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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연습생 신화'를 이룬 선수들

부산의 장학영-제주의 강수일-수원의 이용래 등

11.12.24 09:32최종업데이트11.12.2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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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2012 K리그 드래프트가 열렸다. 구단들은 평소 눈여겨보고 있었던 고교 선수 혹은 대학 선수를 뽑았다. 그리고 드래프트가 끝난 후 사람들의 관심은 1순위 혹은 2순위로 입단한 선수들에게 쏠렸다. 하지만 이날 뽑힌 선수들은 1순위 혹은 2순위 선수들만이 아닌 순위 안에도 들지 못해 '번외 지명'이라는 이름으로 뽑힌 선수들도 있었다.

번외 지명된 선수들은 1년 계약에 연봉 2000만 원을 받으며 1년 안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구단과 재계약을 맺을 수 있다. 번외 지명선수들 중 과연 K리그에서 성공한 선수들이 있을까?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꽤 많다. 심지어 연습생 출신을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선수들도 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여러분들이 잘 알고 있는 선수들 중 어떤 선수들이 '연습생 신화'의 주인공인지 한번 알아보자. 

이번 시즌까지 챌린저스리그 서울유나이티드 소속으로 뛴 장학영 선수 모습 ⓒ KFA


1. 부산의 장학영

장학영 선수는 경기대 졸업 후 대전 시티즌에서 테스트를 받았지만 떨어진 후 연습생 신분으로 성남에 입단했다. 연습생 계약을 할 때도 이미 테스트에서 한 번 떨어진 적이 있어서 선수로서 상당히 좌절한 상태에 있었기에 축구를 그만둘까 생각도 하였지만 당시 성남 2군 코치였던 안익수 코치의 조언을 받아 성남에 입단하게 된다.

성남 입단 후 그는 안익수 코치의 권유에 따라 미드필더에서 왼쪽 풀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그리고 2004년 후반기부터 전재호의 대체자로 당시 성남의 감독이었던 차경복 감독의 눈에 들어 1군으로 승격되어 공식 경기에 출장하기 시작하였다.

2005년 전반기까지는 별로 눈에 뛰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2005년 후반기부터 수비는 물론이고 수비 진영과 공격 진영을 쉴 새 없이 돌아다니는 '미친' 활동량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2005년 시즌에는 무려 36경기 출장을 하면서 '강철' 체력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는 좋은 체력과 많은 활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그는 동료 선수들이나 코치들도 칭찬할 만큼 엄격한 자기관리를 했다고 한다.

그 후 2006년 K리그 우승, 2007 K리그 준우승, 2009년 K리그 준우승을 하는 동안 장학영은 팀의 붙박이 주전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2010년 제주와의 리그 컵을 마지막으로 군 복무를 위해 팀을 떠나 공익 근무를 하며 챌린저스리그 팀인 서울 유나이티드에 임대되어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내년 시즌은 부산에서 그의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강수일 선수 ⓒ 제주유나이티드


2. 제주의 강수일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강수일 선수는 초등학교 시절만 해도 문제아로 동두천에서 유명했다. 하지만 4학년 때부터 축구를 하기 시작한 후 홀로 자신을 키우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모든 생활을 축구에 투자했다.

그 후, 강수일 선수는 고등학교 시절 하인즈 우드 선수 내한 당시 하인즈 우드 선수와의 만남이 주선된 후 상지 대학교에서 입학을 제의하여 고등학교 졸업 후 상지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하지만 자신을 홀로 키우신 어머니를 위해 더 빨리 돈을 벌기 위해 대학교를 자퇴하고 드래프트를 통해 인천에 번외 지명으로 입단하게 된다.

그는 인천에서 연습생으로 힘든 1년을 보낸 후, 2008년  R리그 4골 6도움으로 MVP를 수상했다. 2009년에는 페트코비치 감독 부임 후에도 초반에는 2군에 머물러 있었지만 시즌이 시작된 지 두 달 후 그는 1군 엔트리로 올라갈 수 있었다. 이후 그는 물 만난 고기처럼 세 경기 연속골 행진을 펼치는 등 좋은 활약을 보여 주었다.

강수일 선수는 혼혈 선수라는 이유로 경기 중 상대팀에게 모욕을 당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홀몸으로 자신을 키워주신 어머니에게 보답하기 위해 분하지만 참고 오로지 열심히 축구만 했다고 한다.

2010년 동료 선수인 이세주 선수와 함께 음주 파동을 일으키며 소속팀인 인천 유나이티드에게 임의탈퇴를 당하며 불미스러운 일을 겪었지만 이번 시즌 제주로 이적하여 25경기 3골 1도움이라는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몇 주 전 열린 2011 K리그 시상식에서는 개막식 행사로 셔플댄스를 추며 많은 팬들의 관심도 받게 되었다.

이용래 선수 ⓒ 수원블루윙즈


3. 수원의 이용래

원래 이용래 선수는 대한축구 협회의 유망주 해외 유학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프랑스 리그1의 FC메츠로 유학까지 갔다 온 대한민국 축구계를 이끌어갈 유망주였다. 그는 2003년 U-17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2005년 U-20 수원 컵에서는 기량을 인정받아 한 살 높은 선배들과 함께 경기를 뛰었다.

그 후 이용래 선수는 축구 명문인 고려대학교에 입학하여 축구선수로서의 탄탄대로가 보장된 것 같았지만 U-20 월드컵 연습경기를 하던 도중 발목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하게 된다. 부상을 회복한 후 다시 축구를 시작한 이용래 선수는 골반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참고 경기를 했지만 오히려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세간의 좋지 않은 평가를 받게 되었다.

대학교 졸업 후 드래프트를 신청하였지만 대학교 시절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일까? 번외 지명 앞까지 아무도 그를 지명하는 구단은 없었다.

다행히, 번외 지명때 조광래 감독이 이끌고 있었던 경남에서 번외지명으로 이용래 선수를 지명해서 그는 경남 구단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한 때 대한민국의 미래라고도 불렸던 자신이 번외지명으로 입단한 것은 이용래 선수에게 큰 상처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믿고 뽑아준 조광래 감독과 U-17대표 팀 감독이었던 윤덕여 경남 수석코치 밑에서 훈련을 받아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2009년 K리그 개막전 선수 명단에 번외지명을 받은 연습생 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선발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그는 이후 2009년 데뷔 시즌에 6골 6도움, 2010년 4골 1도움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다가 2011년에는 K리그의 명문 구단인 수원으로 이적을 하였다. 그리고 2011년 1월에는 모든 축구선수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 대표 팀 유니폼을 입고 아시안컵에 나가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이 외에도, 2002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으로 이번 시즌 강원에서 은퇴한 이을용 선수도 연습생 출신이다. 그리고 2011년 K리그에서는 인천의 김재웅 선수와 전북의 김지웅 선수가 '연습생 신화'를 이룬 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다.

내년 시즌에는 누가 '연습생 신화'를 이룰 것인지 보는 것도 내년 시즌 K리그를 보는 또 다른 재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K리그 번외지명 연습생 이용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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