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님 벌초' 가시기 전에 확인하세요

조상 숭배의 첫걸음인 벌초 안전하게 하기... 벌초하면서 주의해야 할 사항들

등록 2011.08.23 17:21수정 2011.08.2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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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벌초작업 예초기로 풀을 깎으면 나머지는 풀을 긁어 모아야 한다.

벌초작업 예초기로 풀을 깎으면 나머지는 풀을 긁어 모아야 한다. ⓒ 양동정


매년 추석이 돌아오면 조상님 산소 벌초 때문에 크고 작은 애환이 많다. 얼마 전 방송에서는 벌초를 하다 말벌에 쏘여 사망했다는 보도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조상을 숭배하는 가장 초보적인 일이 아마 벌초일 것이다. 벌초하지 않은 무덤을 보면 후손이 없거나 조상을 숭배하지 않는 집안인가 보다 하고 생각하는 이유 또한 그 때문일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집은 벌초에 꽤 신경을 쓰는 편이다. 금년에는 지난 20일 토요일을 벌초하는 날로 정했다. 우리가 벌초를 해야 하는 산소는 총 8개소에 18기 봉분이다. 옛날 어른들이 후손들 잘 되라고, 그리고 자손이 번창하라고 명당을 찾아 묘를 쓰다 보니 여러곳에 흩어져 있고, 집에서 20km 이상 떨어진 곳에도 묘가 있다. 이런 정성을 생각하면 즐거운 마음으로 벌초를 해야 할 것이다.

형제수에 비해 산소가 많은 관계로 벌초가 집안의 큰 행사이다. 형제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전화하고, 가족카페 공지사항에 올리고, 차량을 수배하고, 인부를 사는 등의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 벌초에는 도처에 흩어져 있는 14명의 형제들 중 8명이 참석을 하고 나머지 6명은 일정액의 경비를 부담하기로 했다. 8명의 인원으로는 적을 것 같아 별도 인부 2명을 사서 총 10명이 3개조로 나누어 벌초작업을 하기로 한 뒤 당일 새벽 6시에 마을 회관 앞에 모이니 궂은비가 오락가락하는 것이 오히려 뙤약볕보다 나을 것 같다.

3개조가 비를 맞아가면서 벌초를 마친 시간은 오후 2시경이다. 날씨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으나 차라리 비를 맞으며 벌초를 마치고 나니 이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번에 벌초를 하면서 느낀 조심해야 할 사항이나 준비물에 대해 벌초 가시는 분들을 위해 적어본다.

긴 옷과 두꺼운 등산화는 필수... 벌집엔 각별히 주의해야

a 고장난 예초기 집에서 점검을 하고 갔는데도 현장에 도착하니 시동이 안 걸려 사용하지 못한 예초기

고장난 예초기 집에서 점검을 하고 갔는데도 현장에 도착하니 시동이 안 걸려 사용하지 못한 예초기 ⓒ 양동정


1. 제초기(예초기)는 집을 나서기 전에 반드시 점검을 해야 한다. 예초기는 1기통짜리 원동기로 대부분 휘발유와 오일을 배합해서 사용하는 관계로 시동이 안 걸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 멀고 높은 산에 있는 산소에 도착을 했는데 예초기가 시동이 안 걸리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a 벌집 확인 벌집이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으로 긴 작대기 등으로 풀숲을 살펴보면 된다.

벌집 확인 벌집이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으로 긴 작대기 등으로 풀숲을 살펴보면 된다. ⓒ 양동정


a 벌집 산소의 도토리 나무에 매달린 벌집

벌집 산소의 도토리 나무에 매달린 벌집 ⓒ 양동정


2. 벌초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벌집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긴 막대나 갈고리 같은 것으로 풀숲을 가로세로로 조심히 살펴보면, 벌집이 있는 경우가 있다. 준비한 살충제로 제압을 하거나 필요한 경우 구조대 등에 도움을 요청해 벌집을 제거한 뒤 작업을 해야 한다. 부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벌집과 관련해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a 비석부근 등은 낫으로 수작업 비석이나 바위 주변은 낫으로 수작업을 하여 예초기 날이 바위 등에 부딪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안전사고 예방의 길이다.

비석부근 등은 낫으로 수작업 비석이나 바위 주변은 낫으로 수작업을 하여 예초기 날이 바위 등에 부딪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안전사고 예방의 길이다. ⓒ 양동정


3. 비석이나 돌담이 있는 경우 주변 풀은 사전 작업을 하는 게 좋다. 쇠로 된 예초기 날이 비석 등에 부딪치면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다. 사전에 낫 등으로 작업을 하는 게 좋다.


a 뱀도 조심해야 합니다. 예초기 날을 미처 피하지 못해 상처를 입은 작은 뱀입니다.

뱀도 조심해야 합니다. 예초기 날을 미처 피하지 못해 상처를 입은 작은 뱀입니다. ⓒ 양동정


a 등산화가 좋다. 빗속에 벌초를 하고 난 등산화 모습

등산화가 좋다. 빗속에 벌초를 하고 난 등산화 모습 ⓒ 양동정


4. 뱀이나 독이 있는 풀쐐기 등에 대비해서 긴소매, 긴바지를 입고 두꺼운 등산화를 신는 것이 좋고 가능한 보호안경도 착용하는 것이 좋다.

5. 성묘를 갔을 때나 산소를 돌볼 기회가 있을 때 잔디 사이에 있는 돌멩이들은 가능한 주워 내는 것이 좋다. 예초기의 쇠 날에 부딪치면 안전사고 원인이 되기 때문. 그리고 예초기는 날이 쇠로된 것과 플라스틱 줄 형태로 된 것이 있는데 쇠로 된 것은 작업의 효율성은  좋으나 안전사고 위험이 높고, 플라스틱 끈 형태로 된 것은 안전성은 있으나 효율이  떨어지는 점이 있음을 참고해서 준비하면 됩니다.

6. 그 외 준비해야 할 것을 살펴보면 살충제, 예비용 예초기 날, 보충용 예초기 연료, 음료수, 간식거리, 낫, 갈고리, 벌이나 풀쐐기 등에 쏘였을 때 바르는 약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금년은 유난히 비가 많이 와서 산에 나무와 풀이 너무 무성하다. 조상님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솔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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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의 역할에 공감하는 바 있어 오랜 공직 생활 동안의 경험으로 고착화 된 생각에서 탈피한 시민의 시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려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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