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공략 나선 나경원 "같이 사진 찍어요~"

서울시장 선거 첫 주말유세...박근혜도 적극 지원

등록 2011.10.15 19:45수정 2011.10.1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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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 시작 이후 주로 노년층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해온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첫 주말 유세에서 젊은층을 적극 공략했다.  

 

15일 아침 청계산 입구 원터골 느티나무 앞에서 등산객들에게 인사하는 것으로 이날의 선거운동을 시작한 나 후보는 이날 오후엔 영등포동 대형 쇼핑몰인 타임스퀘어 안을 돌아다니며 1시간 20여분 동안 선거운동을 했다.

 

전날 노인복지시설 봉사와 재래시장에서 노년·중년층에게 환대받았던 나 후보는 쇼핑을 하거나 영화를 보러 나온 청·장년층으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받았다. 이날 이 곳을 찾은 노년층들로부터는 더 높은 호응을 받았다.

 

이날 나 후보를 본 청춘 남녀와 주부, 중·고등학생들은 자신의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를 보좌진에게 건네 나 후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나 후보도 이런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했고, 나 후보가 먼저 "이리 와서 같이 사진 찍어요"라며 제안한 경우도 있었다. 기자가 세어보니 이날 '나경원 인증샷 찍기'는 30 차례를 넘었다.

 

한 시민은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나 후보에게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라고 건네기도 했고, 나 후보는 "나경원 화이팅!" 등을 외치며 지지의사를 표한 시민들에게는 일일이 감사의 뜻을 표했다.

 

나 후보는 특히 어린 아이와 함께 나온 가족이나 임신한 여성 등을 보면 "아이가 몇살이에요?" "(뱃 속 아기가) 딸이에요?"라고 물었고, "새로운 서울시장에게 바라는 것을 말해달라"면서 시정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모습도 보였다. 나 후보는 아이들을 일일이 껴안아줬고, 초·중·고등학생들에겐 장래희망을 물어보면서 "이 아줌마가 너희들의 꿈이 꼭 실현될 수 있는 서울을 만들어 볼게"라고 약속했다.

 

a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방문해서 주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방문해서 주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방문해서 주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적극 경청' 나경원, '중학교 무상급식' 질문한 시민엔 소극적

 

이날 나 후보는 지지호소 뿐 아니라 시민의 의견을 경청하는데 적극적이었지만 우호적이지 못한 질문에는 이런 자세를 유지하지 못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75세 남성은 나 후보가 시민들과 '인증샷'을 찍는 동안 "급식을 중학교까지도 무료료 하면 안됩니까"라고 목소리 높여 물었지만 나 후보는 이에 대해 답을 내놓지 않았고, 이 노인은 나 후보 수행원들에 의해 대열 바깥쪽으로 밀려났다.

 

비슷한 상황은 한번 더 있었는데, 자신을 '박근혜님을 지지하는 사람'이라고 밝힌 한 중년 남성은 나 후보가 시민들과 '인증샷'을 찍는 동안 "중학생까지는 무상급식을 하고 고등학생들은 선별급식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나 후보 측근들이 "사진 찍는 것부터 하고 나서 (답하겠다)"라면서 답변을 미뤘다.

 

이 남성은 '인증샷 찍기'가 끝난 뒤를 기다려 같은 질문을 했지만 이번에는 동행한 동료가 "그런 건 묻지마, 하지마"라면서 이 남성을 제지했다. 대답을 듣지 못한 이 남성은 "나쁜 이야기인 것 같지 않은데 왜 답을 안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발걸음을 돌렸다.

 

"너무 수고 많다" 인사받은 박근혜 "선거 끝나면 쓰러지기도 해"

 

a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지원유세에 나선 박근혜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지원유세에 나선 박근혜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 권우성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지원유세에 나선 박근혜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 권우성

나 후보가 선거운동을 하고 있던 오후 2시 29분 박근혜 전 대표가 쇼핑몰 앞에 모습을 나타냈고, 곧이어 조우한 두 사람은 함께 쇼핑몰 각 층을 다니며 선거운동을 벌였다. 나 후보는 "너무 수고가 많으시다"며 박 전 대표에게 감사를 표했고, 박 전 대표는 "오히려 나 후보가 더 수고가 많으시죠. 원래 선거 끝나면 쓰러지기도 하고 합니다"라며 답했다.

 

쇼핑몰은 박 전 대표를 보기 위해 몰려든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사고를 막기 위해 쇼핑몰 관계자들이 박 전 대표와 일행이 올라탄 뒤 에스컬레이터 탑승을 한동안 막자, 갈 길을 가지 못한 시민들이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쇼핑몰 내 대형 서점을 방문한 박 전 대표는 개그맨 김병만씨가 쓴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를 5권 샀다. 박 전 대표는 "(오늘) 저녁에 노량진 고시원을 방문하는데, 시험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이 책이 힘이 되는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아서"라고 설명했다.

 

나 후보와 박 전 대표는 30여분 동안 쇼핑몰에서 함께 선거운동을 한 뒤 각자의 일정에 따라 헤어졌다. 박 전 대표는 1시간여를 이 쇼핑몰에 머물먼서 청·장년층에게 인사하고 대화하는 데에 주력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신월동에 있는 재래시장인 신영시장을 방문해 선거운동을 벌였고, 노량진을 찾아 각종 고시를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을 만나 애로를 청취하고 이들을 격려했다.

 

a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지원유세에 나선 박근혜 의원과 함께 시민들을 만나본 뒤 헤어지기전 박 의원의 손을 잡고 인사를 하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지원유세에 나선 박근혜 의원과 함께 시민들을 만나본 뒤 헤어지기전 박 의원의 손을 잡고 인사를 하고 있다. ⓒ 권우성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지원유세에 나선 박근혜 의원과 함께 시민들을 만나본 뒤 헤어지기전 박 의원의 손을 잡고 인사를 하고 있다. ⓒ 권우성

 

어린이 만난 나경원 "뭘 바꿔줄까?" 묻자 "쉬는 시간 늘려주세요"

 

박 전 대표가 신영시장을 방문하는 동안 나 후보는 서울의 관악구 남현동을 찾았다. 청록보육원에서 24명의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등 어린이들을 만난 나 후보는 당초 '1일 1봉사' 선거운동 기조에 따라 책 읽어주기 봉사를 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상의 이유로 이 봉사를 하진 못했다.

 

어린이들에게 "아줌마는 시장선거 나오기 전엔 국회의원을 했어. 그 전에 판사도 했어"라면서 자신을 소개한 나 후보는 책 읽어주기 봉사 대신 어린이들을 상대로 약 20분 동안 특강을 했다.

 

나 후보는 어린이들에게 "학교에서 바꿔줬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게 뭐가 있니?"라고 물었고, 아이들은 즉각 "쉬는 시간을 늘려주세요" "체육시간이 늘어났으면 좋겠어요"라고 답했다.

 

한 어린이는 "과학실에 좋은 실험도구가 많았으면 좋겠다. 실험실에서 해부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고, 나 후보는 "과학시간에 실험 같은 걸 많이 해봤으면 좋겠는데 모자라지? 체육을 많이 해야 튼튼한 어린이가 되지"라면서 동의를 표했다.

 

나 후보는 "학교에서 체육도 많이 하고, 박태환 선수처럼 수영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하고, 한 사람 당 한 개씩 하고 싶은 걸 하는 기회가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나 후보는 어린이들에게 "꿈을 이루려면 뭐든지 열심히 하세요. 공부도 노는 것도 열심히 하면 뭐든지 이룰 것"이라고 당부했다.

#나경원 #박근혜 #타임스퀘어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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