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현직 부장판사가 페이스북에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 반대글을 올려 논란이 이는 가운데 대법원이 법관들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분별력 있고 신중하게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대법원은 29일 공직자윤리위원회를 열어 "법관은 의견을 표명함에 있어 자기절제와 균형적 사고를 바탕으로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며 "법관이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놓이게 되거나 향후 공정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를 낳을 수 있는 외관을 만들지 않도록 신중히 처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법관의 품위유지 의무는 직무 관련 부분은 물론 사적 영역에서도 요구된다"며 "법관의 개인적 행동과 모습은 사법부 전체에 대한 신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리위는 페이스북 등 SNS 사용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공감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기준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법원 내부통신망 등에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촉구하며 반발하는 기류가 만만찮아 대법원의 당부가 일선 판사들에게 제대로 수용될지는 미지수다.
대법원 관계자는 "SNS에 관한 사회적 논의가 성숙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의견을 정했다"며 "SNS 사용과 관련된 법관윤리 문제에 대해 최초로 의견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윤리위는 이와 별도로 "법관이 신뢰와 존경을 받으려면 재판결과가 적정해야 할 뿐 아니라 공정하고 품위있는 언행과 태도로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는 권고 의견도 함께 냈다.
하지만 대법원은 페이스북에 한미 FTA 비판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킨 최은배(45·연수원 22기) 인천지법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별도로 결론을 내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최 판사 개인에 대해 조치를 하는 것보다 법관 전체에 대해 권고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의 조처에도 법원 내부에서는 여전히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대법원 내부통신망 코트넷에는 "법관 개인이 페이스북에서 사적으로 얘기한 것을 공론의 장으로 끌고 온 것은 재판 공정성을 단죄하고 의사표현을 위축하려는 시도"라는 서울북부지법 변민선(46·연수원 28기) 판사의 글이 올라왔으며, 판사와 법원 직원들이 수십개의 댓글을 달았다.
또 송승용(37·연수원 29기) 수원지법 판사는 "법관의 독립,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등의 화두에 대해서는 믿음을 갖되 구체적 사안에서는 조금 차분히 지켜보자"는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최은배 부장판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판사가 의견을 말함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갖고 있는 생각을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며 "법관의 표현과 생각을 위축시키려는 시도는 재판권 침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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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1.29 21:29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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