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국감보도, 권력비판 대신 '해프닝'만 부각

민언련, 10월 5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

등록 2011.10.06 18:32수정 2011.10.06 18:32
0
원고료로 응원
방송3사 '국감 해프닝' 부각...MB정권 관련 '민감 이슈' 외면

5일 문화관광체육부 국정감사에서 박선규 문화관광체육부 제2차관의 과도한 업무추진비 사용,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의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내정 등이 문제가 됐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박 차관이 취임한 2010년 8월 이후 1년간 본인연봉에 상당하는 9204만 6874원(장․차관 업무추진비+홍보지원국 업무추진비)을 업무추진비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동안 문화부장관은 4784만 2166원, 제1차관은 3169만 8445원을 업무추진비로 사용해 박 차관이 이들보다 2배 이상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도 13개월 동안 4950만원을 업무추진비로 사용해 문제가 됐던 신재민 전 차관보다도 2배가량 많은 업무추진비를 썼다. 박 차관은 업무추진비 사용과정에서 기획재정부의 지침을 어기고 50만원 이상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33건 중 단 2건만 상대방의 성명과 소속을 기재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전 의원의 지적에 대해 박 차관은 강하게 반발했고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민주당 정장선 의원은 김 전 도지사가 알펜시아 리조트를 무리하게 추진하고 방만한 경영으로 강원도를 빚더미에 앉혔다고 지적했다. 알펜시아 리조트 분양률은 현재 20%에 불과하며 1조원의 빚으로 하루 이자만 1억4천만원에 달한다. 정 의원은 김 전 지사가 이 문제에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인데 문화부가 이를 반대한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의견을 배제한 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으로 내정했다며 '독단 인사'라고 비판했다.

최근 방송3사는 국감 내용보다는 국감장에서 벌어진 '말싸움'이나 '국감 파행'을 부각하는데 더 앞장서고 있다. 위키리크스 관련 문제, 교과부의 역사교육과정 개정안에서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일방 수정한 문제, 박지원 의원의 '박태규 리스트' 공개 등등 주요 사회 현안과 관련된 내용들이 국감에서 제기됐지만 이런 내용은 국감장의 '말싸움'과 '파행'에 가려져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이런 식의 방송3사 국감보도는 이명박 정권과 관련된 민감한 국감이슈 비껴가기이며, 국감을 '정책경쟁의 장'으로 만드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5일 방송3사는 문방위 국감 소식을 전했는데, 박 차관의 업무추진비 문제나 김 전 도시자의 유치위원장 내정 문제 보다는 국감장에서 오간 '말싸움', '막말'에 초점을 맞췄다.

MBC는 제목부터 <고성에 막말까지>로 달아 국감장에서 나온 의원들의 막말, 고성 등을 집중 부각했다. SBS도 박 차관의 '뻣뻣'한 태도로 국감이 파행을 겪었다며 여야의원들과 박 차관의 발언을 자세하게 전했다. KBS도 박 차관의 '뻣뻣한 답변태도'를 거론했다. 또 박영준 전 차관과 관련된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 회사 C&K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외교부 국감 내용을 전했지만, 박 전 차관이나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문제 등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한미FTA처리 공방>(KBS, 홍희정)
<고성에 막말까지>(MBC, 박찬정)
<'뻣뻣'차관에 고성>(SBS, 이승재)

KBS <한미FTA처리 공방>(홍희정 기자)은 박영준 전 차관과 관련된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 회사 C&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서는 "조중표 전 국무총리 실장이 자원개발업체인 C&K로부터 거액의 주식을 받은 것과 관련해 외교부나 총리실의 개입이 없었는지 추궁도 이어졌다"며 민주당 원혜영 의원의 질의와 김성한 외교부장관의 답변을 단순 전달했다. 박 전 차관에 대한 언급이나 이명박 정권의 자원외교 의혹 등은 일절 다뤄지지 않았다.

그리고는 "문방위에서는 박선규 차관의 답변태도가 뻣뻣하다며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며 업무추진비 문제보다는 박 차관의 답변태도 문제를 거론하는데 그쳤다. 이 외에 한미FTA 비준 동의안 처리와 관련한 여야의 주장, 박지원 의원과 이동관 언론특보 간의 '문자메시지' 문제 등 국감 전반의 상황을 단순 중계했다.

MBC <고성에 막말까지>(박찬정 기자)에서는 국감장에서 나온 고성과 막말 등 국감 '해프닝'을 부각했다. 보도는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 임명된 것을 따지는 과정에서 민주당 최종원 의원이 반말 등 막말을 했다, 이진삼 자유선진당의원이 "공격준칙 얘기해봐"라며 반말한 것 등을 사례로 나열했다. 그리고는 보도 말미에 "알펜시아 부실을 키운 당사자로 지목된 김진선 전 지사가 조직위원장으로 추대된 것은 부실기업주를 회생책임자로 세운 것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고 짤막하게 덧붙였다.

SBS <'뻣뻣' 차관에 고성>(이승재 기자)에서는 "박선규 차관의 최근 1년 동안의 업무추진비가 장관보다 많은 9000만 원이나 됐다며 야당 의원이 그 내역을 추궁했다"며 전 의원의 발언과 이에 반발하는 박 차관의 발언, 박 차관의 질책하는 여야 의원들의 발언을 나열한 뒤, "한나라당 의원들까지 가세하자 박 차관은 결국 죄송하다며 사과했지만 국정감사는 이래저래 파행을 겪어야 했다"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국정감사 #박영준 #박선규 #이명박 정권 #방송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민주사회의 주권자인 시민들이 언론의 진정한 주인이라는 인식 아래 회원상호 간의 단결 및 상호협력을 통해 언론민주화와 민족의 공동체적 삶의 가치구현에 앞장서 사회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조국 저격한 '김주하 앵커'... 누리꾼들 "번지수 틀렸어요"
  2. 2 "경연 프로 그만 나오세요" '신동' 임재범의 따뜻한 심사평
  3. 3 자승 스님이 '소신공양'? 스님들에게 물었더니...
  4. 4 "'준석이 도덕 없어' 인요한, 실언 아닐 것... 당원들 박장대소"
  5. 5 장태완은 전두환의 라이벌? '서울의 봄' 사실과 허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