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정마을.
김주애
두 번째 방문은 시월, 쌀쌀한 날씨에 늦은 밤. 충격적이었다. 내 또래로 보이는 수천 명의 경찰들도 그렇지만, 강정문화제 말이다. 경찰관 아저씨들이 차량을 통제하고 있는 경직된 분위기에서 잔뜩 긴장을 했는데, 문화제 장소로 걸어 들어가자 무대 위에선 아줌마 한 분이 민요를 개사해 해군을 물러가라며 한 곡 뽑고 계시다. 구성지다. 아래에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강강술래를 하고 있네? 재미있어 보인다. 나도 하고 싶네?
그날밤. 지나가는 아저씨들께 학생들은 여기 오지 말라며 공부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수십 대의 경찰 버스를 보고, 우리 아빠 얼굴을 한 번 보고. 한 달 남은 수능 공부하러 가야 했지만….
수능은 끝났고 친구에게 강정에 가자고 전화를 걸었다. 싫다고 한다. 이미 대학생인 친구들은 관심이 없다. 강정 해군기지 따위도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유를 물어봐도 대답이 시원찮다.
기억을 따라 길을 걷는데 그새 플래카드들이 더 늘었다.
"신혼 여행 너거 땜에 강정 왔다" "강정 바다는 해군이 아니라 해녀를 부른다" "해군기지 예산을 평화의 섬 실천 예산으로" "stop conflict save food save future""제주도가 해군 기지 없는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기를 기원합니다"거리에는 "해군 출입 금지" "해군 기지 반대", 벽에는 울타리와 철조망이 쳐져 있고, 시민들이 폭행당한 사진이 나열되어 있다. 작은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는 해군 기지를 반대하는 노래를 녹음하느라 한창이다.
조용한 마을에 사람들이 모여 들고 있다. 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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