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죽으마" 60대 여인 '과천청사 앞 목숨건 단식'

국토부 흔들리는 도로계획 표류에 애꿋은 민간사업자만 도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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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선(yunys0228)등록 2011.10.18 15:58

과천종합청사 앞 단식농성 한 민간사업자가 과천청사 앞에서 국토해양부를 향해 표류하는 도로계획 때문에 자신의 전재산을 날리게 됐다며 목숨을 건 단식농성을 펼치고 있다. ⓒ 윤용선


겨울을 재촉하는 늦가을의 비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가운데 한 노년의 60대 여인이 국토해양부와 사생결단 내겠다며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1인 시위를 나섰다.

17일 오후, 국토해양부가 있는 과천종합청사 정문 앞. 올해 63세의 전 모씨(서울 종로구 거주)씨는 "국토해양부 때문에 전 재산을 날릴 위기에 죽음을 택하겠다."며 "무책임한 행정을 중단하라"고 쓴 대자보 피켓을 들었다.

그녀는 "국토부가 임의대로 도로계획세우고, 자신의 사업을 중단시키며 보상을 약속 하더니, 무한 수년 대책 없어 이제 은행 빛과 채권자들에게 모든 재산을 빼앗길 상황."이라며 울분을 토한다.
전씨의 사연은 수년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남편의 충북 청원군 오창읍 주택개발사업을 이어가던, 얼마 전 애꿎은 농민들의 자살비극을 불렀던 파주 교하단지와 유사한 양상이다.

국토부는 경부 중부를 잇는 '오창민자고속도' 계획선을 이곳 전씨의 사업지에 임의적으로 그어버렸다.
이 사업은 국토부와 청원군이 주관하고, GS건설 등이 시행하는 것으로 돼 있었고, 이를 안 전 여인은 반발하며 '남편의 사업을 완수해야 하겠다.'는 일념으로 국토부와 청원군에 계획도로 수정요청을 수차례 했지만 국토부 등은 몇 번의 설계변경시늉 끝에 '불가능' 결정만을 반복했다.

연약한 여자의 힘으로 건설사업 마무리가 힘겨웠던 전 여인은 '어차피 이렇게 된 것, 차라리 포기하고 그간 투입된 수억 여원 경비도 손해를 감수한 채 토지수용결정을 받아들이고, 하루 빨리 보상받고 모든 것을 끝내려 마음먹었다.

국토부와 GS건설에 따르면 옥산 - 오창 고속도로사업은 중부와 경부를 잇는 4차선 약12.1㎞ 민자사업으로 (주)GS건설이 시행을 맡아 지난 2008년 12월 9일 GS와 국토부는 우선협상 대상자 지정 및 협상을 의뢰, 다음해 2월6일 실무협상이 마무리된 사업으로 본 협상만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바로 보상해줄 것 같던 국토부는 매년 철썩같이 약속만 하고 해를 넘기기를 수삼년. 최근에 와서는 '사업이 언제 이뤄질지 모르니 기다리지 말라'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정부를 믿고 모든 것을 포기했던 한 여인에게 돌아온 이 말은 그야말로 절망의 메시지였다.

최근 2년여 전 전모씨의 보상업무를 맡았던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전씨의 사정은 정말 딱하다. 그래서 담당시절 최대한 보상이 빨리 이루어지기만을 바라며 노력했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정부와 거대 건설사 등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결부돼 있어 일개 공무원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한계를 토로했다.

또 다른 국토부의 한담당자는 "모든 계획은 세워져 있지만 재경부의 보조금 문제가 도출돼 갑자기 이런 기류현상이 일어나게 됐다."며 "한 개인의 안타까움은 알지만 재경부와 GS건설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표현했다.

한편 업계의 한관계자는 "이 사업은 세종시 건설사업과 맞물린 민자고속도로건설사업으로서 사실상 지난 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됐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 사업이 부진하자, 정부와 업자간 수지타산 놀이에 한 개인의 재산이 철저하게 유린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윤용선기자yunys0228@hanmail.net

덧붙이는 글 10월19일 대한투데이 게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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