리로 자리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가 되기까지는 아직도 기아 불펜은 불안하기만 하다. 김진우가 내려 온 뒤 심동섭이 다시금 2실점하자 결국 최종 마무리는 유동훈이 되었다. 유동훈은 더 이상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기아는 더 이상 점수를 내지 못하고 패하고 말았다. 아쉬운 경기였다. 역전 재역전을 거듭하며 명승부를 펼쳤는데 불펜진이 대거 실점하면서 결국 경기를 내주고 만 것이다.

 

불펜진이 내준 점수만 8점이다. 기아 타선 또한 7득점 하며 타선에선 제 역할을 했다. 결국 불펜의 문제인 것이다. 조범현 감독의 고민은 한동안 지속될 거 같다. 선발진이 만일 초기에 무너진다면 중간계투로 누구를 올릴지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선발이 퀄리티 스타트를 해 주고 내려와도 만일 점수차가 얼마 되지 않는다면 조범현 감독은 역시 고민해야 할 것이다. '기아 마무리는 누구'라는 공식이 아직 만들어지지 못했으니 말이다.

 

유동훈이 2009년 시절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든지, 돌아온 김진우가 얼른 마운드에서 제 역량을 발휘해내든지, 아니면 결국 제3자가 필요하다는 결론밖에 나지 않는다.

 

이러한 기아의 고민은 결국 팬들의 고민이기도 할 것이다. 이번 경기를 보며 불펜투수가 만루홈런을 내주며 역전한 상황에서 재역전당하는 것을 지켜보며 한 여성팬이 '이럴 수가 없다'는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것이 카메라에 잡히는 것을 보았다. 아마 다른 대다수의 팬들도 동일한 마음을 가졌을 지도 모른다. 이런 어이없는 상황이 앞으로 다시 연출되게 하지 않으려면 기아는 특단의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믿음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마무리 투수의 중용', 아니면 '특급 마무리를 위한 특급 마무리 조련'이 필요하다. 이강철 투수코치의 구상도 있겠지만 우리 팬들은 그것이 얼른 실상으로 나타나기를 바란다. 갑자기 이대진과 한기주가 생각나는 건 무얼까?

2011.07.03 10:15 ⓒ 2011 OhmyNews
기아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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