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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각지세' 준PO, 최희섭과 최정에게 달렸다

[전망] 양 팀 타선의 집중력 싸움이 준PO 승부 가를 듯

11.10.10 08:58최종업데이트11.10.1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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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가을잔치에서 다시 만난 기아와 SK가 주말 2연전을 1승 1패로 마무리하고 빛고을 광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 호각지세를 이루고 있는 양 팀 중 남은 3경기를 통해 가려지게 될 플레이오프 티켓의 주인공은 누가 될지 미리 살펴보도록 하자.

 

잡아야 했던 경기를 잡았던 양 팀. 그러나...

 

주말 2연전에서 기아와 SK는 서로 잡아야 할 경기를 잡았다. 하지만 양 팀 모두 씁쓸한 뒷 맛을 남긴 경기들이었다.

 

기아는 1차전에서 윤석민의 1실점 완투의 완벽한 피칭으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하지만 1회 이범호의 2루타 때 김선빈이 홈에서 아웃되고 3회 김선빈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따냈다. 그러나 4회 무사 1, 2루 기회에서 최희섭이 병살타를 날리는 등 초반 불안한 행보를 이어갔다. 결국 김광현을 뒤흔드는데 실패하며 쉽게 풀어갈 수 있는 경기를 막판까지 접전으로 끌고가야 했다. 9회 1사 만루에서 최희섭이 1루 땅볼에 그치며 위기감이 감돌았던 기아는 이후 차일목의 만루홈런이 없었다면 1차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SK 역시 마찬가지였다. 1회 선취점을 내준 뒤 1회 무사 1, 2루, 2회 2사 1, 2루, 3회 2사 2루의 기회에서 단 한 번도 적시타가 터지지 않으며 경기 초반 구위가 예전같지 않던 로페즈가 자신감을 찾게 해주는 계기를 제공했다. SK는 5회 박재상의 1타점 3루타와 7회 안치용의 대타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이후에도 7회 2사 1, 2루와 9회 2사 만루의 찬스를 허공으로 날리며 연장승부 끝에 힘겨운 승리를 따내야 했다. 11회에 터진 이호준의 끝내기 안타는 SK에서 준PO들어 첫 번째이자 이날 13타수 만에 나온 첫 번째 득점권 상황에서의 안타였다.

 

두 경기 모두 승부를 끝까지 알 수 없는 접전이었지만 가을잔치의 긴장감과 더불어 포스트시즌 특유의 다이내믹함보단 알 수 없는 답답함이 공존했던 경기였다. 그 이유는 계속해서 주자를 내보내고도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한 양 팀 공격력의 집중력 부재 때문이었다.

 

최희섭과 최정, 양 팀의 운명을 손에 쥐다

 

기아 타선의 핵 최희섭 ⓒ KBO

올 시즌 허리부상으로 60경기 넘게 결장한 최희섭은 현재까지도 정상컨디션이 아니다. 준 PO 2경기에서 조범현 감독이 최희섭을 7번 타자에 배치한 것은 치밀한 계산에 따른 작전이라기보다는 포스트시즌에서 팀의 간판 타자를 뺄 수 없었던 고육지책이었다. 1차전 두 차례의 결정적인 찬스를 날려버렸던 최희섭은 2차전에서는 홈런과 안타를 기록하며 서서히 컨디션을 찾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아직도 부상 여파로 인해 허리와 하체를 동반한 스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송은범에게 뺏어낸 홈런은 높게 들어온 볼을 팔의 힘으로만 넘겨버린 것이었다. 오히려 9회 마지막 타석에서 뽑아낸 다소 빗맞은 안타가 최희섭의 정상적인 타격 자세에서 나온 안타였다. 어찌됐건 홈런으로 인해 자신의 정상적인 타격 메카니즘에 대한 감각을 찾고 경기를 마친 것은 최희섭에게 다행스런 부분이다. 3차전 이후 최희섭이 정상 컨디션을 찾아 중심타선에 배치될 수 있느냐의 문제는 기아 타선의 짜임새와 파괴력을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기아 타선의 핵 최희섭 ⓒ KBO

기아 타선의 열쇠를 최희섭이 쥐고 있다면 SK에서는 '소년 장사' 최정이 갖고 있다. 3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는 최정은 준PO 두 경기에서 10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득점권에서 6타수 무안타라는 사실이다.

 

특히 2차전에서는 1회 무사 1, 2루, 5회 1사 3루, 7회 1사 2루, 9회 1사 1, 2루, 11회 1사 2, 3루 등 숱한 기회에서 단 한 차례도 적시타를 때려내지 못하면서 중심타자로써의 체면을 구겼다. 어쩌면 손쉽게 가져올 수 있었던 2차전을 SK가 힘겹게 연장승부를 벌여야 했던 것은 자신의 타석에서 잔루만 8개를 남긴 최정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최정은 9월 초 무릎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바 있다. 이로 인해 생애 첫 20-20 클럽 가입에도 실패하고 말았다(20홈런 15도루).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도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며 공격보다는 수비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만수 감독은 최정의 공격력에 대한 믿음을 고수하며 그를 3번 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물론 3차전 이후 이만수 감독이 최정의 3번 기용을 고집할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SK가 5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이상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최정의 부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난 두 경기에서 양 팀의 에이스가 등판했기 때문에 적어도 3, 4차전까지는 이전 경기에 비해 활발한 타격전으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따라서 현재 양 팀의 답답한 타격 집중력에 마침표를 찍어줄 수 있는 최희섭과 최정의 활약은 이번 준PO시리즈 전체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2011.10.10 08:58 ⓒ 2011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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