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법관, 함부로 처신하는 자신 꾸짖어야"

대법원장 양승태 "법관의 생활은 경계와 절제의 나날... 힘들고 고독"

등록 2011.12.01 18:01수정 2011.12.0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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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장은 1일 "자신의 언동이나 하고자 하는 일이 혹시라도 법관의 염결성을 손상하지 않는지, 자신의 주위에 조금이라도 법관의 청렴성을 해하는 불순한 요소가 있지나 않은지 끊임없이 돌아보며 함부로 처신하는 자신을 꾸짖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대법원자은 이날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법조경력자 26명에 대한 신임법관 임명식에서 "저는 법관의 생활을 경계와 절제의 나날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만큼 법관 생활은 힘들고 고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인천지법 최은배 부장판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미FTA 비준동의안 강행처리를 비판해 '판사의 정치편향' 논란이 불거진 사건에서, 지난달 29일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법관은 SNS 사용에 있어 분별력 있고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권고한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이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양 대법원장은 이 자리에서 외견상 신임법관들에게 재판의 독립과 법관의 독립 그리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법원을 강조했으나, 그 중심에는 사법부 흠집내기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가 하면, 특히 외부의 입방아에 올라 논란이 될 소지가 있는 법관의 '돌출행동' 및 이른바 '튀는 판결'에 대해 강한 어조로 주의를 줬다. 

양 대법원장은 "법관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지금, 여러분은 무엇보다도 법관의 사명과 직분의 막중함을 분명히 인식하고, 반석같이 굳건한 소명의식 없이는 그 소임을 감당할 수 없음을 자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관의 제1차적 임무는 재판에 의해 법적 분쟁을 해결하는 데 있다"며 "재판에서 내려진 법관의 판단은 싫든 좋든 당사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강제적으로 실현됨으로써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짓고, 사회와 국가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법관 판단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모든 국가권력이 그러하듯이 법관의 이러한 재판권능은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으로서 국민의 위임을 받은 것"이라며 "만일 법관이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다면 재판권능도 그 존립근거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국민의 신뢰를 강조했다.


또 "법관은 직무수행에 있어 처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 하면 국민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며 "법관에 대한 신뢰는 그가 단순히 영리하다고 해서 주어지지는 않고, 영리함보다는 그 사람에게서 풍겨나는 인격의 훈훈함, 깊은 이해심, 높은 경륜 등에서 비롯되는 인간적인 존경심, 그리고 공정한 재판을 하리라는 기대감에서 신뢰가 싹튼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신뢰받지 못하는 법관은 단지 법률기술자에 지나지 않을 뿐, 진정한 법관이 될 수 없음을 결코 잊지 말고 모든 일에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고결한 인품과 뛰어난 직무능력을 갖추도록 온 힘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 대법원장은 "재판의 독립은 민주주의의 불가결한 요소로서 법관에게는 이를 수호해야 할 숭고한 사명이 있다"며 "주로 정치적·권력적 세력에 의한 부당한 간섭이 문제되던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에는 사회의 갖가지 세력이 교묘한 방법으로 법관을 괴롭히며 재판 독립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각심을 심어줬다.

이어 "재판에서 법원이 자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여 적법한 절차는 도외시한 채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는 사례, 사회 일각의 주장을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거나 사안의 일면만을 부각시켜 실체를 왜곡함으로써 부당한 방향으로 재판을 이끌어 가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법관은 결연한 의지와 불굴의 용기로써 이러한 모든 부당한 간섭을 단호히 물리쳐야 한다"며 "그러나 재판의 독립을 수호함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무기는 바로 국민의 신뢰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거듭 국민의 신뢰를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재판의 진정한 권위는 국민이 승복하는 데서 얻어지는 것이고, 국민의 승복은 재판하는 법관에 대한 존경과 믿음에서 우러나온다"며 "법관이 모든 일에 균형 있고 공정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고결한 인격체로서, 그들에게는 안심하고 분쟁의 해결을 맡길 수 있다는 국민의 믿음이 있다면 재판 독립을 침해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당당히 맞설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법관이 모든 언동이나 처신에 있어 균형감각과 공정성을 의심받을 행위를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며 법관의 '돌출행동'에 대해서도 에둘러 지적했다

같은 맥락에서 "법관은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해야 한다"며 "재판 규범으로서의 양심은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양심이 아니라 보편적인 규범의식에 기초한 법관으로서의 직업적이고 객관적인 양심을 의미하는데, 그것은 우리 사회의 건전한 상식에 기초한 보편타당한 것이어야 하고, 다른 법관과도 공유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치관에 근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독특한 신념에 터 잡은 개인적인 소신을 법관의 양심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며 "법관은 자신의 판단이 독선과 자의에 흐르지 않도록 항상 돌아보며 균형감각을 가지고 납득할 수 있는 법리에 따라 올바른 결론에 이를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이른바 '튀는 판결'을 지적했다.

보편타당한 양심을 외면한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고집에 근거한 재판에 승복하는 사람은 없다는 게 양 대법원장의 판단이다.

양 대법원장은 끝으로 "법관직은 한 사회에서 가장 존경받는 사람에게 맡겨지는 고귀한 직분으로서 그 자체가 인생의 종국적 목표가 돼야 할 직분"이라며 "법관의 직분을 단순히 안정적인 취업 자리로만 생각하는 것은 법관직에 대한 모독이 될 것이고, 법관직을 단지 다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법관의 직분을 상기시켰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양승태 #대법원장 #법조경력자 #돌출행동 #튀는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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