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4대강 사업 지역주민 '유혹' 실패

금강 살리기, 옥룡지구 제방축조 국토부·지역주민 합동회의

등록 2011.12.23 20:34수정 2011.12.2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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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국토관리청, 공주시, SK건설사, 지역주민 등이 참석하여 토론을 이어 갔지만 지역주민들의 조망권과 홍수예방을 위한 제방높이를 낮추어 달라는 의견은 받아 드려지지 않았다. ⓒ 김종술


대전지방국토관리청과 공주시는 23일 오후 2시부터 공주시청 소회의실에서 지역주민과 SK 건설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주시 옥룡동 공주대교 아래에서 벌어지는 '옥룡지구 제방축조공사'와 관련 합동회의를 가졌다.

이번 합동회의는 국토해양부가 4대강 사업에 목적으로 금강 살리기 7공구 옥룡지구 제방축조공사(시공사 : SK건설)가 진행되는 가운데, 지역주민이 조망권과 홍수 때 침수 가능성을 제기하며 제방높이를 낮게 해 줄 것을 요구하며 지난 8일부터 농성이 계속되자 비난에 여론을 의식한 뜻 추진된 것이다. (관련기사: 4대강 제방축조사업 반대 농성주민, 뇌출혈로 쓰러져 중태,)

국토관리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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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국토관리청 문정식 하천국장이 공주시 지역주민들과 대화의 장을 마련했지만 대안이 없이 주민을 설득하러 온 인상을 주면서 해법을 찾지 못했다. ⓒ 김종술


문정식 대전지방국토관리청 하천국장은 "4대강 사업이 99% 정도가 완공되고 일부 공간이 지역주민의 민원 등으로 공사가 늦어지고 있다"라며 "4대강 사업이 공주시와 충청권을 위한 사업이니 지역주민의 양해를 부탁한다. 애초 홍수기 100년 빈도로 금강빌라 마당에서 2m 정도 높게 사업계획을 잡았지만 지역주민의 반대 의견을 받아들여 지금은 설계를 변경하여 1m 정도를 낮추어 총연장 250m, 폭 7m 정도로 제방을 쌓고 조경수와 벤치, 정자 등을 설치하여 주민의 편리에 맞춘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문 국장은 "금강빌라 마당에서 1m 터가 급격히 높은 곳을 비스듬하게 만들어 주민이 말하는 조망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100년 빈도로 비와 왔을 때 500세대 정도가 물에 잠기게 되는데,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공사를 하는 것으로 지역주민의 그리 아시기 바라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금강빌라 주민의 마당이 넓어져서 산책과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재산권 면에서도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문정식 하천국장은 "옥룡지구 제방축조 사업은 4대강 사업과 무관하게 하천 기본계획에 잡힌 사업으로 지역주민의 안전을 위해 하는 사업이지만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이왕이면 같이 넣어 공주시는 원봉지구, 자동차검사소(공주시 소학동), 금강빌라(공주시 옥룡동) 등 3곳을 제방축조 공사를 하고 있다"라며 "4대강이 아니어도 해야 하는 사업이다"라고 말했다.

지역주민... "1m 불허, 금강빌라가 잠길 정도면 공주시는 물바다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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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옥룡동 금강빌라 주민들이 23일 현재16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 김종술


지역주민 A씨는 "금강빌라 앞쪽에만 제방을 쌓아서 홍수를 예방한다는 말은 공주지역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하는 얘기로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공주시는 제민천(금강빌라 아래쪽)에서 금강과 만나는 지점과 공주교육지원청 지형이 이곳보다도 낮은 지역으로 비가 오면 역류를 하여 홍수가 계속되는 구간인데 100년 빈도를 내세워 제방축조를 한다고 하면 먼저 그곳부터 해야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홍수와 관련이 없는 지역에 제방을 쌓아서 주민의 조망권을 침해하려고 하는 것은 받아드릴 수 없다"라고 불만을 표시하고 "현장에 와보고 말을 해야지 와보지도 않고서 책상에만 앉아서 얘기하지 마라"라고 비판했다.

지역주민 B씨는 "금강빌라를 처음 지을 때 지형이 낮은 관계로 공주시에서 흙덮기를 하여서 하도록 허가가 났었다. 현 금강빌라의 지형은 상당히 높은 지역으로 이곳이 물이 찬다면 공주고등학교(공주 시내)까지 물이 차오른다는 얘기다. 오래전에 어른들에게 들은 말로는 일본강점기시절 홍수가 범람하여 금강물이 역류하면서 공주고등학교까지 물이 차오른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 공주교육지원청 상류에 시장이 3m 정도가 잠겼다는 말을 들었다"라며 "홍수예방차원에 공사하려면 다른 곳도 같이 제방을 축조하여 공사를 하는 게 원칙이며 우리 집이 물에 잠길 정도면 공주시 전체는 물바다로 변할 것이다"라고 따져 물었다.

지역주민 C씨는 "주민이 요구하는 것은 지금껏 주민이 마당과 1층 집안에서도 금강물을 보고 물속에 노니는 철새들을 그대로 보게 해달라는 것이다. 자꾸만 마당이 넓어져서 좋으니 편의시설을 설치해서 좋지 않으냐는 것은 당신들 생각이지 우리와는 정 반대되는 말이다"라며 "대부분이 노인들이 모여 사는 공간에 불편을 주니까 우리가 농성하고 있는 거 아니냐, 더욱이 농성 과정에서 한 주민이 뇌출혈로 쓰러져서 사경을 헤매고 있고 70~80대 노인들이 지난 8일부터 차디찬 강바람에 시달리며 농성을 하고 있는데 그분들 중에서 또 사고가 날 수 있으니 조속한 시일 안에 지역주민을 위한다면 우리의 요구를 받아 달라"라고 예원 했다.

김동일 공주시의원은 "지역주민은 조망권과 생존권을 위해 말하고 있는데 국장님을 보니 주민을 설득하러 온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제방을 쌓는 사업이 4대강과 별개의 사업이라고 하셨는데, 주민이 국토부에 제기한 민원에 대해 본인들 스스로 '4대강 사업으로 불편하게 해 죄송하다'라는 공문을 보내 놓고 '4대강 사업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말장난하자는 것이냐?"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오늘 국토부와 주민협의는 2시간 동안 토론이 이어졌으나 어떠한 대안도 없이 막무가내로 지역주민에게 양보를 하라는 원칙만을 고수한 채 어떠한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국토부는 '다시 조사를 해보고 다시 만나서 대화하자'고 끝마치면서 지역주민의 농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고령에 노인들이 금강 변 공사현장에서 23일 현재 16일째 농성을 하고 있고, 지난 10일 주민대책위 전 위원장이 농성하면서 얻은 스트레스로 말미암아 산책하러 나갔다가 뇌출혈로 쓰러져 깨어나지 못하고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걸 생각한다면 지역주민을 위한 빠른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4대강 사업 #옥룡지구제방축조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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