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고양이 수염'까지 그린 '티아라' 일본진출 성공할까?

'고양이 코스프레' 통한 현지화 전략은 인정...부담스런 것은 사실

11.08.27 12:39최종업데이트11.08.27 12:42
원고료로 응원

티아라 일본 데뷔앨범 재킷 사진. 고양이의 앙칼진 눈매는 물론 코와 수염까지 고양이의 모든 것을 재현했다. ⓒ 코어콘텐츠 미디어


'Bo Peep Bo Peep(보핍보핍)'은 걸그룹 티아라를 단숨에 인기 아이돌 반열에 올려놓은 출세작이다. 후크송의 전형적인 패턴을 보여주는 반복되는 단순한 멜로디에 고양이의 귀를 연상시키는 머리띠, 그리고 그녀들의 몸매를 돋보이게 하는 의상과 고양이 손 모양의 장갑을 이용한 앙증맞은 '뽀삐뽀삐' 안무까지. 그야말로 남성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한 무대였다.

보핍보핍 하나로 인기스타가 된 그녀들은 '야야야' '왜 이러니' '롤리폴리' 등을 연이어 히트시켰다. 아울러 각 멤버들의 연기활동도 활발히 하는 엔터테이너로서의 자질도 선보이면서 큰 사랑을 받게 된다.

그 뒤 티아라는 2011년 8월 26일 한국의 여세를 몰아, 한국을 대표하는 걸그룹의 일원으로서 본격적으로 일본 진출을 선언한다. 일본 데뷔의 신호탄이 될 데뷔곡은 오늘날 티아라를 있게 한 '보핍보핍'이다.

티아라 소속사, 왜 티아라 얼굴에 '고양이 분장' 했을까?

그러나 8월 26일 공개된 티아라의 첫 일본 진출 사진의 인터넷 반응을 보니, 한국에서만큼은 기대보다 '지나치게 과한 컨셉이다'라는 실망이 앞서는 분위기인 듯하다. 26일 공개된 일본 데뷔 앨범 재킷 사진 속의 티아라를 보면 앙칼진 눈매는 물론 코와 수염까지 고양이의 모든 것을 완벽히 재현했다.

세계적인 뮤지컬 '캣츠' 분장팀과 함께 했다는 야심찬 기획력이 돋보이는 일본 데뷔 앨범 재킷 앨범은 이제 막 가수로서 일본활동을 시작하는 한국의 인기 걸그룹이 아니라 '캣츠' 공연팀 홍보 사진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티아라 소속사인 코어콘텐츠 미디어 측도 이러한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을 어느 정도 짐작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코스프레' (코스튬 플레이의 줄임말, 만화나 게임 등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분장하는 일) 문화가 고도로 발달한 일본을 상대로 하다 보니 한국과 같은 콘셉트는 통하지 않겠다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코어콘텐츠 미디어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사용해 티아라 이전에도 일본에서 남성 그룹 '초신성'의 성공적인 데뷔를 이끌어낸 바 있다. 이 때문에 티아라 또한 여성들의 동물 분장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취향에 맞춰 더 과감하게 '고양이 코스프레'를 시도하여 현지 팬들의 눈길을 끌고자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이렇게 세세한 고양이 분장이 제대로 위력을 발휘할지는 의문이 든다. 코스프레 문화가 발전한 일본인만큼, 한국에서는 과하다고 받아들여질 만한 고양이 콘셉트가 큰 사랑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성들의 얼굴에 수염까지 그려내 가며 만든 지나치게 사실적인 고양이의 얼굴이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게다가 지난 7월 일본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한국에서 선보였던 무대 의상만으로도 일본팬들을 매료시킨 티아라다. 일본 팬들을 위해 뮤지컬의 한 장면처럼 티아라 멤버들의 얼굴에 특별히 메이크업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번 재킷 사진은 '과연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라는 아쉬움을 남기기 충분해 보인다.

진짜같은 고양이 분장은 재킷 사진으로 끝냈으면 하는 아쉬움

티아라는 한국에서도 노래는 물론, 많은 남성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앙증맞은 퍼포먼스만으로도 큰 사랑을 받았던 그룹이다. ⓒ KBS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 각지의 젊은이들이 K-POP을 좋아하는 것은 화려한 퍼포먼스와 수준 높은 음악성을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단순히 보는 이들의 이목을 끌게 하는 이색적인 의상와 외모만으로는 오늘날의 신한류 열풍이 일어날 수도 없었을 것이다.

티아라는 한국에서도 노래는 물론, 많은 남성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앙증맞은 퍼포먼스만으로도 큰 사랑을 받았던 그룹이다. 때문에 일본에서 역시 그녀들의 위력이 통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서 이번 재킷 사진에서 보이는 그녀들의 다소 과한 컨셉이 더욱 아쉽다. 일본에서도 인기를 끌 수 있는 외적 요소를 이미 다 갖춘 티아라가 멤버들의 타고난 미모를 가릴 정도로 고양이로 변신하는 '무리수'를 두어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 입 주위를 허옇게 칠하고, 고양이 수염을 달아야 일본 팬들이 열광할까?

이미 칼을 뽑은 만큼, 걸그룹임에도 불구하고 수염까지 달린 고양이로 변신하는 파격적인 시도까지 감행한 티아라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일본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으면 한다. 그러나 이왕이면 진짜 같은 고양이 분장은 이번으로 끝내고, 본격적인 일본활동에 들어갈 때는 티아라 본연의 섹시하면서도 깜찍한 매력으로 승부를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 더 앞서는 것이 필자의 솔직한 심경이다.

티아라 티아라 일본진출 한류 걸그룹 아이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로 지금 여기에서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