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끌어낸 박근혜... 4년 만에 선거무대로

나경원 후보 등 지원, 사실상 대선운동 나서... 선거운동 첫날 젊은층 공략

등록 2011.10.13 09:56수정 2011.10.1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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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10.26 재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오전 서울 구로구 관악고용센터를 방문한 뒤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10.26 재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오전 서울 구로구 관악고용센터를 방문한 뒤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 유성호


[4신 : 13일 오후 7시]
"박근혜의 선거지원은 '리스닝 방식'될 것"

벤처기업협회 구내식당에서 홍준표 당 대표가 박 전 대표, 나 후보와 합류했다. 이들은 각각의 테이블에서 벤처기업협회 관계자와 벤처업체 종사자들과 식사를 했다. 이들이 밖으로 나왔을 때는 취재진이 100명 이상 몰렸고, 한쪽에서는 '박근혜' 연호가 나오기도 했다.

이어 나경원 후보와 헤어진 박 전 대표는 오후 6시경까지 구로지역에서 선거지원을 계속했다. 박 전 대표는 극세사 생산업체, 카메라 제조업체를 거쳐 구로기계공구사업조합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들었고, 구로소방서도 방문했다. 박 전 대표는 구로공구단지에서 일일이 상가에 들어가 상인들의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눴다.

박 전 대표쪽 관계자는 "박 전 대표의 선거지원은 주로 리스닝(listening)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마후보와 당 지도부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규모 유세보다는 현장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7시간 정도의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들을 만나 많이 들을 수 있어서 보람이 있었다"며 "충분히 듣고 같이 고민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선거지원에 열성적이었다. 그가 이번 재보선에 매우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14일에는 부산을 방문해 자당의 정영석 동구청장 후보 지원에 나선다.

[3신: 13일 오후 12시 35분]


"서울시는 내가, 중앙정부 일은 박 전 대표가 챙길 것"

11시 30분부터 약 50분간 관악구 벤처기업협회 빌딩에서 진행된 '일자리 창출 및 벤처기업 근로자와의 현장 대화'에서는 황철주 벤처기업협회장을 비롯한 벤처협회 관계자들의 고충 토로가 이어졌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표와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를 상대로 스톡옵션 제도 활성화, 고용의 어려움, 멘토링을 해줄 수 있는 엔젤 투자 육성 방안 등 벤처기업의 애로점을 하소연 했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여러 어려운 말씀을 들었다. 서울시장이 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시장이 할 수 없는 것도 있다. 또 중앙정부에 할 수 있는 일도 있다"라며 "중앙정부 일은 박근혜 대표가 챙겨주실 것 같다"고 답변했다.

나 후보는 이어 "얼마 전 방문한 노인직업학교에서 한 어르신에게 왜 오셨느냐고 물었더니 '창업하려고 왔다'고 하시더라"라며 "창업활성화에 대해서는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50대 명퇴자, 노인분에 대해서도 챙겨보겠다, 무엇보다 벤처기업 발전을 위해서는 멘토링 시스템을 만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벤처기업 관련 일들이 여러 부처에 나눠 있어서 중복되는 어려움이 있다고 하는데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국정감사에서 저도 원스톱 업무 처리를 강조했다"고 말한 뒤 "국가적으로 큰 틀에서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중심 업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벤처 기업은 창의력 갖고 성공하는 구조가 되야 한다. 창의력을 갖고 모든 것을 바칠 때 평가받는 그런 나라가 되도록, 그런 서울시가 되도록 저희들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지원유세에 나선 박근혜 의원이 공식선거운동 첫 날인 13일 오전 서울 구로구 서울관악고용지원센터에서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지원유세에 나선 박근혜 의원이 공식선거운동 첫 날인 13일 오전 서울 구로구 서울관악고용지원센터에서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2신: 13일 오전 11시 30분]
"나경원, 따뜻한 마음으로 시정 이끌 것"

박근혜 전 대표와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13일 오전 관악고용지원센터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정치가 국민에게 안정을 줘야하는데 그 중심에 일자리가 있다. 그래서 고용센터 역할이 중요하다"며 "서울시정은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나 후보 역시 "나도 박 전 대표와 똑같은 생각으로 일자리 문제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 후보의 경쟁력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박 전 대표는 "지금까지 나경원 후보가 해온 것을 보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기자들이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하자 박 전 대표는 "장애아동을 위해 애쓰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는데 그런 따뜻한 마음으로 시정을 끌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박 전 대표의 이 말은 최근 나 후보의 장애아동 알몸 목욕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기자들이 대거 몰려들고 나경원 후보에게는 3~4명의 기자만 질문을 던져 박 전 대표의 위상을 실감하게 했다.

a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10.26 재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능동 먹자골목길에서 빗자루를 들고 청소를 하고 있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10.26 재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능동 먹자골목길에서 빗자루를 들고 청소를 하고 있다. ⓒ 유성호


[1신: 13일 오전 9시 45분]
'조기 등판한' 박근혜, 젊은층 공략 시동

a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0.26 재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소방서를 방문해 소방대원들을 격려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0.26 재보궐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소방서를 방문해 소방대원들을 격려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재·보궐선거 40:0 완승을 자랑하는 '선거의 여왕'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등 자당 인사 지원을 위해 선거무대에 등장했다. 지난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지원유세 이후 약 4년 만이다.

10.26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그의 첫 방문지는 디지털산업단지가 있는 서울 구로구였다. 오전에는 서울관악고용지원센터와 벤처기업협회를, 오후에는 구로극세사 생산업체와 카메라 제조업체, 구로기계공구상업단지조합, 공구상가 구로소방서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중간에 나경원 후보도 합류할 예정이다. 껄끄러운 관계로 알려진 나 후보와 선거운동 첫날 만나는 셈이다. 점심시간에는 홍준표 당 대표도 참석해 벤처기업인들과 점심식사를 한다.

박 전 대표 쪽이 밝힌 이날 일정의 제목은 '일자리 창출 및 중소기업 근로자와의 현장대화'다. 나 후보를 지원하면서 자신의 주제를 분명히 내세운 것이다.

박 전 대표 쪽 관계자는 이 일정에 대해 "일자리, 중소기업, 20~30대 젊은층이 핵심 콘셉트"라고 말했다. 노년층, 농촌 등 보수세력이 주요 지지지반인 박 전 대표의 약점으로 꼽히는 주제와 계층이다. 특히 '박근혜 대세론'을 뒤흔들며 라이벌로 등장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과 뚜렷하게 대비되는 지점이다.

이날 행보는 4년 만에 선거무대에 등장하면서 사실상 대선가도에 시동을 건 박 전 대표가 이후 어떤 기조를 잡아갈 것인지를 짐작하게 해준다.  

박 전 대표 쪽이 애초 구상한 전면 등장 시점은 내년 4월 총선이었다. 그러나 안철수 교수가 등장하고, 내년 총·대선의 흐름을 결정하게 될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조기 등판했다. 또 서울지역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처럼 또 수수방관하면 당은 물론 보수세력 전체에게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도 박 전 대표의 등을 떠밀었다. <조선일보>는 지난 달 29일 "서울시장 선거가 대세론의 목숨 결정한다"는 사설로 그의 선거지원을 압박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로서는 등장 첫날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열세였던 나 후보가 오차범위내에서 박원순 후보를 앞섰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이번 재보선 결과는 나경원 후보나 박원순 후보,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에 비해 박 전 대표에게 더 큰 시험대가 될 수도 있다. 현재까지 그가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나경원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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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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